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 희생자인 故여정남 열사의 추모제가 열렸다.
11일 오후 2시, 경북대학교 여정남 공원에서 ‘4.9 통일열사 여정남 정신계승, 사월에 피는 꽃’ 추모제가 열렸다. 여정남기념사업회, 경북대 총학생회 등 21개 단체로 구성된 ‘여정남 열사 40주기 행사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추모제에는 약 300여 명이 모였다.
여정남 열사는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62학번으로, 1974년 4월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으로 구속되어 1975년 4월 9일 사형됐다. 이 사건은 지난 2007년 무죄판결을 받았다.
여정남 열사의 조카인 여상화 씨는 “삼촌을 생각하면 두 가지 얼굴이 기억난다. 꼬맹이 시절 어머니를 따라 법정에 가서 ‘아지아’하고 부르면 걱정 마라는 듯 환하게 웃어주는 모습, 그리고 41년 전 민청학련사건으로 구속되어 인혁당 연결고리로 혹독한 고문을 받으실 때 그 고통스럽고 일그러진 모습이다”며 옛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인간의 역사는 망각에 저항하는 기억의 역사라는 말이 있다. 역사의 희생자였던 여정남, 그리고 여정남 공원은 역사 속의 생생하고도 준엄한 기록물”이라며 “(이번 추모제) 다시는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민주주의와 평화통일로’라는 여정남 정신을 실천하고 계승하자는 의미이다”고 말했다.
이현세 여정남열사 40주기 행사위원회 위원장은 “여정남 열사를 보내고 마흔 번째 4월을 맞는다. 세상의 색깔과 속도는 바뀌었지만, 시대적 분위기는 79년 4월의 잔인함만큼이나 혹독하다”며 “며칠 있으면 4월 16일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구조과정을 보면서 사람들은 이것이 국가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정부, 경찰, 기업, 어느 한 곳도 정상적인 곳이 없었다. 1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희생자들이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지홍구 경북대 총학생회장 등 7명의 학생 대표자들은 “여정남 선배의 삶을 마음깊이 간직하며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이 땅의 민중들의 내일을 위한 삶을 살아가겠다”며 “대학의 가치를 지키고 자주적인 대학 문화, 자주적인 학생 사회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추모제가 끝난 뒤, 2부 순서에서 경북대 86학번 동기 모임 등 5개 팀이 합창제를 열어 여정남 열사를 기억했다. 또, 여정남 공원에는 인혁당 사건에 대한 기록물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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