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내버스 사업주가 민주노총 조합원을 지목해 배치전환을 시키고 교통사고 비용을 직접 변상하게 하는 등 차별대우 논란이 일고 있다.
우주교통 버스기사들은 올해 6월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대구경북버스지부)에 가입했다. 가입 이후 조합원인 A 기사는 별다른 이유 없이 노선이 변경됐다. A기사가 배정된 노선은 오지 노선으로 손꼽힌다. 거주지 배차가 원칙임에도 A 기사는 한 시간가량 떨어진 곳에서 교대해야 했다.
신일여객 사정도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민주노총에 가입한 이후 조합원 5명이 예비기사로 배치됐고, 1명은 기피 노선으로 쫓겨났다. 이에 신일여객지회는 지난 9월, 예비기사 배치와 관련해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인사명령과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했다.
신일여객 노사는 2014년 1/4분기 ‘상습 교통사고(연 2회 이상) 공제 접보 시 예비 조치한다’는 조항이 담긴 노사협의사항 위반 시 엄중 처분한다고 의결했다. 경북지노위는 위 조항에 의해 예비기사로 배치된 신일여객지회 조합원 1명에 대해, 의결 이전인 2013년 발생한 교통사고를 이유로 예비기사로 배치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예비기사로 배치된 버스기사 가운데 민주노총 조합원이 다수라도, 사측이 신일여객지회 조합원이 교통사고를 발생시킬 것인가 예상할 수 없었던 점, 전체 노동자를 대상으로 적용했다는 점을 들어 부당노동행위로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버스노조는 ‘업무 중 교통사고 발생 시 피해보상 일체를 조합원에게 변상시키지 않는다’(단체협약 제40조)는 단체협약 조항이 있음에도, 위와 같은 처벌 조항을 두어 노동자가 스스로 변상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길 대경버스지부장은 “우주교통지회와 신일여객지회 조합원에게 인사권을 남용하여 상대적으로 집과는 먼 거리를 운행하는 기피노선으로 노선 이동을 시키거나, 먼 거리로 이동하게 하여 교대하게 하는 등 부당한 배치전환을 하고 있다”며 “이는 민주노총에 가입하면 불이익을 준다는 것을 예고하며, 버스 현장 노동자에게 보여주기 식으로 우리 민주노조에 대해 탄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체근무, 정년연장도 민주노총 조합원만 거부?
또한, 민주버스노조는 우주교통과 신일여객에서 휴가 등으로 인해 월 소정 근로 24일을 채우지 못할 시에도 대체근무를 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4일 만근을 채우지 못할 경우, 적게는 10만 원에서 많게는 50만 원까지 임금 차이가 난다.
정년연장 역시 민주버스노조 조합원만 제외됐다. 정년이 다 된 노동자에게 노사협의회는 정년 2년을 연장할 수 있다. 노사협의회에서 결정되지 않을 경우, 대표노조 위원이 결정할 수 있다. 노사협의회는 사측 3명, 대표노조 2명, 민주버스노조 1명으로 구성되어있다.
관행적으로 노사협의회 없이 정년연장을 해주던 것을 올해 들어 민주버스노조 조합원에 대해서만 노사협의회를 열어 정년연장을 결정한다는 게 민주버스노조의 주장이다. 우주교통에서 2014년 정년이 다 된 노동자 중 우주교통지회 조합원 1명, 신일여객에서 정년이 다 된 노동자 중 신일여객지회 조합원 2명만 정년이 연장되지 않았다.
이영길 지부장은 “단체협약에 교섭권을 가진 대표 노동조합이 정년연장을 최종 결정하게 되어 있다. 이 단체협약은 사업조합과 한국노총 대구시내버스노동조합이 체결한 내용이다”며 “이는 정년연장 조건이 노노 간 분쟁으로 비치도록 하여, 마치 회사는 정년연장과 아무런 책임을 질 수 없다는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주교통 노사담당 관계자는 “버스회사가 영리를 추구하는 사기업도 아니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인데 누구한테 잘 해주고 못 해주고 할 이유가 없다”며 “정년연장은 그냥 문제없이 안 해줄 이유가 없다. 새로운 직원 뽑으면 시간도 들고 경비도 더 든다. 가급적 정년연장 해 주려고 하는 편이다. 시내버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운전기사로서 문제가 있으니까 안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근무와 부당 배치전환에 대해서는 “차량이 그날그날에 따라 운행 대수가 달라지고, 변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단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상황은 없다”며 “대체근무라는 것이 경영주가 필요에 따라 해줄 수도 있고, 안 해줄 수도 있다. 또, 200명 기사를 전부 집 앞으로 배차를 해주려면, 어떻게 방법이 없다. 먼 곳에 배차받으면 불만이 있을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9일, 민주버스노조는 대구시 남구 중앙대로 대구시버스사업운송조합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대구시버스사업운송조합과 면담을 했다. 남운환 대구시버스운송사업조합 전무이사는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한다는 내용이 단협에 있다. 정년연장을 한국노총에서 할 수 있도록 만든 조항은 조금 모순이 있다”며 “실무 책임자로서 소수노조에 조금이라도 차별 있는 부분은 최대한 (없애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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