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했다 퇴근 못한 만도 노동자 황당 사연

복수노조 시대...기업노조는 휴무, 금속노조는 통근버스 배차 취소
뉴스일자: 2013년08월27일 12시25분

(주)만도 평택공장에서 일하는 황성근 씨는 22일 아침 회사 통근버스를 이용해 출근했다 오후 5시 30분 퇴근시간을 앞두고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당일 회사 퇴근버스가 배차되지 않는다는 회사 관리자의 말이다.

충남 천안에서 경기도 평택으로 출퇴근하는 그는 회사 통근버스를 항상 이용했다. 만도 평택공장에 다니는 노동자들은 황 씨와 같이 평택 시내나 충남 천안 등 회사에서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노동자들은 회사 통근버스나 자신의 차로 출퇴근한다. 평택시 포승면 만호리에 있는 공장은 주택가도 아니고 평택항만 지구다. 대중교통도 이용하기 어려운 장소에 위치하고 있다.

황 씨는 “회사 관리자가 퇴근을 앞두고 통근버스가 정상배차 된다고 했다가 오후 5시 넘어 오늘 천안으로 가는 통근버스가 없다고 했다. 배차담당자에게 관련 ‘이메일’이 왔단다. 퇴근하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까 통근버스를 배차하지 않은 것이다”면서 “공장이 평택 시내에 있는 것도 아니고 출근을 시켰으면 퇴근을 시켜야지”라고 토로했다.

22일 퇴근하는 노동자가 별로 없었던 까닭은 같은 날 회사와 기업노조가 임금협상을 타결했기 때문이다. 기업노조 찬반투표 결과 71.08%의 찬성률로 합의안이 통과됐다. 찬반투표를 하자마자 기업노조 조합원들은 22일 오전 모두 퇴근했다. 23일까지 휴무다. 황 씨는 전국금속노조 만도지부 소속 조합원이다. 만도에 85년 입사해 28년째 일하고 있는 그는 이같이 ‘별 희한한 경우’를 처음 겪는다.

황 씨는 “회사 관리자들이 전화를 계속 안 받다가 오후 6시경 전화를 받았다. 관리자는 통근버스가 배차되지 않은 문제에 대해 양해해 달라고 했다”면서 “나는 ‘입장 바꿔 큰 버스에 몇 명 타니까 배차를 취소했다고 생각해봐도 이 사안은 회사 책임이다’고 말했다. 택시 타고 퇴근한 뒤에 영수증을 첨부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관리자는 자기 소관이 아니라고 했다. 퇴근하지 말라는 거냐고 항의했다”고 전했다.

황 씨의 항의는 계속됐다. 회사는 사전에 통근버스가 배차되지 않는다는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통근버스 배차 관련 이메일은 사무직만 볼 수 있고 현장서 일하는 노동자는 볼 수 없다. 황 씨에 의하면 회사 이메일은 회사 관리자인 계장급 이상만 볼 수 있다. 금속노조 조합원은 당연히 알아야 할 근로조건과 관련된 회사 공지를 보기 어렵다.

‘난리’를 피운 탓에 23일 아침 출근버스가 배차됐지만 그는 의문이다. 통근버스가 평등하게 배차되면 복수노조 시대에 차별은 사라지는 걸까. 황 씨는 “오늘까지 기업노조는 휴무다. 오늘 아침 통근버스가 배차됐지만 회사에서 이메일을 받은 사무직은 통근버스를 탔고, 이를 공지 받지 못한 노동자나 만도지부 조합원은 몰랐다. 매일 통근버스를 타던 사람이 자기 차로 출근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복수노조 시대에 현장에는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지고 있다. 회사는 노노간 차별로 갈등을 일으킨다. 일례로 오늘 출근한 기업노조 조합원은 특근 처리되어 수당을 받고, 만도지부 조합원은 평일근무 처리된다”면서 “만도 회사는 작년 불법적으로 직장폐쇄를 하고 노조파괴를 하더니 계속 일방통행하고 있다. 통근버스 배차를 취소하면서도 사전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계속 일방통행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만도의 통근버스 배차 취소 사례에 대해 “복수노조라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경우이다. 차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만일 사실의 경우라면 확인해보고 문제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만도 회사 노사기획팀 담당자는 "정상배차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2일 배차가 되지 않았다고 다시 묻자 "그 부분은 지금 대답해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밝혔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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