전교조 법외노조화 통보에 대구에서도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달 23일, 고용노동부는 전교조에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시정하지 않으면 한 달 뒤 법외노조가 된다고 통보해 전교조는 이번 달 16일부터 18일까지 조합원 총투표를 시행해 개표결과 노동부의 시정 명령을 거부한다는 의견이 67.9%로 집계됐다.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참교육 실현, 민주주의 수호전교조 지키기 대구지역대책위 촛불집회’에는 전교조 조합원·학생·학부모 150여 명이 모여 총투표 결과를 환영하며 정부의 법외노조화에 맞서 투쟁의 결의를 다졌다.
천재곤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지금 전교조 탄압은 정치적 탄압이다. 전교조 탄압에 위원장이 24일간 단식 중이고 지부장 단이 7일간 동조 단식 했다”며 “전교조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다. 60년대 4.19 교원노조 당시 탄압받았던 아픈 역사 가졌다. 세월 흘러 89년 전교조가 결성될 당시, 1,500명이 해임, 감옥, 파면됐다. 97년 전교조가 합법화되고 지금에 이르러 전교조가 다시 탄압받는다. 양심과 정의의 상징인 전교조를 지키는 건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다”고 말했다.
김광미 강제보충획일화반대모임 학부모는 “해고자 제외하라는 말도 안 되는 협박에 굴하지 않고 조합원 지켜가겠다고 선언한 전교조에 학부모로서 감사하다. 총투표에서 보여준 의지가 단순히 전교조만 지키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 우리 사회 거꾸로 간다. 처음 만들어질 때 박정희 대통령이 학교를 어지럽히는 무리라며 교사들을 해직시켰다. 지금 20년 전으로 돌아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아이들은 학교에서 밀양, 삼평리, 강정마을 이야기, 노동권 등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배웠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 교사는 자기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임성무(상인초등학교 교사) 씨는 “요즘 교실에서 ‘숭늉이 뭐냐?’ 라고 물어도 태반이 모른다. 논에 자라는 벼 이삭을 손으로 스쳐 본 학생들도 없다. 전교조 반성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념교육이라고 하는데, 그 이념교육을 제대로 못 한 것”이라며 “농촌이 얼마나 소중한지 가르치지 못하고, 밀양, 청도 할머니들 고생하는 현장에 열심히 함께 하지 못했다. 전교조 철밥통이라고 하는데 맞다. 교사들 배 부른 것 인정한다. 그만큼 투쟁 현장으로 안 가서 탄압받고 있다. 그래서 박근혜가 얕잡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집회에는 대구백화점 앞을 지나던 학생들도 참여했다. 교실 수업에서나 보던 교사가 시내 한가운데에서 마이크를 잡은 모습에 학생들은 초콜릿·사탕 등과 응원의 말도 보냈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이유정(16) 씨는 “해고된 조합원을 인정할 수 없다고 법외노조화 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된다. 탄압을 위한 빌미다. 옳다고 생각하는 바대로 활동하는 교사들을 지지한다”며 “학교 안에는 전교조 탄압 사태에 2가지 반응이 있는데, 일베(일간베스트)를 하며 전교조를 싫어하는 애들도 있고, 상황을 잘 모르는 애들도 많다. 그럴 때면 상황을 알리려고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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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에는 30명 가량의 학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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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유정 씨의 노래 공연은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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