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 명 대구 시민의 목소리,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세월호 참사 1주기, 대구서 1천여 명 모여 ‘진실물결퍼레이드’
뉴스일자: 2015년04월17일 00시30분

“어른들은 다 나왔으면서 왜 아이들에게는 가만히 있으라고 했습니까. 제 아이는 배 안에서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습니다. ‘나오라’고 한마디만 했으면 나왔을 것입니다. 18살이면 물어 뛰어들라면 뛰어들 나이입니다. 그런데 왜 가만히 있으라고 합니까”(단원고 2학년 5반 故 김민성 씨의 아버지 김홍열 씨)

“대구 시민 여러분, 우리가 끝까지 싸울 테니 끝까지 손 놓지 말고 잡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나라 아이들이 다시는 우리 아이들처럼 가지 않도록,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데 끝까지 함께했으면 좋겠습니다”(故 김민성 씨의 어머니 박은희 씨)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지 꼬박 1년이 되는 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의 절절한 목소리와 그를 위로하는 1천여 명 시민의 목소리가 대구 시내를 가득 메웠다.

16일 오후 7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민주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1년 진실규명과 세월호 인양 촉구 대구 시민대회’가 열렸다. 세월호참사대구시민대책위가 주최한 이 대회에는 1천여 명의 대구 시민이 함께했다.

이날 대구를 찾은 단원고 2학년 5반 故 김민성 씨의 아버지 김홍열 씨는 “정부는 세월호 사건을 수학여행가다 일어난 단순한 사고사라고 한다. 만에 하나 세월호가 사고사였다면 정부는 국민을 구했어야 했다”며 “우리는 단순한 사고사가 아닌 사건이고, 학살이라고 본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어 “세월호를 인양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한다. 정부가 언제 세금 어디에 쓸지 물어보고 썼나. 그냥 인양하겠다고 결정하면 된다. 정부는 결정만 내리면 된다”며 세월호 인양을 요구했다.

▲왼쪽부터 김홍열 씨, 박은희 씨

유가족들의 발언에 민주광장을 가득 메운 시민들은 “어머님, 힘내세요”, “아버님, 함께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대구시 달서구에서 지난 1년 동안 ‘달서구 4.16 세월호 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이명희 씨는 “정부가 발표한 시행령을 왜 폐기해야 하는지 생각해 봤다. 단 하나 진상규명이었다”며 “기소권과 수사권이 빠진 특별법을 왜 합의했나. 늦게나마 진상조사를 위한 첫 발을 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번 시행령은 조사의 대상이 스스로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과 함께 시행령이 폐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달서구 4.16 세월호 지킴이’활동가들은 카드섹션을 준비했다. 아직도 구조되지 못한 9명의 희생자를 기억하고,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대회가 끝난 오후 8시 30분, 이들은 대구백화점에서부터 공평네거리, 반월당, 중앙로를 거쳐 한일극장 앞까지 ‘진실물결퍼레이드’행진을 했다.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요구하는 노란 리본, 노란 새 등을 준비했다. 학생들도 손수 만든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이들은 한일극장 앞에 도착해 “세월호를 인양하라”, “시행령을 폐기하라”, “진실을 규명하라”고 외치며 노란 풍선을 하늘로 띄워 보냈다. 그리고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4시 16분에는 대구백화점 앞에서 세월호 사건을 기억하고자 하는 시민 30여 명이 모여 플레시몹을 선보였다.

플레시몹에 두 자녀와 함께 한 수성구 주민 김재은 씨는 “어제 뉴스에서 세월호 1주기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아이들이 이제 슬픈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고민스러웠다”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했다. 그러다가 이런 행사가 있다고 해서 (아이들에게) 엄마가 세월호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그것을 행동으로써 보여주고 싶었다. 또 아이들과 함께 세월호를 기억하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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