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연대, “일제고사 폐지, 소규모학교 통폐합 저지”

26일, 경북교육청 앞 교육문화제 100여 명 참석
뉴스일자: 2012년06월27일 11시27분

영천금호초등학교 6학년 담임으로 근무 중인 김정진 전교조 경북지부 영천지회 사무국장은 “우리반 부회장이 쓴 편지”라며 학생을 대신하여 편지를 읽어 내려갔다.

“학업성취도평가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합니다. 저는 학업성취도평가에 대비해서 수업 끝나고 반딧불이를 하고 있습니다. 반딧불이 때문에 매일 가던 학원도 늦게 가게 되고, 집에도 늦게 도착 합니다. 학교에서도 공부하고 집에 돌아가서도 숙제와 공부를 합니다. 정말 힘듭니다. 6월에는 예체능 대신 문제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데, 언니가 ‘이번 시험은 진짜 잘쳐야 한데이’라고 했습니다. 정말 언니를 한 대 때리고 싶었습니다. 친구들도 학업성취도평가 때문에 눈물 나도록 힘들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힘든데 학업성취도평가를 꼭 쳐야 하나요. 선생님들 자녀 분들이 이걸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좋을까요. 모두가 힘든 학업성취도평가를 하지 말아주세요” 초등학교 6학년생이 입장 바꿔서 한번 생각해보라며 어른들을 질타했다.

▲ 26일 경북교육연대는 경북도교육청 앞에서 일제고사 폐지와 소규모학교 통폐합 저지를 위한 경북교육문화제를 열었다.

일제고사 폐지! 경북지역 초등학생 24명 체험학습 다녀와
“이명박 정부, 우리 학교 교육 황폐화 시키고 있어”

26일 저녁 6시, 경상북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경북교육연대의 주최로 ‘일제고사 폐지와 소규모학교 통폐합 저지를 위한 경북 교육 문화제’가 열렸다. 문화제는 100여명의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참석해 이날 치러진 일제고사의 폐해와 소규모학교 통폐합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노미경 전교조 경북지부 사무처장은 “지난 18일부터 일제고사 폐지와 소규모학교 통폐합 저지를 위한 선전전, 1인 시위 및 거리 문화제를 경북 지역 곳곳에서 진행했었다”며 “오늘은 각 지역에서 고생한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함께 모여 결의를 다지는 자리”라고 행사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노 사무처장은 “오늘 경북에서는 24명의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보지 않고 평화롭게 체험학습을 다녀왔고, 4시부터 경북도교육청에서 약식집회를 가지고 민원 접수와 교육감 면담을 요청했었다”고 밝혔다.

이날 경북에서는 일제고사 대상자인 초등학교 6학년생 24명이 상주권과 경주권으로 나뉘어  체험학습을 진행했다. 상주권에서는 16명의 학생들이 상주푸른누리공동체에서 산나물, 들나물 캐기 체험학습을 했고, 경주권에서는 8명의 학생들이 문화유적 답사에 나섰다.

황대철 전교조 경북지부장은 “이명박 정부 들어 일제고사가 우리 학교를 황폐화 시키고 있다”며 “초등학생부터 밤 9시까지 문제풀이식 수업을 하고, 예체능 시간이 없어지고 그 시간에 문제풀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소규모학교 통폐합 저지! 경북지역 46.9%학교 사라질 위기
초등학교 191개, 중학교 103개, 고등학교 10개

이어 황 지부장은 “지역의 수많은 학교가 사라지 위기에 처해있다”며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시행하면 상주는 시내 몇 개 학교를 제외하고 다 없어진다”고 꼬집었다.

교과부는 지난 5월 17일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농어촌학교 통폐합 시행령안)을 입법예고했다. 교과부가 밝힌 개정안에는 ‘학급당 학생 수는 20명 이상으로 하고, 초중학교는 학급수를 6학급 이상, 고등학교는 9학급 이상으로 한다’는 문구가 들어있다. 이에 전교조를 비롯한 교육단체들은 “교과부가 농산어촌의 소규모 지역에 대한 교육을 포기하고 시장논리와 경제논리로 교육을 운영하려 한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여왔다.

전교조에 따르면 교과부 시행령에 따라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진행할 경우 전국 초중고의 27.7%의 학교가 사라지고 경북지역에서는 46.9%의 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특히 경북 상주의 경우에는 낙서초등학교, 공서초등학교 등 17개 초등학교와 은척중학교, 낙동중학교 등 10개 중학교, 그리고 중모고등학교를 포함한 총 28개 학교가 사라진다. 뿐만 아니라 경북 의성에서는 초등학교 11개, 중학교 11개, 고등학교 2개 총 24개 학교가 사라지는 등 경북지역 전체에서 초등학교 191개, 중학교 103개, 고등학교 10개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지난 14일 일단 교과부는 문제가 되던 문구를 삭제시켰지만 대신 통폐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시, 도교육청에 지원금을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교육단체들은 학교 통폐합도 돈을 미끼로 교육청간 경쟁을 유발시키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 해가 지고, 참석자들은 삼삼오오 촛불과 스파클라를 손에 들었다.

투쟁도 즐겁고 평화롭게

일제고사 폐지와 소규모학교 통폐합 저지를 위해 열린 이날 문화제는 봉화, 상주지역 교사 풍물패의 여는 공연으로 시작해 금속노조 KEC지회 몸짓패 창공과 함께 하는 율동으로 마무리는 되는 신명나는 축제로 진행되었다.

상주의 작은학교 백원초등학교 학생 5명이 무대에 올라 리코더 합주로 <과수원길>을 연주하고, <아름다운세상>을 합창할 때 참석자들의 얼굴에서 흐뭇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다. 합주와 합창에 불협이 생겨도 개의치 않았다.

▲ 상주 백원초등학교 학생들이 리코드 합주를 선보이고 있다.

전교조 경북지부 조합원들이 결성한 밴드 어깨동갑의 노래공연과 가수 임정득 씨의 공연이 이어지자 분위기는 최고조로 달아올랐다. 참석자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아이 같은 얼굴을 한 채 한 손에는 스파클라를 들고 음악에 몸을 맡겼다.

이들은 “경쟁만능의 일제고사를 폐지하고 농어촌학교 통폐합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 교사, 학생, 학부모 그리고 지역민이 하나 되어 싸울 것”이라며 결의문을 낭독하고 문화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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