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우롱하는 대구시와 <영남일보>

<영남일보> 8일자 1면 ‘노사분규 없는 대구, 현대 유치했다’
뉴스일자: 2012년09월12일 11시55분

▲<영남일보> 8일자 1면 기사 '노사분규 없는 대구, 현대 유치했다'

지난 8일자 <영남일보> 1면에 ‘노사분규 없는 대구, 현대 유치했다’는 기사가 실렸다. 대구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현대중공업과 미국계 기업 커민스 합작 엔진공장을 유치했다는 내용이다.

<영남일보>는 제목에서 대구를 ‘노사분규 없는 도시’로 강조했다. 기사 본문에서도 ‘현대커민스 유치는 대구지역이 2006년 이후 노사분규가 거의 없는 매우 안정된 도시라는 이미지가 큰 작용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실 ‘노사 무분규’를 강조하는 대구시의 행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구시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과 함께 2008년 1월 ‘노사 무분규 해’(2007년)를 기념한다며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광장에 ‘노사화합의 탑’을 세웠다.

▲대구시는 7월 18일 오후 6시 수성구 대구그랜드호텔에서 '노사협력도시 대구만들기 범시민참여기구(노사협력기구)' 출범식 행사를 열었다. 민주노총과 진보단체들이 빠져 반쪽자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영남일보> 편집국장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그리고 올해 7월에는 '노사협력도시 대구만들기 범시민참여기구‘를 출범시켰다. 당시 김연창 대구시 부시장은 "국내외 기업 및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대구에 오면 노사문제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미지를 심어 줘야한다"고 노사 무분규를 강조했다.

정말 대구시는 노사분규가 없을까. 당시 범시민기구 출범식이 열리던 그랜드호텔 앞에는 민주노총대구본부 소속 노동자들은 "범시민기구는 노동자 투쟁 외면하기 위한 명분 만들기"라는 대구시의 행보를 비판했다.

현재 대구시청 앞에는 시립 위탁한 시지노인병원 노동자들이 임금 차등지급, 부당노동행위, 불법해고, 노조탄압 등의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농성 중이다. 대구시는 노조가 ‘부당징계 및 지배, 개입의 부당노동행위’로 지목하는 운경재단과 위수탁 재협약을 맺었고,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해만 보더라도 공무원노조가 ‘부당징계와 달성 부군수 낙하산 임명 반대’를 요구하며 시청 앞에서 농성을 진행했다. 또, 상신브레이크의 부당해고, 대구지하철노조 해고자 등이 대구시에 문제 해결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대구시는 이에 대해 해결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아왔다.

그럼에도 <영남일보>는 대구시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는데 그치고 있다.
 
대구시의 행보에 동조하는 <영남일보>의 모습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7월에 열린 노사협력도시 범시민참여기구 출범식에 <영남일보> 편집국장도 참석했다. 당시 장화익 대구지방고용노동청장은 “이 자리에도 와 있는 영남일보 편집국장이 좋은(노사 무분규) 사례들을 많이 내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지노인병원 사측이 직장폐쇄를 단행한 7월 31일 <영남일보>는 ‘대구시지노인병원 야외에 효도풀장 설치’라는 홍보성 기사를 보도했다. 그리고 8월 3일에서야 시지노인병원 직장폐쇄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

대구지역 일간지들 중 유독 ‘영남일보’만이 테크노폴리스 현대 유치의 이유를 두고 ‘노사 무분규’를 강조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를 두고 민주노총대구본부 관계자는 “투쟁하는 노동자를 외면하는 대구시의 행보에 언론이 동조하는 건 노동자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올해 언론 노동자들의 공정보도를 위한 파업 투쟁의 의미를 곱씹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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