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법원이 변홍철 청도345kv송전탑반대책위 집행위원장과 이상옥 씨에 대한 경찰의 구속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2년 만에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 재개된 한전의 송전탑 건설을 저지하다 업무방해 혐의로 연행됐다. 이날 함께 연행된 8명은 22일 저녁 모두 석방됐다.
변홍철 집행위원장과 이상옥 씨는 석방 직후 삼평리 송전탑 공사장 앞에서 열리던 <삼평리에 평화를> 출판기념회 및 투쟁문화제에 참석했다. 삼평리 주민과 연대단체 회원 100여 명은 석방된 이들을 껴안고 “삼평리에 평화가 올 때까지 싸우자”고 외쳤다.
이날 저녁 8시부터 열린 출판기념회와 문화제는 자발적으로 삼평리에 달려온 예술가와 청년광장 희망투어단이 주민들과 함께 했다. 청소년인문학공동체 강냉이는 <삼평리에 평화를>을 낭독하며 송전탑 건설로 시름하는 주민의 마음을 보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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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인문학공동체 강냉이는 <삼평리에 평화를> 구절을 낭독하며 삼평리 주민들의 마음을 보듬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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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학생들로 구성된 청년희망투어단이 23일 오후부터 삼평리를 찾았다. 이들은 24일 오후까지 삼평리에 머무르며 함께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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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스카웨이커스의 정세일 씨가 삼평리를 찾아와 공연하고 있다. | | |
백창욱 청도대책위 공동대표는 “어제 연행자가 석방됐지만, 오늘 다시 4명의 연행자가 나왔다. 그렇지만 오늘 이 자리는 대학생 40여 명이 투쟁에 함께해 힘을 주고 있다”며 “삼평리에 평화가 찾아올 때까지 힘을 내자”고 말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정의평화위원장 김영호 신부는 “고향을 지키고 땅을 지키는 주민들의 이야기는 송전탑 뿐 아니라 평화를 심고 핵발전을 끝내는 운동”이라며 “이 싸움에서 우리가 지치지 않는다면 끝내 평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평1리 주민 이억조(75)씨는 “나는 철탑이 무섭다. 농성장에 가면 농성장에 나타나고, 집에 가면 집에 나타나고, 밭에 가면 밭으로 따라온다. 이 무서운 걸 꼭 세워야 하나. 열심히 싸우면 평화가 오겠지”라며 “한전아 물러가라, 삼평리에 평화를”을 외쳤다.
저녁 10시 20분께 문화제를 마친 이들은 농성장 앞 노상에서 노숙을 이어갔다.
한전은 이날 송전탑 공사장 주변에 3m 높이의 펜스를 치고 공사장을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 오후 3시경 송전탑 공사 자재를 나르는 헬기 운행 중단을 요구하던 주민과 시민단체 회원 4명이 업무방해죄로 경찰에 연행돼 조사 중이다.
한편 공사 진행 과정에서 한전 직원과 경찰이 주민을 폭력적으로 연행했다는 문제가 제기되자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사무소에서 삼평1리 현장을 방문해 조사 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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