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최저임금제 NO! 생활임금제 YES! (1)

최저임금의 노예가 된 성서공단 노동자들
뉴스일자: 2012년07월19일 19시00분

최저임금의 노예가 된 성서공단 노동자들

▲성서공단 내 식당가. 노동자들은 짧은 점심 시간에 밥만 먹고 일터로 돌아가야만 한다. 이들에게 최저임금은 최고임금이다.
 

제조업 노동자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이 공단이다. 대구지역은 대규모 원청 사업장이 없다. 소규모 영세사업장이 있는 공단 중에서도 성서공단은 6만여 명으로 최대 공단이다. 현재 성서공단에 있는 2,600여개의 회사 중에 95%가 50인 이하 사업장이며, 50인 이하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0.04%에 그치고 있다.

전국 광역시·도 노동자 평균임금에서 대구는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며, 성서공단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은 대구지역 노동자 평균임금에도 미달되고 있어 대구지역 저임금 구조의 배후지 기능을 하고 있다.

성서공단에는 일부 남성 기술직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최저임금이다.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될 시에는 최저임금 위반 사례가 허다하여 최저임금 위반 고발사업이 필요했으나, 점점 최저임금제도가 정착되면서 최저임금 위반사례는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최저임금 수준이 낮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제는 대부분이 최저임금 수준으로 묶여 있다.

성서공단에는 최저임금이 강력한 임금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 사업장에서 임금 인상은 최저임금 인상분만큼만 이뤄지며, 최저임금 차상위 계층 노동자들의 임금은 동결이 된다. 그러니 최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은 점차 확대되어 대부분이 최저임금군으로 하향평준화 되고 있다.

또한 규모 있는 전기 전자업종을 중심으로 도급을 위장한 불법파견이 있어왔으나 최근에는 영세사업장에서도 파견회사를 통한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제조업에 불허되는 이러한 불법파견은 죄다 최저임금이다. 최저임금 확산과 제조업의 불법파견 확산은 저임금 불안정노동의 완성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성서공단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다. 2011년 성서공단 이주노동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들의 시급 평균은 최저임금 이하로 그야말로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이 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노동자들은 낮은 노조 조직률로 인해 권리의 주체가 되지 못하며 사업장 규모의 영세함 곧 자본의 지불능력이 취약하므로 수당이나 임금성 복지제도가 전무한 채 노동기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로 인해 저임금, 장시간 노동이라는 절망의 공장이 되어가고 있다.

최저임금이 아닌 생활임금이 필요해

대기업의 하청계열화 속에서 원청의 구조조정과 외부화는 하청의 양산을 낳고 있으며, 노동집약적인 하청 노동자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으로 착취당하고 있다. 공단노동자들은 저임금 상태이기 때문에 힘든 연장과 특근이 일상이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일일 8시간 노동제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임금억제 가이드라인이자, 저임금을 고착화 시키는 최저임금제도를 거부하고 생활임금보장제도가 도입되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성서공단에서 초저임금 문제는 성서공단 노동자들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주범으로 공단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사안이다. 그래서 생활임금 요구는 성서공단 전략조직화의 핵심고리이기도 하며 노동시간 단축, 노동조건 개선, 삶의 질 개선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그러나 한계기업의 지불능력 부족문제를 어떻게 요구할 것인가? 생활임금의 수준을 어떻게 선정할 것인가? 조직화 되어 있지 않은 다수의 공단노동자들을 어떻게 이 투쟁의 주체로 세워낼 것인가? 등의 과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최저임금 NO 생활임금 YES로 성서공단을 뒤 덮다

생활임금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체념이 깊어진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불러 넣는 활동들이 필요했다. 출근할 때 선전물과 현수막을 보고 현장에서나 중식시간에 저임금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게 하여 성서공단 분위기의 전환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선전활동에 많은 비중을 두었으며, 대학생으로 구성한 ‘생활임금 실천단’과 함께 선전과 설문을 진행하였다.
 
이와 함께 3, 4, 5월에는 매주 수요일 중식시간에 성서공단을 돌면서 노래패인 좋은 친구들과 함께 ‘밥 한 술 뜨고 노래 한 자락 듣고’ 공연과 선전홍보물을 나누어 주었다. 영세사업장에는 사내에 식당이 없어 중식시간에 잠시 공장 문을 나서 골목길 식당으로 모인다. 선전전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공간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 성서공단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즐겨 찾는 와룡산에서 등반대회를 진행해 여론화 노력을 진행했다.

그리고 성서공단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즐겨 찾는 와룡산에서 등반대회를 통해 선전물을 나누고, 소형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의 소지역사회 여론화의 노력도 하였다. 올 해는 ‘사업장 임금인상교실’을 시도하였다. 최저임금제도가 정착되면서 사업장단위의 임금투쟁은 사라지고 있으며, 저임금에 대한 불만은 높으나 최저임금 인상만 기다리는 대기적 자세가 만연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 최저임금을 넘어서는 사업장별 임금인상 움직임이 필요한 것이다.

실태조사를 통해 본 저임금의 실태

5월 한 달 동안 230명의 노동자로부터 저임금실태 설문조사를 하였다. 주요한 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 시급으로 임금을 표기한 노동자들의 평균 시급은 최저임금을 약간 상회하고 있으나 여성노동자들의 평균 시급은 최저임금인 4,580원 보다 낮은 4,559원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대부분의 여성노동자가 최저임금이며, 약 11%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음도 나타났다.

▲ 임금만족도에 있어 ‘어느 정도 만족’을 포함하여 ‘만족하고 있다’는 응답자가 단지 15.9%에 머물고 있다. 이 중에서 여성노동자, 비정규직의 만족도는 더욱 떨어지고 있어 최저임금 수준 노동자들의 심각한 임금 불만 정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 2012년 최저임금액에 대한 인지도에 있어 70.8%가 알고 있었으며, 이 중 시급제 노동자들은 81.7%가 알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여전히 법정 최저임금을 알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 2013년 최저임금 요구액 평균은 6,920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2년 최저임금에 비해 66.1%의 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현실의 최저임금이 성서공단 노동자들의 요구와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참고로 민주노총을 비롯한 제 사회단체의 요구안 5,600원 보다 높은 것이다.
 
이러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대구지역의 TV, 라디오, 신문, 인터넷언론으로 부터 큰 주목을 받았으며 성서공단 노동자들의 심각한 저임금 실태를 지역사회에 드러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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