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가객' 박창근 대구공연, 매진 열기 속에 마무리

[인터뷰] ‘소나기는 그쳤나요?’ 공연장에서 만난 박창근
뉴스일자: 2012년07월23일 13시48분

아쉽게도 소나기는 내리지 않았다. 22일, 일요일 오후 1시 30분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변의 5층 건물 지하에 자리한 ‘아트팩토리 청춘’에서는 민중가수, 생태가수, 채식가수, 환경가수 등 여러 별칭으로 불리는 가수 박창근 씨가 기타를 손질하고 있었다.

이날은 지난 11일부터 진행된 <박창근의 반달 포트 콘서트 ‘소나기는 그쳤나요?’> 마지막 공연날 이었다. 그가 대구에서 이렇게 장기간 공연을 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일간(월화제외) 총 12회로 진행된 공연은 다섯 차례 매진을 포함해 거의 매회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많은 관객으로 가득 찼다. 마지막 날에도 공연은 매진이었다. 관객들도 다양해서 중장년층 부부, 20대 연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박창근 씨는 “뜻밖이었죠. 이렇게 많은 분이 찾아 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라며 공연 마지막을 맞은 소감을 말했다. 오후 4시부터 진행된 공연에는 3차례, 4차례 공연장을 찾은 관객이 있을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4차례 공연장을 찾았다는 관객은 공연이 끝난 후에 “어때요? 네 번이나 찾아올 만하죠?”라며 공연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창근만의 따뜻한 감성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가수 박창근 씨와 공연 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구에서 처음 장기공연을 마치게 된 소감과 근황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22일 아트팩토리 청춘에서 가수 박창근의 반달콘서트 '소나기는 그쳤나요?'의 마지막 공연이 있었다.

- 대구에서 처음 가진 장기공연 마지막을 앞두고 있다. 소감은?

지금까지 활동은 대구보다는 타지역이 많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러다 보니 대구에서 큰 기획을 하고 공연을 한다는 것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 공연은 전문적인 공연 기획자가 지원해준 형식이 아니라 전적으로 순수 뮤지션들이 중심이 되어 기획한 공연이다. 어떤 내용으로 공연하고 관객을 만날지 까지도 모두 직접 기획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다행히도 뮤지션들, 청춘의 대표님을 비롯한 식구들이 함께 호흡을 해주어서 진행이 잘 된 것 같다.

- 관객 반응은 어떤가.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이런 반응이 오리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다. 홍보를 많이 하지도 못해서 과연 얼마나 와줄까 걱정을 했었다. 다행히도 오신 분들이 굉장히 흡족하게 생각해주셔서 두 번, 세 번 오시는 분들도 계셨고, 입소문도 내주시고 해서 공연을 성황리에 마칠 수 있게 된 것 같다.

- 생각보다 공연이 잘 됐다면 어떤 이유가 있는 걸까? 박창근의 공연이 대구에서 흥행하게 된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갈증이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대구가 뮤지컬이나 연극 같은 규모가 큰 페스티벌이 많이 있지만, 보여주기식 행사인 경우가 많지 않나. 가수, 예술인들과 가까운 곳에서 소소한 이야기를 하며 소통할 수 있는 경험에 대한 갈증이 있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다행히도 우리가 그 부분을 잘 포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치적, 사회적으로 모두 각자의 입장이나 가치가 있는 분들이 이곳에 모이지만 감성이라는 코드 하나로 합일될 수 있는 어떤 것이 있었던 것 같다. 굉장히 아날로그적이고 어쿠스틱한 기타로만 표현해서 지나간 기억, 추억의 한 자락을 상기할 수 있는 시간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힘이 일상을 살아가는데 나름의 힘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공연장을 찾은 분들에게 이번 공연이 급하게 뛰어가다 잠시 쉴 수 있는 쉼터 같은 역할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 공연장 공연도 많이 하지만 거리공연도 많이 하는 걸로 알고 있다.

거리공연에도 다양한 성격들이 있다. 가수로서 초청되어 거리에서 하는 문화제, 집회에 가는 경우가 있고, 자발적으로 기타 하나 메고 무차별적인 시민들을 상대로 하는 거리공연이 있다. 진정한 의미의 거리공연은 후자의 경우인 것 같다. 최근에 유명해진 ‘버스커버스커’처럼 꾸준하게 거리에서 시민들과 한번 제대로 소통을 해보겠다는 것이 거리공연의 의미가 아니겠나. 이 같은 거리공연은 스스로를 단련시키기에도 좋고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 팬들만 불러서 하는 콘서트에 비해 내 음악에 대해 별로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스스로의 껍질을 단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사실 나이가 들면서 거리공연을 많이 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항상 생각은 하고 있지만, 공연 의뢰가 많아서 다른 지역으로 공연을 다니는 경우가 많기도 하니까 잘 못하게 되더라. 그래도 대구에서 10년 동안 거리공연을 해왔었다. 대학로였으면 대박이 났겠지만(웃음), 대구에서도 나름 직장인, 대학생들이 와서 함께 거리공연단이 꾸며질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었다. 그것만으로 하나의 문화를 형성할 수도 있었고 굉장히 괜찮다고 생각했다. 무료한 시민들에게 뭔가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장점도 있고... 지금도 조금씩 다른 뮤지션들과 그런 이야기는 나누고 있다. 서로 조금씩 희생할 부분은 희생하고, 양보할 부분은 양보해서 다시 한번 거리공연을 해보자는 이야기는 하고 있다.

- 초청받은 공연으로 예전에는 노동현장을 많이 갔었는데 지금은 조금 변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변화는 아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노조는 정말 중요하고 더 많이 생겨야 한다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 어디서든 권리를 행사하고 말 할 수 있는 노조는 분명히 더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노조가 하는 일 백퍼센트 옳은 것만은 아니다. 그런데 모든 집회격의 행사에 무조건 공감하는 척하면서 참석하는 것도 옳진 않다고 생각한다.

더불어서 과거 형식을 그대로 유지해오고 있는 집회 형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솔직하게 늘 똑같은 형식으로 머리에 띠 두르고, 비장한 분위기의 같은 음악을 공연하는 것에 대해서 일반 시민들도 염증을 느끼고 있고, 개인적으로도 염증이 있다. 시민들에게 외면당하는 이유를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많은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우리도 승리할 수 있다. 우리끼리 2, 30명이 앉아서 소리쳐선 공감을 얻을 수 없고, 이길 수도 없다. 파업도, 집회도 이제는 하나의 문화로, 축제처럼 시민들에게 알려내는 작업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도 조금씩 집회 형식을 바꾸고자 하는 곳에선 공연을 요청해주시기도 하고 공연을 하러 가기도 한다. 파업이든 집회든 콘서트와 같은 문화로 승격시켜서 그런 자리에 저를 불러 준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나, 3집 발매 이후 1년이 지났는데 다음 앨범은 언제쯤 만날 수 있나.

지금 하나가 완료되고 있다. 이번 공연이 끝나면 가을에는 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음반은 개인적으로 애착을 많이 두고 있다. 특징을 설명하자면 디지털 시대의 요즘 음반이 기계적으로 깨끗하고 정확한 음악이라서 좋기도 하지만 그것 때문에 답답하거나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지 않나. 저는 좀 그런 부분이 있다. 그래서 이번 앨범은 전문가에 의해서 다듬어지고 변화된 음악이 아니라 녹음했을 당시의 순수함 그대로의 음악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지금까지 앨범들과도 성격이 조금 달라서 기대해주셔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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