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대, 환경부도 반대의견 낸 영양댐 건설 왜...

건설업체 사장 출신 군수 "물 부족해, 경산에 용수 공급"
뉴스일자: 2013년03월04일 21시30분

▲2월 27일 영양댐 건설 추진을 두고 용역업체 직원과 경찰, 댐 건설 반대 주민들 간의 대치가 이어졌다.

▲ 마을로 들어서는 다리인 송정교에는 대책위에서 설치한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울릉군 다음으로 가장 인구수가 적은 경상북도 영양군이 댐 건설을 둘러싸고 진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26일 영양댐 건설 예정지인 장파천 일대는 국토해양부의 타당성조사 용역업체 직원과 댐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3일간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4개의 용역업체는 40여명의 직원과 굴착기 등의 중장비를 동원해 작업을 시도했으나, 주민들은 마을 입구를 막고서 댐건설을 위한 타당성조사 중단을 요구했다. 잠시 중단된 작업은 5일부터 재개를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댐 건설 반대 주민 7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영양경찰서로부터 출석 명령을 받았다.

2008년 7월 영양군청은 수자원 관련 정책수립을 국토부에 건의했다. 현 군수인 권영택(새누리당) 영양군수는 2009년 국토해양부장관과 면담을 통해 영양댐건설을 요구했다. 2010년 상반기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영양댐 건설은 가속화됐다. 2012년 회기 국회에서 타당성조사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본격적인 착공 준비에 들어선 것이다.

높이 76m, 길이 480m의 영양댐은 수비면 송하리 일대 장파천을 막는다. 담수량은 5,700만㎥로 댐이 지어지면 주변 2.2㎢가 수몰되고 75가구가 물에 잠기게 된다. 이 사업에 정부는 3,139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 영양군은 붉게 표시된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 일대에 높이 76M, 길이 480M 규모의 댐을 건설하려 하고 있다.

영양군수, “영양은 물이 없다. 강수량도 전국 평균보다 적다”
전체 용수공급량 7만 4,000톤 중 2,000톤만 영양군 생활용수


권영택 영양군수는 “영양은 물이 없다. 강수량도 전국 평균보다 적다. 그런데 댐후보지 수질 검사를 해보니 석회질이 없어 생활용수로 사용하면 안정적으로 식수를 공급할 수 있다”면서 “그리고 갈수기 영양 하천에 물이 없어 우리지역 일부 자연을 희생해서 나머지 자연을 살리기 위한 취지”라며 댐 건설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2011년 9월 발표된 영양댐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보고서도 △낙동강 중상류지역 생공용수 공급 △홍수조절을 통한 홍수피해 저감 △갈수기 영양군, 청송군 취수안정성 확보 등을 사업목적으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이야기는 다르다. 이상철 영양댐건설반대대책위(영양댐대책위) 사무국장은 “영양군에 물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절대 부족하지 않다”며 “영양은 서울시 면적의 1.3배에 달하지만 군민은 2만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댐을 건설해 공업용수와 생활용수를 180㎞ 떨어진 경산시에 공급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비타당성조사 결과를 보면 영양댐대책위의 주장에 좀 더 무게가 실린다. 결과보고서에는 하루 전체 용수공급량 7만 4,000톤 중 영양군의 생활용수로 사용되는 물은 2,000톤에 불과하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경산시에 공급 예정인 공업용수로 4만 1,000톤이다. 농업용수, 하천유지용수 등으로 3만 1,000톤이 영양군에서 사용될 예정이라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경산시에 공급되는 물이 더 많다. 영양군 물 부족 해결을 위해 댐을 건설한다지만 실상은 경산시에 더 많은 물이 제공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경산시에 물을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수차례 변경 끝에 확정됐다. 최초 영양댐 건설 추진 시 영양군청은 노인요양시설인 휴타운을 유치해 용수를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휴타운 유입 인구로 1만 명을 잡았다. 하지만 휴타운 유치는 실패했고, 인구는 2006년 19,697명에서 2011년 18,587명으로 줄었다.

