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캄보디아를 방문한 기자는 강가에서 빨래하고 펌프질해대며 우물에서 물을 긷던 모습에서 1970년대 한국을 발견한다. 도시가 메가시티로 변하는 동안 농촌이 공동화된 오늘날 한국 사회에 캄보디아가 주는 교훈을 총 4차례 연재한다.
이제는 캄보디아의 시내를 가보자. 시내 뒷골목은 쓰레기가 쌓여 있고 도로는 비포장이다. 그래서 신발을 신지 않은 사람들이 눈에 띄는 것일까. 그러나 아이들은 신발 살 형편도 되지 못한다. 신호등도 없어서 위험천만하게 빠른 속도로 달리는 오토바이를 피해 길을 건너야 한다. 누구한테도 보호받지 못하는 캄보디아 사람들처럼 거의 모든 곳이 비보호 구역이다. 베트남도 그렇지만 그나마 조금이라도 포장도로 비슷한 곳을 지나다 보면 온통 보이는 것이 오토바이다.
오토바이는 캄보디아인들에게 이동수단이면서 동시에 생존의 수단이다. 위의 오른쪽 그림처럼 오토바이가 아니라 ‘툭툭이’라고 불리는 관광용 운송수단도 있지만 차라고 하기엔 뭐하고 말은 없지만, 마차에 가깝다. 그렇다고 캄보디아에 승용차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위 그림처럼 장사를 접었는지 문이 닫힌 옷가게 앞에 차 한 대가 버젓이 서 있다. 오토바이를 고쳐 푸드 트럭처럼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길을 나서면 황톳길인지 포장도로인지 구분이 안 되는 길들이 컨테이너 식으로 나 있다. 밀림에서 봤겠지만, 캄보디아의 흙은 우리나라 전라도에 펼쳐져 있는 황토보다 좋다. 캄보디아는 산이 없다지만 북쪽 지역은 그렇지 않다. 이 고산 지역엔 황토 덕분인지 러시아의 차가버섯보다 질이 좋은 차가버섯이 자라고 상황버섯도 우리 것보다 좋다. 서북쪽에서는 보석도 많이 난다. 크메르 루주 단은 이 지역을 장악해 보석을 외국에 팔아 벌어들인 돈으로 투쟁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캄보디아의 길거리에서 보는 작은 슈퍼나 길거리 식당을 보면 옹색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주인이 구워 주는 꼬치구이는 맛있다.
다음 그림은 무엇으로 보이시는가?
군경과 밀착하여 자신들의 이권을 챙기고 거의 대다수 캄보디아인을 가난의 질곡에 빠트리고 있는 캄보디아 국민당 지구당 당사 모습이다. 우리의 경우에도 제도 정당 지구당 또한 한 시멘트 건물 안에 방 하나 들어 있는 수준이지만 가정집인지 가게인지 구분이 안 되는 이곳이 여당이라는 생각을 하자니 딱히 뭐라고 할 말이 나오지 않는다. 이 길을 따라 조금만 벗어나면 앙코르 와트가 나온다. 이런 지역은 밀림 지대가 아니라는 의미에서 시내라고 할 수 있지만 소위 말하는 다운타운이 캄보디아에도 있다.
한국이 진출해 있는 은행을 포함해 은행도 몇 개 있고 밤이 되면 휘황찬란한 불이 켜지는 곳, 우리로 말하자면 ‘먹자골목’이 캄보디아에도 있다. 한국인을 포함해 각 나라 외국인들은 날이 어두워지면 이곳으로 몰려든다. 번쩍거리는 야시장도 있고 캄보디아의 대표 맥주인 앙코르도 마실 수 있으며 악어 머리 말린 것도 파는 으스스한 먹자골목의 풍경은 밀림 속 거친 자연에 노출된 캄보디아인들의 삶에 견주면 지나치게 낯설다. 현대식으로 지어 올렸고 이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도 있는 대형 슈퍼마켓과 밀림 속 수상가옥이 공존하는 캄보디아의 오늘날의 모습은 말 그대로 모순 그 자체다.
비포장 거리를 달리면서 눈에 들어오는 시내 거리 풍경 동영상을 보며 생각해보자. 캄보디아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경제적 불평등이라는 표현이 식상할 정도로 들리는 오늘날 캄보디아도 결국엔 훗날 문명이 자연과 문화를 압도하는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캄보디아만이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 제일 크다는, 저 바다같이 드넓은 톤레 삽 호수 위에 펼쳐진 구름은 미래의 캄보디아에게 지금 어떤 말을 건네주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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