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하철이 불안한 까닭...”노동권 불감증”

용역업체 일방적 해고 통보...피복도 제대로 지급 안돼
뉴스일자: 2012년06월27일 14시16분

지하철공사는 공기업이지만 청소, 경비 노동자들은 공사 소속이 아니다. 유행처럼 번진 용역, 위탁 계약이 당연하다는 듯 이들은 지하철공사가 업무를 위탁한 용역업체에 고용돼 있다. 늘 같은 업무를 하지만 사장은 1년에 한 번씩 바뀐다. 올 해도 어김없이 바뀐 사장과 고용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얼마전 청소업무를 담당하던 손정자(66) 씨가 용역업체로부터 계약기간이 6개월로 만료됐고, 정년이 지났으니 일을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았다. 지난 11일부터 청소, 경비 노동자들은 지하철 역사와 차량기지에서 매주 월요일 저녁마다 대구지하철공사 앞에 모여 부당해고 철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공공운수노조 대경지역지부 지하철비정규지회 조합원이다. 얼마 전까지 여성연맹 비정규여성노조 조합원이었다가 노조를 옮겼다.

손정자 씨가 해고통보를 받은 연유는 이렇다. 노동자들은 연례행사처럼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근로계약기간이 6개월로 적혀 있어 의아했으나 계약업체 (주)한마음 측으로부터 '회사 내부 규정이 6개월 단위 계약이라 그렇다. 계약서는 6개월로 작성해도 자동 연장돼 1년 계약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의심없이 사인했다. 그런데 손 씨는 얼마전 정년을 초과해 자동연장되지 않는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지하철공사의 용역업체 계약 규정에는 정년이 없다. (주)한마음 측은 만65세가 비정규여성노조와의 단협으로 규정한 정년이기 때문에 6월 30일 까지만 일하게 한다고 했다.

이에 공공운수노조 대경지역지부는 지하철공사 측에 '6개월 계약은 고용불안을 야기시킨다. 해고통보 받은 조합원을 12월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면담을 가졌으나 "1년간 계약을 하라고 업체에 권고했다. 해고통보에 대해서는 여성노조와의 단협사항이므로 공사가 중재할 사안이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지하철 공사 앞에서 손정자 씨는 "올 해 까지만 일할 생각이었지만 업체의 말을 믿었는데 일하던 중간에 나가라고 하니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차량지기 마경화 씨의 이야기
매년 용역 바뀔때마다 3개월 수습..."매년 하던 일인데 수습이 뭐가 필요한가"


공사의 용역계약으로 일하는 노동자들은 매년 고용불안에 시달린다. 필요한 피복 지급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일수다. 문양 차량기지에서 일하는 마경화(아래 사진) 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마경화 씨는 올 해 59세다. 그는 "용역업체가 '6개월로 계약은 안 한다. 문서상 남기는 거라 이렇게 하는 거'라며 이야기했다. 건강상의 문제 등 업무수행에 차질이 없으면 계약이 자동연장 된다고 말해놓고 이렇게 하는 법이 어디있냐"고 말을 꺼냈다. 그는 지하철 역사에서 5년째 일하고 있다. 지하철공사는 매년 새로운 용역업체와 계약을 다시 맺었다. 그는 매년 계약을 다시 하는 지하철공사가 이해 되지 않았다. 

그는 "용역계약을 다시 맺으면 3개월 수습기간을 적용한다. 몇 년씩 같은 일을 하는데 수습기간이 왜 필요하고, 왜 사장이 1년 마다 바껴야 하냐. 이런 게 노동자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우리가 힘을 모아서 부당한 해고에 싸울 힘이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며 매주 지하철공사 앞 집회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앞으로 들어오는 업체들이 6개월 계약, 3개월 수습 계약 등을 못하게 해야 한다. 용역회사가 중간에 가져가는 돈이면 우리 임금을 주고도 남을 것"이라며 용역계약의 서러움을 뱉어냈다. 그는 "무기계약으로 전환만 돼도 좋겠다. 그러면 서로 좋을텐데 용역업체 사장들 배만 불리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또, "작업화, 작업복 1년에 한 벌 준다. 작업복 점퍼는 질이 떨어져 금방 헤져 지하철 직원들이 인사 이동하고 남는 옷을 가져다 입기도 한다"며 피복과 장비 등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는 점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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