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날] 이기자의 9회말 2아웃 (마지막)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뉴스일자: 2013년08월17일 03시15분

지난해 9월 처음 <이기자의 9회말 2아웃>을 연재한 후 약 1년(정확히는 337일)이 지났다. 지금까지 원피스 결성, 첫 경기, 첫 승, 정규리그 돌입, 사회인 야구 인프라 문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연재하며 독자들과 나누고자 했다. 재미있다는 평도 들었고, 연재 의도를 잘 모르겠다는 평도 들었다. 이번 기회에 연재에 관심을 보여준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지난해 7월 우연히 시작한 야구는 이젠 팍팍한 일상에서 하나의 활력소로 자리 잡았다. 공공연히 “일요일 야구하는 것 하나 보고, 일주일을 버틴다”고 말하고 다니기도 했다. 그 순간만큼은 다른 모든 문제는 접어두고 야구공 하나에만 집중해야만 하는(안 그럼 다친다) 야구는 말 그대로 활력소였다. 딱딱하기만 한 <뉴스민>의 지면을 주말에는 가볍게 환기하자는 목적도 있었지만, 이 활력소를 많은 이들이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컸다.

1년 동안 연습경기(2경기)를 포함해 모두 9경기를 치렀다. 지난 연재에서 밝혔듯 3월 10일부터 시작된 사회인 야구리그(경산리그)에서는 5연승 끝에 한 번의 무승부를 거뒀고, 이 글을 쓰기 바로 직전 경기(지난 11일 경기)에서 창단 이후 첫 패전을 기록했다. 마지막 연재마저도 승전보를 전하는 식상함을 벗어날 수 있게 되어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8월 17일 현재, 원피스는 5승 1무 1패로 10개 팀이 겨루는 리그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는 가장 더운 시간대(오후 12시~2시)에 에이스 최창진 선수가 부재한 상황에서 진행됐다. 경기는 처음부터 난관의 연속이었다. 1회 공격에서부터 상대팀은 4점을 선취했지만 우리는 1점을 따라가는데 그쳤다. 다행히 2회 상대 공격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우리도 1점을 더 얻는데 그쳤다. 승부는 3회에 갈렸다. 상대는 3회 공격에서 13명이 타석에 들어섰고 안타 여섯, 볼넷 둘, 우리팀 실책 등을 엮어서 9점을 뽑아냈다. 막판 뒷심을 발휘한 우리도 맹추격했지만 최종스코어는 16대 12. 투수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여실히 느낀 경기였다.

오늘 원피스의 첫 패전을 전하며 1년간의 연재를 마치고자 한다. 연재를 마친다고 해서 내 야구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흔히들 야구를 인생에 비유한다. 속이고 속고, 땀 흘리고, 눈물 흘리며 인생의 희노애락이 그대로 녹아있는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거다. 야구를 하면 할수록 이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는 지금, 내 어깨가 더 이상 공을 던지지 못하게 되는 순간까지 야구를 버리진 못할 것 같은 강한 예감이 든다.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야구왕 요기 베라는 1973년 자신이 감독으로 있던 뉴욕 메츠가 최하위를 맴돌 때 “올 시즌 희망은 없어 보인다”는 기자의 물음에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해 메츠는 기자의 예상과는 달리 기적같이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인생의 축소판이라는 야구에서의 이 명언은 요즘 같은 때에도 적절한 명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요기 베라의 말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제 야구 인생도, 우리 모두의 희망과 염원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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