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인모자복지회 대표 사기횡령…3개월 임금체불

복지회, 군납업체 운영…방사청 납품대금 지급 보류
뉴스일자: 2013년05월29일 15시02분

“법이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얼마나 높은 것인지 새삼 알게 됐다. 묵묵히 일만 해온 우리에게 법으로 해결하라는 방사청은 남양보다 더 한 갑이다. 갑의 횡포에 또 다른 모습이다. 지금 당장 먹고살기 바쁜 사람들한테 얼마나 걸릴지도 알 수 없는 법으로 해결하라는 말은 죽으라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닌가”

장원주(43)씨는 사회복지법인 미망인모자복지회(복지회)가 수익사업으로 운영하는 군납 속옷 제조 공장에서 14년을 일했다. 장씨는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약 3백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 안아무개(78) 복지회 대표이사가 지난해 12월 사기횡령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되면서 모든 납품 대금이 지급 보류됐기 때문이다.

서울서부지검, 복지회 대표 안씨 사기횡령 혐의 기소
방사청, 112억원 배상금 요구…납품대금 지급 보류

서울서부지방검찰청은 안씨가 원단 납품업체에 원단대금을 과다지급한 후 약 12억원에 달하는 리베이트를 받아, 원가를 부풀리고 국가에 손해를 끼쳤다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상 사기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이 안씨를 기소하자 방위사업청은 이를 근거로 1월부터 4월까지 모자복지회에 대한 원가 조사를 실시했다. 방사청은 원가 조사 결과 복지회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약 56억원을 부당취득했다며 가산금을 포함해 112억원 배상을 요구했고, 모든 납품 대금 지급을 중단했다. 복지회는 지난해 11, 12월 납품대금 21억원을 상계처리하고 남은 90억원을 방위사업청에 배상해야 한다.

장유성 복지회 관리부장은 “당장 직원들 월급도 주지 못하고 있어서 방사청에 일부 납품대금이라도 주면 일을 해서 갚아나가겠다고 했고, 30일이면 채무액 연기에 관한 계약심의회가 열린다”며 “납품대금도 받지 못하고, 부정당지정심의위까지 열려서 앞으로 납품 계약을 하지 못하면 결국 공장 문을 닫으라는 말”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장유성 부장은 “문제는 우리가 엄청난 돈을 횡령한 범죄자로 몰려 있다는 것”이라며 “횡령은 전 대표이사가 했고, 여기 있는 직원들을 대부분이 최저임금을 겨우 넘는 임금을 지금까지 받아왔을 뿐이다. 너무 억울하고, 황당하다”고 덧붙였다.

생계 위협받는 노동자들…실업급여 받으려 퇴직해
“세 달째 임금 못 받아 동사무소 긴급구제 요청해”

장원주씨는 “혼자서 아이 둘을 키우면서 겨우 최저임금이 넘는 임금을 받으며 생활해왔다”며 “그것마저 세 달째 못 받고 있어서 얼마 전에 동사무소에 가서 긴급구제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복지회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애초 전몰군경미망인의 자립을 돕기 위해 설립된 복지회는 점차 전몰미망인들이 줄어듦에 따라 비혼모, 이혼녀, 사별 여성 등 모자가정을 대상으로 복지사업을 해왔다. 군납 속옷을 만드는 공장에서 일하는 150여명의 노동자도 대부분 모자가정의 가장이다. 하지만 2월부터 임금이 체불되면서 현재 약 3, 40여명이 이곳을 떠난 상태다.

장씨는 “나가고 싶어서 나간게 아니다. 혼자서 자식 키우는 엄마들인데 월급이 안나오니까 실업급여라도 받으려고 나간거”라며 “집회라곤 해본 적 없는 우리가 집회도 하고 살길을 내달라고 하지만 시청은 구청에 가라고 하고, 구청은 시청에 가라고 한다. 답답하고 원통하다”고 사태해결에 미온적인 시, 구청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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