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에서 안동까지 가라고? 강제 전보 내몰린 교육복지사

뉴스일자: 2015년02월02일 20시05분

경북의 교육복지사 88명 가운데 적어도 12명이 근무지역을 바꾸게 됐다. 자의가 아닌 타의다. 경북교육청은 1월 12일 열린 교육복지협의회에서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대상 학교를 선정했다. 전체 학교 수는 그대로였지만, 영덕·고령·김천·의성 등 10여개 시·군에서 대상학교가 줄었다. 이에 따라 교육복지사는 해당 지역의 줄어든 인원만큼 근무 지역이 바뀌게 됐다.

대구와 같은 광역시는 근무지역이 바뀌더라도 큰 어려움이 없겠지만, 경북은 상황이 다르다. 경북은 시·군이 넓어 이사를 가지 않는다면 출퇴근이 어려울 수도 있다. 노조는 교육복지사에 대한 전보가 사실상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교육부는 2003년부터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을 시행했다.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학생을 대상으로 문화체험, 복지프로그램 등을 지원한다. 학생이 가진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게 이 사업의 목적이다. 우선지원사업에 선정된 학교는 교육복지사 1명이 배치된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지닌 교육복지사는 학교에서 해당 사업 업무를 맡아 진행한다. 개별 학생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다. 교육환경이 왜 취약한지, 주변 사람과 관계는 어떤지 면밀하게 살피고 학생에 맞는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이에 경북교육청은 2015년 1월 1일부터 교육복지사 직접고용을 시작했다.

신동성 학교비정규직노조 경북지부 교육선전국장은 “고령에서 근무하는 교육복지사는 가장 가까운 곳이 안동”이라고 말했다. 고령초등학교에서 안동 영남초등학교 까지는 자가용을 가지고 있어도 약 2시간이 더 걸린다. 포털사이트 지도를 활용해보면 이용가능한 대중교통 수단은 아예 없다고 나온다. 사는 곳을 바꾸거나 그만두라는 소리로 들린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이 종료된 고령초등학교에서 안동까지의 거리. [사진=네이버 지도]

때문에 신동성 교육선전국장은 “사실상 교육복지사 해고를 통해 교육복지를 축소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교육청은 왜 굳이 이런 선택을 했을까. 경북교육청은 “사업 적용 대상을 확대하라는 감사원 지적사항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년까지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많은 학교를 선정했는데, 올해부터는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해 혜택 받는 학생이 많은 학교를 선정하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포항은 6개 학교에 교육복지사가 새로 배정되고, 3개 학교가 사업을 종료하게 됐다. 따라서 교육복지사 3명이 추가로 필요하다. 반대로 문경은 새로 늘어난 학교 없이 1개 학교의 교육복지사가 줄게 됐다. 1명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수요 학생 수가 많은 학교를 우선순위로 해야 한다. 지역별로 정원을 두면 오히려 수요 학생이 줄 경우 지역 간 불균형과 역차별이 생길 수 있다”며 “현재 먼 곳으로 가게 되는 교육복지사를 위한 보완책이 따로 마련된 건 아니지만, 차후에 전보규정이 완비되면 관련 규정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말이다. 학생 ‘복지’를 담당하는 교육복지사가 출퇴근에만 2시간이 넘게 걸린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도 없다면 업무가 제대로 가능할까.

이에 노조는 “신규 수요가 생기는 지역에 추가 고용을 통해 교육복지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노조는 3일부터 경북교육청 앞에서 교육복지사 강제 전보 철회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시작할 예정이다. 교육청은 어떤 해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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