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준하 장남, 장호권 “박근혜 역사 개념도, 인식도 없어”

“박근혜, 대통령 되려는 이유는 박정희 비판자 혼내주려는 것”
뉴스일자: 2012년10월25일 17시07분

24일 대구를 찾은 故 장준하 선생의 아들, 장호권 독립유공자협의회 유족회장이 "박근혜 후보는 역사에 대한 개념도, 인식도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인혁당 2가지 판결, 정수장학회 개입 논란 등 박근혜 후보의 역사인식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장호권 유족회장은 24일 저녁 7시 대구 중구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에서 열린 ‘장준하의 사상과 생애’ 강연회 강연자로 나섰다. 강연은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대구경북진보연대 등이 유신 선포 40년을 맞아 진행한 대구경북 유신 40년 집중행동 주간 행사 중 하나다.

김두현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유신 40년을 맞아, 유신에 의해 죽임을 당하신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 선생의 강연회를 준비했다”며 “엄혹했던 유신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강연회 취지를 밝혔다.

▲ 24일 저녁 7시, 대구 중구 대구가톨릭근로자회관 2층 강당에서 장호권 독립유공자협의회 유족회장의 ‘장준하의 사상과 생애’ 강연회가 열렸다.

고 장준하 선생의 장남인 장호권 유족회장은 1975년 8월 17일 장준하 선생이 의문의 추락사를 당하고, 아버지  죽음의 비밀을 밝히려다 테러를 당했다. 이후 목숨의 위협을 느낀 장 회장은 말레이시아로 도피해 박정희 사망 후 귀국했다가 신군부에 고문을 당하고 다시 싱가포르로 도피했다. 지난 2004년에야 24년 동안의 국외도피 생활을 마치고 귀국했다.

지난 8월 1일 장준하 선생의 유골을 ‘장준하공원’으로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골 검시를 통해 두개골 뒤쪽에서 6cm 정도 크기의 구멍과 머리뼈 금이 발견됐다. 검시한 의사는 두개골 상처에 대해 ‘인위적인 상처’라는 1차 의견을 냈다. 장준하 선생이 숨진 지 37년 만에 이뤄진 이번 검시로 의문투성이였던 장준하 선생의 죽음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이다.

지난 10월 19일 김영삼 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상임고문을 맡은 ‘장준하 선생 암살의혹 대책위’가 출범해 장준하 선생 암살의혹을 밝히기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장호권 회장은 “중요한 이 시기에 장준하 선생님이 나름의 역할을 하시기 위해 무덤을 열고 나오신 것 같다”며 “다시는 이 나라를 민족반역세력에 넘겨주어서 국민이 수탈당하고 농락당하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37년간 기다리시다가 잠을 더 못 주무시고 나오신 것 같다”고 유골 이장 이후 일련의 사건에 대해서 감회를 밝혔다.

“민족반역자 박정희, 민족반역도 이 정도면 특급”
“박근혜 역사에 대한 개념도, 인식도 없다”

▲ 장호권 독립유공자협의회 유족회장이 강연을 하고 있다.

“저는 그분(장하준 선생)을 큰 지도자로서 늘 존경심과 어려움을 갖고 뵈어야 했다”고 밝힌  장 회장은 시종일관 장준하 선생을 ‘아버지’라는 호칭 대신 ‘선생’이라고 불렀다. 반면, 아버지가 평생을 두고 싸운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민족반역자’라고 불렀다.

장 회장은 “박정희라는 민족반역자는 창씨개명을 두 번 했다. 진충보국(다카키 마사오)과 오카모토 미노루. 오카모토란 이름에 주목해야 한다”며 “오카모토는 명성황후를 난자했던 일본군 장교의 이름이다. 민족반역도 이 정도면 특급”이라고 맹비난했다.

장 회장은 “40년이 지났다. 장준하 선생과 같은 길을 가는 세력들이 열심히 노력은 했습니다만, 해방 이후 이승만으로부터 시작된 독재와 친일군사독재, 박정희, 전두환 같은 자들로 인해 민족반역세력이 너무 깊이 뿌리를 내렸다”며 “이제는 민족반역자의 딸을 내세워 이 나라를 다시 유린하고 농락하려 하는 것”이라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에 대해서도 비판을 멈추지 않았다.

장호권 회장은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박근혜는 박정희의 천인공노할 죄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아마 모르는 척하는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른 채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려는 이유는 아버지 박정희를 비난하는 이들을 혼내주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씨가) 정말 이 나라를 잘 운영해보겠다. 정치를 해보겠다고 했다면 처음 국회의원이 된 1998년부터 과거사를 비롯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정책을 만들었어야 한다. 그런데 어떤가. 정계에 박근혜가 발들이고 한 것이 무엇이 있나”며 최근 과거사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는 박근혜 후보가 “역사에 대한 개념도, 인식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사 문제, 강력한 부서 만들어 한번에 해결해야”

끝으로, 장호권 회장은 문재인, 안철수 후보에 대해서 “저는 안철수, 문재인이 아니라 ‘문철수’, ‘안재인’을 지지한다고 이야기했다”며 “그분들과 이야기 나눌 기회가 있을 때 저는 정권 잡으면 다른 건 마음대로 해라. 대신 역사바로세우기는 내가 해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민주 정권도 약점이 있기 때문에 역사 문제에 깊이 관여하지 못했다. 이제 정권이 바뀌면 과거사, 인권, 의문사 등을 해결할 수 있는 법적으로 강력한 공식 부서를 만들어서 우리나라 역사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가 강조했다.

이어, “장준하 선생님의 사인 규명은 장준하 선생 한 분을 위한 것이 아니다. 선생에 대한 진상이 밝혀지게 되면 그동안 유신독재로 인해 돌아가신 많은 민주투사들의 사인이 자연히 밝혀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 유신 40년 집중행동 주간 행사는 ▲25일부터 27일까지 한일극장 앞에서 ‘유신 40년, 특별전시회 <유신과 익혁당> ▲26일 ‘다카키 마사오의 전성시대’ 영화 상영 ▲29일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의 ‘친일파 청산 과제는 무엇인가’ 강연회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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