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이 만드는 축제 우리 목소리에 “응답하라”

청바지 시즌4, “스트레스 아작내기” 대백 앞에서 열려
뉴스일자: 2012년10월29일 12시41분

 
엄마. 아침 기상 시간 좀 늦춰줘. 또 아침에 공부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애”, “싸울 때마다 미안한데도 말은 잘 못했어. 엄마 사랑해요고등학교 1학년 장지혜  씨는 아침에 엄마랑 다투는 때가 많단다. 사회자가 엄마가 관객 중간에 있다 생각하지 말라고 하자, 무대 위에 혼자 서서 조곤조곤 자기 이야기를 한다.

1학년 8반 담임 선생님께 학생들에게 너무 소홀하신 것 같다며 챙겨달라며 말한 조세연 씨(17), 회사의 나이 많은 언니가 잔소리를 많이 해 2의 엄마같다는 김영지(19) 씨 등은 용기 있게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이들에 대한 생각을 꺼냈다.

 
청바지. ‘청소년이 바란다 지금의 약자다. 청소년들의 자살을 계기로 어느 때보다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책이나 제도 등으로 청소년이 행복하도록해결책을 제시하지만 결과는 신통찮다. 20여명의 청소년 기획단과 청소년교육문화공동체 반딧불이는 올해로 4번째 청바지 행사를 주최했다. 지난 28일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무대광장에서 청소년 스트레스를 주제로 청바지 시즌4, 청소년 스트레스 아작내기 <응답하라 2012>가 열렸다.





학생들이 기획해 학생들이 만드는

오후 1.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는 11개의 부스가 꾸려졌다. 현유미(17) 씨가 준비한 부스는 책갈피와 함께 사라지다이다. 참가자와 책갈피를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는 자신이 직접 내용을 꾸밀 수 있고, 현 씨가 코팅지를 이용해 마무리 해주면 DIY 책갈피가 탄생한다. “한 두 달 정도 매주 모여 이 행사를 준비했어요. 행사에 오신 분들이 나중에 기억에 남는 무언가가 있음 좋겠다 싶어 이걸 해보고 싶었죠.”

<응답하라 2012>는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준비하는 축제다. 청소년 기획단 소속 학생들이 몇 주간의 회의를 거쳐, 전체 축제 진행 일정을 짜고 세부프로그램과 구체적인 준비까지 맡았다. ‘뿅망치 노래방을 만든 이혜림(17) 씨는 동심에 빠지고 싶어” 노래방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참가자가 제비뽑기로 뽑힌 노래를 두 소절 이상 부르면 추억의 꾀돌이를 선물 받고, 실패 시엔 뿅망치를 맞는다. 이밖에 교과서 없애기’, ‘19세 이하 출입 가능 고민해결카페 놀러와’, ‘복불복 미니탁구’, ‘몸으로 말해요’, ‘쟁반노래방’, ‘학교 담벼락 만들기’, ‘손바닥소망’, ‘꿈을 이어가는 릴레이소설’, ‘칠판낙서마구하기등의 부스에서 학생들이 만들고, 학생들이 참여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청소년 게임Ting에 참여한 학생들이 커플 골든밸 퀴즈를 풀고 있다.

청소년 게임Ting에서 우승한 커플. 남학생이 상품으로 받은 반지를 끼워주고 있다.

우리의 코드 소통. ‘응답하라

학생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는 어떨 때일까. 이 답은 쉽지 않다. 하지만 이에 학생들은 소통의 부재를 꼽았다. 내 생각을 몰라줄 때, 소통되지 않을 때 그로 인한 답답함은 실로 크다. 행사를 통해 나왔던 학생들의 많은 고민도 관계에서 소통되지 않을 때 받게 된 스트레스가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학생들은 스티커 설문을 통해 나를 스트레스 받게 하는 사람들을 꼽았다. 가장 소통이 힘든 사람은?’이라는 질문에서 부모님, 할아버지, 할머니, 선생님, 친구, 이성친구 등 많은 항목 중 1위로 꼽힌 건 다름 아닌 아빠. 2위로 엄마, 3위로 선생님이 꼽혔다.
최근 동구의 한 고등학생이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남기고 아파트 아래로 투신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아이가 학교폭력과 성적에 이렇게 고통받는 줄 몰랐다는 부모님의 안타까운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비단 학교 폭력과 성적만이 아니다. 수면 아래의 것들은 사회문제화 되지 않았을 뿐이지 잠재적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사회의 대답은 일진을 색출하겠다’, ‘학교 창문에 스토퍼(멈춤 장치)를 설치하겠다로 이어진다. 만약 투신한 학생이 평소에 충분히 자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면 자살을 택하지 않았을까. 결과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아이가 힘들어하는 상황인지 몰랐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청소년들이 광장으로 나와 응답하라고 외친 이유도 소통에 대한 갈증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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