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의 “대선 올인 전략”이 박근혜를 만들었다?

50대 투표율 89.9%의 주요인 종편에 있다
뉴스일자: 2012년12월24일 16시10분

 

출처: 새누리당

선거전 투표율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돌았다. 역대 선거를 봤을 때, 투표율이 높았을 때 대체로 범진보에 유리했기 때문이었다. 지난 411총선 디도스 사건 역시 '투표'를 둘러싼 논란이었다. 투표율이 오른다는 건 2030이 투표를 많이 한다는 뜻이고, '젊은 세대-민주당, 나이 든 세대-새누리당'의 프레임으로 보면 꽤 타당한 추론 결과였다.

선거 전 투표율 74%가 박근혜와 문재인을 가를 것이라 평가됐다. 선거 당일 역시 고조된 투표율 덕에 문재인의 당선을 예상하는 이가 많았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75.8%라는 고투표율에도 불구하고, 박근혜가 승리했다. 방송 3사의 연령대별 투표율을 보면 50대는 무려 89.9%를 기록했고 60대 이상은 2위인 78.8%, 20대는 65.2%에 불과했다. 50대는 한계치에 근접했고, 20대는 평균에 10%이상 못 미쳤다. 젊은층이 투표율을 높이리라 예상했고, 이는 문재인의 당선을 이끄리란 전망과 어긋났다. 이번 18대 대선은 박근혜 지지가 높았던 50대 이상의 결집이 선거판을 좌우했다. 어떤 요인이 예상 외의 보수 표몰이가 가능하도록 했을까.

안철수의 등장과 이정희의 토론도 중요 변수였다. 안철수는 안풍을 불러일으키며 '박근혜 대세론'에 중요한 위협이 됐고, 이정희는 대선 전 두 번의 토론회에서 '감히 깔 수 없었던' 그 분을 벌집쑤시듯 흔들었다. 하지만 안철수 열풍이정희 변수를 증폭시켰던 건 종편이다. 종편은 지상파가 한파집중보도처럼 대선에 소극이었던 틈을 타 대선이슈를 끊임없이 재생산했다. 시시때때로 정치인,정치평론가들을 불러 갑론을박을 벌였고, 대선후보 유세까지 생방송으로 전달하기까지 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의 대선모니터 보고서를 보자. 종편 4사는 123일부터 9일까지 보도(시사)프로그램 편성비율이 55~65%에 이른다. ‘대선'이란 빅이슈는 시청률 보증수표였으며, 드라마와 예능 프로에 비해 제작비가 싸고 기획경험이 부족한 약점을 메울 수 있었다. 종편 입장에서 최고의 장사였던 셈이다.
  
여기서 통계치를 잠시 살펴보자. 조사회사 TNmS에 따르면 201112월부터 201211월까지 종편 4사의 월평균 시청률은 MBN 0.489%, 채널A 0.417%, jTBC 0.39%, TV조선 0.303%으로 평균 0.3~0.4%를 기록했다. 하지만 대선 판이 열린 201211월 시청률은 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월시청률이 대략 0.502~0.778%20% 이상 급상승했다.
  
보다 유의미한 통계는 연령대별 시청률이다. 201211월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종편인 MBN20대에서 0.1%의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50대에 0.5%, 60대 이상에서 0.7%에 육박해 5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종편 시청률 2위의 채널A 역시 마찬가지다. 20대는 0.1%에 그치지만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0.45%, 0.5%에 이른다. 종편의 대선 올인 전략에 가장 영향받는 세대가 가장 투표를 많이 했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지금까지 선거판에서 미디어의 영향은 SNS 중심으로 이뤄졌다. 정치에 무관심했던 젊은층이 많이 활용한 SNS는 기존 미디어에서 잘 나오지 않았던 범진보 성향의 콘텐츠가 유통되는 통로였다. 종편의 영향은 평가절하됐던 측면이 있다. 특히 진보는 관심조차 그들의 힘이 될 수 있으니 '무관심 전략'으로 일관했다. 하지만 이번 18대 대선은 종편과 그 주 수용자인 '50대 이상'의 힘을 확인할 기회였다. 'TV는 켜면 나오기'에 시청률로만 측정될 수 없는 영향력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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