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도서관 탐방] (1) 지묘동 한들마을도서관

대구 지묘동 한들마을도서관 주민 속으로 더 가까이
뉴스일자: 2014년05월30일 23시30분

[편집자 주] 빼곡하게 들어찬 책장에 주눅이 들기 쉬운 대형도서관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책과 친해지는 것도 어려운 데 먼 거리를 찾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마을 속 작은 도서관이 속속 만들어지고 있다. <뉴스민>은 대구지역 마을도서관과 이를 가꾸어 나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 독자들과 나눌 예정이다. 우리 마을 도서관을 알리고 싶은 이들은 뉴스민(newsmin@newsmin.co.kr, 010-6530-0027)으로 연락을 부탁한다.

팔공산 자락 고려개국공신 신숭겸 사당에서 동화천 건너, 아파트 단지 사이 상가건물 2층에 자리한 한들마을도서관은 지난 24일(토) 개관 9주년과 더불어 이전 개관식을 열었다.
▲자원활동가 채현지, 이영미, 이영남, 이세나, 윤미경, 한현희
 
2005년 5월 25일 개관한 도서관은 공산농협 서부지소 3층에 있었다. 그러던 지난해 말, 마을도서관에 폐관 위기가 닥쳐왔다. 개관 때부터 무상으로 공간을 내줬던 농협이 이전을 요구한 것이다. 건립기금을 꾸준히 준비했지만, 보증금과 임대료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 10년 역사가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였다.
 
위기가 닥치자 도서관을 만들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나섰다. 돌이켜보면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됐다. 모아둔 건립준비금에 십시일반 후원금을 더하니 보증금과 이전비용을 댈 수 있었다. 그리고 5월 12일(월) 도서관은 다시 문을 열었다.
 
개관식이 열리는 날, 열람시간이 끝나자 자원활동가들은 직접 마련한 음식을 차렸다. 도서관 이전을 축하하는 발길도 이어졌다. 개관식엔 책 읽는 어린이와 과제하는 청소년도 자리를 지켰다.
 
사무국장 김민자 씨는 “이사가 새벽에야 끝났지만, 불평 하나 없었던 이삿짐 가게 아저씨들, 벼룩시장에 참여한 주민들, 책상과 의자를 제공한 학원, 모금으로 간판을 달아준 사람들, 도서관을 만들 때부터 힘을 보탠 주민들... 모두모두 고맙습니다”라며 도서관 설립과 이전에 도움 준 이들의 이름을 일일이 소개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모두가 이웃이었고, 모두가 유명인사가 됐다.
 
▲자원활동가 윤미경, 사무국장 김민자
               
올해부터 도서관을 이끄는 2대 관장 송영란 씨는 “새로 옮긴 곳이 주거지역과 더 가깝다. 창밖에 보이는 풍경도 아름다운 곳이다. 책읽기 딱 좋은 도서관이다. 마흔 명이 넘는 자원활동가와 마을 사람들, 후원금과 물품으로 도움 준 많은 분이 있어서 도서관을 지킬 수 있었다”고 말한다.
 
도서관은 2층 열람실과 5층 교육실로 나뉘어 있다. 공공도서관 면적 기준을 맞추려면 한 층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열람실 서가는 어린이, 청소년, 성인으로 배치하고 탁자도 구분했다. 책뿐만 아니라 DVD 자료도 눈에 띈다.
 
주중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수요일은 20시까지 연장한다. 토요일은 오후 2시에 문을 닫는다. 자원활동가들이 짬을 내어 운영하는 탓에 공립도서관보다 이용시간이 짧다. 도서 열람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나, 회원 가입을 해야 한다. 연 2만 원의 회비가 있다. 일본어, 한자, 고전문학 읽기, 서양 철학 읽기 강좌가 일상적으로 열린다. 독서여행, 야생화 나들이, 가족 영화의 밤, 생태체험, 문화축제 등의 특별행사도 연다. 이 행사 대부분은 주민들의 재능기부로 진행한다.
 
한들마을도서관은 자연환경은 좋으나 문화시설이 부족했던 대구 동구 지묘동(한들 마을)에 마흔 분이 넘는 주민들이 힘을 보태 세운 마을도서관이다. 설립자는 유정실 씨로 초대관장을 맡아 2013년까지 근무했다. 지묘초등학교 교장을 정년퇴임한 유 씨는 준비금으로 천만 원을 내놓아 설립을 이끌었다. 그럼에도 도서관의 소유를 주장하거나 출자금 반환도 요구하지 않고 자리에서 물러나 자원활동가로 남아 주민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사립공공 한들마을도서관
대구광역시 동구 팔공로 101길 47(지묘동)  전화 및 팩스 : 053-985-1513
▲ 초대 관장 유정실, 2대 관장 송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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