▲출처: 영양군청

휴타운 유치에 실패하자 영양군청은 경북 구미시에 조성중인 구미국가산업5단지에 용수를 공급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이 목적도 폐기됐고, 결국 경북 경산시 산업단지에 용수를 공급한다는 내용으로 바꼈다.

180km 떨어진 경산시까지 물 공급?
환경부, “경산시 공업용수, 대구서 공급하거나 낙동강 본류서 취수하는 것이 타당”

낙동강 발원 지류인 영양군 장파천에서 물을 모아 경산까지 공급해야 하는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 등에 따르면 영양댐보다 큰 규모인 안동댐과 임하댐 사이 수로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국토부의 6개 댐 건설과 관련해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문정댐과 영양댐, 내서천댐, 지천댐 등 4개 댐은 건설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환경부는 경산시 용수 공급에 관해서도 부정적 의견을 제출했다. 환경부는 지난 1월 국토해양부에 “2009년 수도정비기본계획에는 영양댐을 건설하여 영양군과 구미시에 용수를 공급하는 것으로 계획하였으나 구미시가 수원을 변경함에 따라 경산시가 공업용수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으로 수도정비기본계획에 부합하지 않다”는 내용의 협의의견을 냈다.

또,  “영양군에서 필요한 용수는 지하수 등 대체수자원 개발을 통해 공급하고 경산시 공업용수는 대구에서 공급하거나 낙동강 본류에서 취수하는 방안이 타당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16일 국토해양부장관에게 보낸 공문에서도 “낙동강 장파천 수계댐은 수도정비기본계획과 부합하지 않고 경산지역의 공업용수 공급도 낙동강 본류에서 취수하거나 대구시 용수공급 등으로 물 확보가 가능하다"며 재차 댐건설 계획에서 제외하도록 요구했다.

영양댐대책위, “계속해서 목적이 바뀌는 걸 보면 군수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영양군수, “정부 발주 공사를 어떻게 해먹겠느냐”


이러한 이유 때문에 침수예상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영양댐대책위는 군수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무리하게 댐건설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영양댐대책위에 따르면 영양군수는 2012년 2월 공무원, 이장, 면장, 농협, 보건소 직원 등을 동원해 댐 조기건설 찬성 서명을 받았다. 라인온스클럽 등 군청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이익단체들이 주민대책위를 꾸려 찬성 서명을 받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공무원들이 근무시간에 찬성 서명을 받으러 다녀 물의를 빚기도 했다.

또, 권영택 군수가 군수취임 전까지 건설업체(태화건설)를 운영했고, 2006년 군수취임 당시에도 태화건설 대주주였다는 사실이 영양댐대책위가 제기하는 의혹을 더 짙게 만든다. 2008년 경상북도종합감사에서 권 군수가 대주주로 있던 태화건설이 각종 군내 공사에서 20억 상당의 부당수의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제대로된 개선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법정 판결까지 받아야 했다. 법원은 직무유기로 기소된 권 군수에게 “처리 과정에서 도덕적 비난은 있을지 몰라도 법리 해석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영양댐대책위 조재영 공동대표는 “계속해서 목적이 바뀌는 걸 보면 군수의 관심은 다른 데 있다. 영양댐이 필요한 이유는 용수공급, 홍수예방도 아닌 자신의 이익에 있다”고 꼬집었다. 영양군에는 92개의 저수지가 있는데 이 가운데 현 군수가 근무했던 건설사가 시공한 저수지도 포함돼 있다.

조재영 대표는 “현재 건설업체도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주민들의 생존권과 생태계를 군수의 사익과 바꾸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에 권영택 군수는 “정부 발주 공사를 어떻게 해먹겠느냐”고 반박하며 “수몰민들 위해 대체농지도 조성하는 이주단지를 만들겠다. 보상금보다 적은 비용으로 이주단지를 공급하겠다”며 댐 건설 추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영양댐 건설 시 수몰 예상 지역. (돋보기를 누르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영양댐 건설 시 수몰 예상 지역. (돋보기를 누르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영양댐 건설 시 수몰 예상 지역. (돋보기를 누르면 원본 크기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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