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11월 삼성전자 사내게시판에 노동조합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글을 올린 뒤 해고된 박종태 씨의 싸움이 600일을 맞았다. 박종태 씨는 19일 저녁 수원 영통구 삼성전자 중앙문 앞에서 “600일 연대 문화제”를 열고 함께해준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삼성과 이건희 회장을 규탄했다.
이날 발언에서 박종태 씨는 “거대자본 삼성과의 싸움을 사람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무모한 싸움이라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계란은 살아있기에 계속해서 진화하고 변화해 가는 반면 죽어있는 바위는 아무런 발전도 없는 것이다. 이제 600일이 됐지만 계속해서 진화해가는 싸움을 만들어간다면 반드시 저 꿈적도 않는 바위같은 삼성도 깨트릴 수 있을 것이다”며 삼성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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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에 입사해 20여 년을 근무한 박종태 씨는 지난 2008~2009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원대표로 선출되어 ‘한가족 협의회’ 위원을 역임했다. 박씨의 주장에 따르면 ‘한가족 협의회’는 노조가 없던 시절 노동자와 사측과의 창구였고, 당시 박씨는 사원대표로서 사측에게 '폭언과 노동인권 탄압, 강제 전배, 유산 문제, 소외된 동료들의 인사문제, 퇴사강요 등' 노동현장에서 자행되는 부당행위에 대해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박씨에게 면직과 정직, 왕따근무 등을 자행했으며 결국 허위사실 유포와 업무지시 불이행 등의 사유로 2011년 11월 26일 박씨를 해고시켰다.
이후 박종태 씨는 사측에게 항의하기 위해 혼자서 1인시위와 텐트농성 등 외로운 싸움을 시작했다. 동시에 부당해고 무효소송과 스트레스성 장애로 인한 산업재해 요양신청을 진행했지만 최근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은 박 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은 상황이다.
누가봐도 현재 상황이 박씨에게 유리한 조건은 아니지만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박씨는 “돈많은 삼성이 좋은 변호사 데려다 놓고 나 이기려고 얼마나 노력하겠나. 변호사 쪽수에서부터 밀리는 데 그건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나를 도와주는 좋은 변호사와 의사가 있기에 계속해서 법적인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왕따근무와 과도한 감시로 인해 병에 걸렸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데 언젠가는 산재도 인정받게 될 것이고 그럼 당연히 해고도 부당하다 인정하게 될 것이다”며 법원과 근로복지공단의 판결이 예상했던 반응이라 얘기했다.
박씨의 사연은 얼마 전 독일의 유명한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실리기도 했다. 박씨는 <슈피겔>지 기사내용을 적은 피켓을 가리키며 “지난 4월에 독일에서 찾아와 나와 삼성의 싸움을 인터뷰했다. 삼성에서 당했던 사례를 들은 기자는 매우 놀랐으며 국제적으로도 삼성의 행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니 나에게 힘내라며 응원해줬다. 유럽의 유명한 매체에서도 관심을 가져줬으니 다음엔 <타임>지에서 찾아오는 건 아닌가 상상해봤다”며 웃음을 보였다.
앞서 지난 7월 12일은 무노조 정책으로 일관하던 삼성에 노동자들이 자주적으로 결성한 ‘진짜’ 노동조합이 결성된지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문화제를 찾은 박원우 위원장은 발언에서 “아직도 현장에선 박종태 동지와 같이 사측으로부터 탄압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25만 삼성노동자가 하나되어 이건희 일가에 맞서 싸우고 족벌경영을 끝장내야 한다”며 퇴근 길 문화제 장소를 지나는 삼성 직원에게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이날 문화제에서 마지막 공연을 진행한 가수 김성만 씨 역시 “바다가 썩지 않는 이유는 약 4% 정도의 아주 적은 소금 때문이다. 여기 이 거대한 삼성을 썩은 바다로 만들지 않게 소금같은 역할을 하는 박종태 씨에게 고마워해야 한다”며 길을 지나는 삼성 직원들에게 소리쳤다.
박종태 씨는 현재 사측에게 원직복직을 주장하며 삼성전자 중앙문 앞과 시민들이 많이 지나는 광교산 입구 등에서 1인 시위와 서명운동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후 장마가 지나고 날씨가 좋아지면 텐트 농성도 다시 시작할 계획이라 밝혔다.
600일을 맞이한 소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박종태 씨는 “어차피 힘겨운 싸움이란 건 예상했었고, 이 싸움을 빨리 끝내고 싶은 건 회사와 형사들이다. 난 잘못한 것도 없고, 사측에게 뭘 받아먹은 적도 없으니 꿀릴 것이 없다. 당당하게 싸움을 이어갈 것이고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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