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청암재단, 장애인 거주 시설 “탈시설화” 선언

장애인 거주 시설 한계 인정, 장애인 탈시설·자립생활 위한 조치 나서
뉴스일자: 2015년04월21일 16시35분

대구에서 장애인 거주시설을 운영하는 한 재단이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재단의 공공화와 탈시설화”를 선언했다. 

21일 오전 10시, 대구시청 앞에서 사회복지법인 청암재단은 ‘청암재단 공공화와 탈시설을 위한 선언’을 통해 “장애인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거주인(장애인)의 탈시설, 자립생활을 위한 조치를 적극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복지법인이 스스로 법인 공공화와 탈시설화를 선언하는 것인 전국 최초다.

대구시 동구에서 청구재활원과 천혜요양원을 운영하고 있는 청암재단은 1957년 설립되었다. 지난 2004년 말 국고 보조금 횡령과 장애인 인권유린 사태 등이 내부고발로 폭로되어, 이후 7개월간 진상규명을 위한 노조 설립 ▶동구청의 재단 고발 ▶시민단체와 함께 공대위 구성 ▶노조와 재단이 합의서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그 이후 청암재단은 지역 장애인단체로부터도 ‘민주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강신우 청암재단 대표이사는 “지난 10년 동안 청암재단이 민주재단으로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려고 노력했으나 여전히 시설이라는 한계가 존재하는 것 같다. 시설의 환경적 열악성이 분명하다. 하나의 공간에 여러 명이 거주하면서 실질적으로 개인적인 프라이버시가 보장되지 못하는 환경에 놓여있다”며 “또한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끊임없이 선생님들이 노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장애인 대비 교사가 몇 명 되지 않는 상황에서 좋은 서비스 제공하기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선언이 미래의 장애인 당사자들이 자기결정권을 가지고 삶의 질을 높여가고, 이 지역사회에서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강신우 청암재단 대표이사

이날 ‘청암재단 공공화와 탈시설을 위한 선언’은 청암재단 이사회, 청암재단 이용자회, 공공운수노조 청암재단지회, 공공운수노조 대경본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이 함께했다.

이들은 “과거 청암재단은 개인의 재산축적 도구로 전락해 온갖 인권유린과 비리로 구성원이 고통받았다. 이후 이용자와 노조, 지역 시민사회와의 협력, 투쟁을 통해 민주재단으로 거듭나며 법인 운영 민주화와 자산 공공화의 필요성을 깨닫게 됐다”며 “법인이 운영하는 시설은 당사자에 대한 사회적 격리와 배제 위에서만 존재한다. 시설이 나서서 시설의 한계를 극복하고 탈시설 전환과 당사자의 자립생활 지원해야 함을 알게 됐다”고 선언의 배경을 설명했다.

선언 이후 이들은 구체적인 실행을 위해 ▲법인 재원 국가 및 지자체에 기부채납 ▲법인의 사적 운영 방지 위해 이사장과 이사의 정기적 연임 금지 ▲구체적 실행을 위한 법인 이사회, 거주시설 이용자회, 노조, 지역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실행위원회 구성할 계획이다.

한편, 민간 시설이 나서서 “탈시설”을 선언하는데도 대구시의 ‘탈시설’ 관련 공약이행은 미비해 질타를 받았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임기 내 관내 장애인 거주시설 이용자 중 20%(320여 명)의 탈시설화 추진 등을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이행 계획이 없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대구시는 장애인 시설화 예방, 시설 내 인권개선, 시설 확충 금지 및 기존 시설의 축소, 폐기 계획, 거주인 20% 탈시설화와 제반 정책 강화 등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이원장 대구시 장애인복지과 장애인정책팀장은 “지난해부터 장애인 자립생활가정 3가구, 체험홈 6가구를 운영하고 있다. 이용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정원이 안 차고 있다. 장애인 시설에 있는 분들이 독자적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여건이 아직 부족하고, 이용자도 많지 않은 것 같다”며 “한 번에 300명이 넘는 인원을 탈시설화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시에서는 단계적으로 1년에 3~40명 정도  자립 가능한 분들 탈시설해서 정착시켜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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