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교육청이 오는 9월 관내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시행한다며 12일 선포식을 열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공약이기도 했던 자유학기제를 두고 실효성이나 역효과 등의 우려로 오랜 논란이 있었으나, 우동기 교육감은 “먼저 시행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6학기 중 한 학기 동안 기존 교과 수업과 시험 부담을 줄이고 진로 탐색 등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우동기 교육감은 이날 오후 3시 대구시 중구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선포식'에서 “학부모들은 우려하지만, 학생들은 무조건 좋아하는 제도”라며 “자유학기제를 어떻게 성공적으로 추진하느냐가 관건이다.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핵심은 진로 교육이다. 2010년부터 교육청은 진로교육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자유학기제를 성공적으로 추진해서 모든 아이들이 웃으며 공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교육부 교육정책실장은 “박근혜 정부의 교육분야 핵심 정책인 자유학기제 전면시행 1년 전부터 시행하는 것에 감사드린다. 자유학기제를 전반적인 교육 개혁의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다. 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지역 사회의 협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태옥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공부에 대한 중압감 스트레스, 입시경쟁 과열, 자유학기제가 입시 부담 해소하는 것은 아니지만 바람직한 제도”라며 “학력저하 우려도 있지만,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자유학기제 취지에 맞게 꼼꼼히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자유학기제에 대한 청사진이 펼쳐졌지만, 관련된 우려와 비판도 추진 초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자유학기제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핵심공약이었는데, 정책공약집에서 박근혜 후보는 자유학기제를 “중학교에서 1개 학기 동안 진로 탐색의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로 소개한 바 있다. 이후 정책 실효성과 진로 탐색 관련 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제기됐고, 이후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은 인수위 당시 “토론・실습・체험 중심의 교육과정”이라는 좀 더 포괄적인 설명으로 수정되는 과정을 겪었다.
특히, 자유학기제의 핵심인 ‘진로 체험’ 활동을 두고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 대구교육청은 자유학기제 시행으로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고, 토론, 실습 등 학생 참여형으로 개선하고 진로 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활동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자유학기제의 성급한 시행을 우려하는 입장에서는 ▲한 학기의 진로체험으로는 시늉에 그칠 것이며 ▲대구지역에 모든 중학생의 진로체험을 담당할 인프라가 부족하고 ▲입시제도가 그대로라 입시경쟁도 그대로일 것이라고 지적한다.
대구교육청 역시 자유학기제의 문제점으로 인프라 부족을 꼽는다. 교육청은 ‘2015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시행 지원 계획’을 통해 자유학기제가 학력저하의 우려가 있으며, 교원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며, 진로체험을 위한 지역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밝힌다. 교육청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대구시, 대구시의회와 관련 전문가도 참여하는 자유학기제 추진단을 운영해 지원 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손호만 전교조 대구지부장은 “한 학기 동안 시험을 안 본다는 것 자체는 좋다. 하지만 실질적인 교육과정이나 관련 인프라는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지금상태로는 변죽만 올릴 것”이라며 “입시 경쟁이라는 문제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한 학기 시험을 안 보는 것 만으로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들은 학생을 닦달하고 학원들도 ‘6개월 단기 속성반’ 따위로 이 틈을 파고들 수 있겠지만, 한편 입시 경쟁이 팽배한 체제에서 시험을 안 보는 것만으로도 파괴력이 있을 수는 있다. 다양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12일 선포식 당시 우동기 교육감은 “인프라가 부족하지 않느냐”는 <뉴스민>의 질문에 “대구는 2012년도부터 진로교육을 꾸준히 준비했고, 다른 지역과 달리 행복한 미래재단이라는 진로교육 업체도 있다”며 “여러 우려도 있지만 2016년에 전국 전면 시행하나 대구가 한 학기 먼저 시행하나 차이는 없다. 시행을 하면서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김동원 교육부 학교정책실장, 정태옥 대구시 행정부시장, 윤석준 대구시의회 교육위원장등과 윤순영 중구청장 등 일부 구청장 등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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