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산의료원노조 “병원노동자 권리 지키기 위해 승리하겠다”

“3천억 빚내서 병원 짓고, 돈 없다고 직원 고용은 안해”
뉴스일자: 2012년07월31일 17시00분

▲ 지난 26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경지역지부 동산의료원분회가 임단투 승리결의대회를 열었다.

환자, 보호자, 의료진들이 뒤섞여 시장을 연상케 하는 점심시간 동산의료원. 이 종합병원은 점심시간에도 여유를 찾기 힘들다. 그 와중에 100여 명의 노동자가 병원 별관 5층 강당으로 들어섰다. 간밤에 야간 근무를 하고 여태 퇴근을 하지 않은 사람, 허겁지겁 김밥으로 점심을 때운 사람, 오후 근무 시간보다 일찍 출근한 사람 등 이들은 바쁘게 그동안 밀린 인사를 나누었다.

지난 26일 오후 12시, 동산의료원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경지역지부 동산의료원분회 임단투 승리결의대회 풍경이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한 간호사는 "서로 바빠서 얼굴도 잘 못 본다. 일하는 사람은 줄어드는데도 새로운 채용은 적어서 우리만 죽어난다. 밥도 대충 때운다"고 전했다. 장시간 강도 높은 노동을 이야기 할 때면 흔히 공장, 건설 노동자를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병원노동자들에게도 3교대는 일상이다.

이날 동산의료원분회는 분회장 이취임식과 더불어 임금단체협상투쟁 승리결의대회를 진행했다. 새로 취임한 김지훈 분회장은 "우리 병원노동자들은 일손이 모자라 끼니도 거르기 일쑤인데 병원은 돈이 없어 인력 충원은 힘들다고 말한다"며 "그런데 성서에 새 병원을 짓는데 빚을 내서 약 3천억의 돈을 투입한다. 이 빚은 동산의료원 수익금으로 갚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2015년 완공 예정인 성서 동산의료원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은 지난 5월 31일 기공식을 열고 성서에 새 병원 건립을 시작했다. 차순도 동산의료원장은 "새 병원이 완공되면 그동안 서울 대형병원으로 발길을 돌리던 지역 환자들은 물론 전국 환자들도 대구로 찾아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병원은 빚더미 위에 세워진 셈이다.

막대한 빚을 져가며 큰 병원을 짓고 있는 동산의료원이 병원노동자에게는 인색함을 감추지 않았다. 동산의료원분회는 올해 초 사측에 병원 적정인력 확충, 사회공공성 강화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병원측은 "임금단체협약 시기에 이야기를 하자"며 발을 뺐다. 시간이 지나 노조가 임금단체교섭을 요구하자 병원측은 "영남대의료원의 학교법인과 병원의 교섭대상 분리 판정 결과를 보고 난 후 결정하자"는 답변을 했다. 그동안 노조의 교섭대상 분리 요청을 병원측은 거부해왔었다.

김지훈 분회장은 "지금까지 교섭대상 분리는 거부하다가 영남대의료원 결정을 지켜보자고 하는 것은 교섭을 거부하겠다는 것과 다름 아니"라며 "노동자들이 노조로 똘똘뭉쳐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분과 대경지역지부 동산의료원분회 김지훈 분회장

결의대회에 참석한 임성열 민주노총대구본부장은 "교섭이 열려야 하는데 사측이 질질끄는 것은 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현장에서 시작해 민주노총이 함께 노조법전면재개정 등을 위해 싸워보자"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한편, 노조의 단체교섭안은 △적정인력 확보와 신규채용 시 정규직으로 충원 △의료비 폭등을 유발하는 의사성과급제 폐지와 비급여항목 축소 △교대근무, 야간근무 최소화 △비정규직 고용안정 및 차별처우 금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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