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원장·학부모 한 목소리로 “CCTV, 아동학대 해결책 아냐”

어린이집 문제 해법 모색 집담회 열려..."교사 처우 개선 시급"
뉴스일자: 2015년02월10일 23시28분

어린이집 아동학대 문제가 불거지자 정부는 CCTV 설치 의무화를 해법으로 제시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보기는 어렵다. 10일 오후 2시 대구시의회 회의실에서 교사, 원장, 학부모, 대구시 관계자 등이 나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가  열렸다.

대구참여연대, 대구YWCA와 뉴스민이 공동주최한 집담회에는 50여 명이 참석해 어린이집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모든 토론자가 최근 대안으로 제시된 ‘CCTV 설치 의무화’가 아동학대 예방 해결책은 아니라는 데 공감했고, 어린이집 교사 처우 개선, 정부와 지자체 예산 지원 확대 등이 해결책으로 제시됐다.

문경자 한사랑어린이집 교사는 “최근 아동학대 문제가 불거지기 전 대구에서도 2년 전 아동학대 사건이 있었다. 문제가 터지면 그제야 해결책을 제시하기 급급하다. 이마저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잊혀진다”며 “CCTV가 해결책이 아니라는 건 모두가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경자 교사는 “대구만 해도 1만 2천 명이 넘는 어린이집 종사자가 있지만, 확보한 대체인력은 30명에 불과하다. 쉴 수가 없다. 12시간 근무에 과제, 수행해야 할 평가, 관리감독까지...이 시스템이 바뀌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어렵다”며 “대안을 만든다고 해도 이와 관련한 예산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어렵다. 적극적인 시스템 개선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교사 184명의 목소리를 설문조사로 담아온 설추자 명문어린이집 교사는 “CCTV 의무화는 반대가 66%가 나왔다. 이걸로 아동학대 근절이 안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설추자 교사는 “47.7%가 처우개선 최우선 요구사항 가운데 임금인상을 꼽았다. 또, 현재 교사 대 아동 비율이 적절하지 않다는 응답이 72%나 달했다. 보육교사 처우 개선 문제가 중요하다”면서 “임금 인상은 당장은 어려울 것이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도록 근무시간을 단축하고 자기계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제시했다.

김계자 피노키오어린이집 원장은 “CCTV를 다는 것으로, 보육교사 처우를 개선하는 것만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까 의문이 생긴다”며 “보육시설이 열린 공간이 되어서 초등학교 급식도우미처럼 엄마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계자 원장은 “현장의 질적인 수준이 올라오지 않으면 문제 해결은 어려운데, 민간어린이집은 국공립의 55%의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원장들이 교육을 잘 이끌어갈 수 있으려면 돈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며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영희 미소어린이집 원장은 “교사들 처우를 위해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해야 함에도, 들어오는 돈이 없어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CCTV 설치하고 나서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다면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보육시설 종사자의 대부분은 사회취약계층인 여성이다. 또,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아동의 초상권 침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말했다.

김영희 원장은 교사 자질과 관련해 “신체검사, 성범죄조회는 하게 되어 있지만, 인성검사, 정신병력에 대해 조회할 수는 없다”며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송진섭 대구시 보육담당 사무관은 국공립어린이집 신설은 혁신단지와 첨단복합단지 등 신규 주거단지 위주로 신설할 계획이며,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해 시정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준 대구시의회 교육위원장은 “교사 처우 문제가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결국, 처우를 개선하려면 재원의 문제가 중요하다. 돈만 있으면 2교대, 3교대까지 가능하다”며 “선별적인 복지 체계로 필요한 곳에 효율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newsdg.jinbo.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