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 경비노동자 해고, 단기계약으로 반토막

노조, ”6월 총파업 합의하고 잉크도 안말랐는데···”
뉴스일자: 2013년08월30일 12시45분

대구대학교가 예산절감을 이유로 경비노동자 해고와 기숙사 무인화 시스템 도입을 통한 경비 인원감축을 할 예정이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두 달 전 20여 일간 총파업을 진행한지 불과 2달 만이다.

대구대학교는 경비업무를 ADT캡스에, ADT캡스는 다시 (주)정풍시큐리티에 외주를 맡기는 다단계 외주로 경비인력을 사용하고 있다. (주)정풍시큐리티는 교내 경비노동자 17명, 기숙사 경비 10명, 기숙사 시설 유지·보수 담당 4명 총 31명을 고용했다. 대구대학교는 이들 중 당장 9월부터 교내 경비노동자 인원을 절반으로 감축하고, 기숙사 경비는 무인화 시스템의 시험운행이 끝나는 연말까지 4개월 단기계약 후 70%정도의 인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대구대학교는 매년 8월 외주업체와 재계약한다. 계약 만료일인 31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경비노동자들은 고용과 관련해 아무런 공식적 통지를 받지 못했다. 대학이 인원을 감축함에 따라 사실상 절반가량 해고될 위기에 처한 경비노동자 31명은 아직 해고 대상이 누구인지도 모른다.

해고예고장도 받지 못한 경비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뒤늦게 알려진 소식에 대구일반노조는 긴급히 29일 12시 대구대학교 경산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대학교를 비판했다.

 

권택흥 대구일반노조 위원장은 계약만료일을 코앞에 두고 인원감축 하겠다는 대학의 일방적 태도를 지적했다. 권 위원장은 “계약만료일이 31일인데 여태껏 연락이 없다가 오늘에서야 관계 직원이 와서 31일 자로 그만둬야 한다는 말을 하더라”며 “학교 예산절감이라는 이유로 당장 이틀 뒤부터 해고될 경비노동자 8명은 대책 없이 길바닥에 내몰리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무인화 시스템을 도입하는 동안 4개월간 단기계약을 체결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을 기계를 노동자가 스스로 시험하고, 그동안만 일하라는 비인격적인 처사”라며 학교의 기숙사 무인화 시스템 도입 계획도 비판했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설령 재정적으로 어렵더라도 대학이 노동자들에게 같이 극복할 방법을 찾지도 않고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가장 약자인 비정규직을 잘라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며 “해고 예고도 없이, 노동자들의 삶이 어떻게 되는지 전혀 고려도 없이 대학이 비정규직을 고통에 내몰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구대학교는 경비노동자 고용 문제는 학교 당국이 직접 고용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와 무관한 일이라는 입장이다. 

학교 측 관계자는 “고용과 계약만료의 문제는 대구대와는 관계없는 일이다”라며 “설령 대구대의 사정으로 경비노동자 고용인원을 줄인다고 해도 해당 업체는 다른 근무지에 전환 배치하는 식으로 고용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정환 대구대학교 사무처 그린캠퍼스팀 담당은 “운용시스템 효율화와 등록금 인하로 인한 예산삭감에 대응하기위해 여러 부서에서 전체적으로 예산 절감을 하고 있다”며 “지금 감축 되는 인원도 대학이 최대한 재계약을 위해 고려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박재희(유아특수교육과) 씨는 “청소노동자 파업이후 대구대는 여타 경산지역 대학들의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힘쓰는 흐름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다”며 “학교본부는 지금껏 경비노동자들에 여러 허드렛일을 지시하는 등 초과업무를 부과해 왔으면서 정작 예산절감이라는 핑계로 손쉽게 해고하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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