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로 살기 위해 한국에 오지 않았다”

고용허가제 8년, 이주노동자 150여 명 결의대회 열어
뉴스일자: 2012년08월20일 12시07분

19일 오후 3시 네팔, 방글라데시,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중국, 캄보디아, 파키스탄 등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150여 명은 대구 228기념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고용허가제 폐지, 고용노동부 내부지침 철회를 촉구했다.

임복남 ‘이주노동자인권노동권실현을위한대구경북지역연대회의’(이주연대회의) 집행위원장은 “올해로 고용허가제 시행 8년째를 맞이한다”며 “이주노동자를 노예로 만드는 고용허가제를 규탄하기 위해 오늘 우리는 이렇게 모였다”고 결의대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 19일 오후 3시 대구경북 이주노동자 150여명은 대구 228기념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고용허가제 폐지, 고용노동부 내부지침 철회를 촉구했다.

지난 17일로 ‘외국인근로자고용등에관한법률(고용허가제)’가 시행된 지 8년이 되었다. 2004년 처음 제도가 시행되던 때부터 노동계의 심한 반발에 부딪혔던 고용허가제는 여전히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제한하고, 노동권을 탄압한다는 비판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이 정부 들어 제도는 더욱 퇴보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것이 노동계의 입장이다. 지난 7월 시행된 ‘성실근로자 재입국제도’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보다는 열악한 환경을 참아내는 이주노동자에 한해서 4년 10개월의 체류 연장을 약속하고 있으며, 지난 1일부터 시행된 ‘외국인근로자 사업장변경 개선 및 브로커 개입 방지 대책’은 이주노동자에게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사업장 선택의 자유까지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헌주 경산이주노동자센터 소장은 “우리가 한국에 일하러 온 이유는 노예로 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일하는 이유는 고향에 있는 가족과 행복하게 살기 위함”이라며 “가난한 나라에서 왔다고 해서, 한국말을 못한다고 해서, 비자가 없다고 해서, 피부색이 검다고 해서,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를 빼앗을 수는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김 소장은 “고용허가제는 노예가 될 것을 강요하고, 마트에 진열된 상품처럼 살아갈 것을 강요한다”며 “이 시간부터 투쟁하자. 우리의 권리를 누리기 위해 열심히 싸워나가자”고 강조했다.

▲ 결의대회를 마친 이들은 공평네거리를 거쳐 동성로 대구백화점까지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한 시간여 결의대회를 진행한 이들은 ‘고용허가제’, ‘강제추방’, ‘이주노동자차별’이라 적힌 팻말에 물풍선을 던지는 퍼포먼스를 벌인 뒤, 공평네거리를 거쳐 동성로 대구백화점까지 고용허가제, 노동부 내부지침의 부당성을 알리는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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