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맞아 '봄날의 작은 음악회' 여는 추영경, 황성재 부부

6월 2일 저녁 우봉아트홀, 무료 입장
뉴스일자: 2014년05월28일 15시25분

오는 6월 3일 두 번째 결혼기념일을 맞는 추영경(34)·황성재(39) 씨 부부는 서로에게 기념 선물을 주거나 여행을 가는 대신 함께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300석 규모의 공연장도 빌렸다. 주변 이웃을 주로 초대할 예정이다. 이 음악회를 위해 두 달 전부터 짬을 내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이들의 준비과정과 실력을 보면 부부끼리 만족하는 작은 이벤트로 치부하기엔 아깝다.
 
황 씨는 시민단체 우리복지시민연합에서 일하고 있다. 또, 천주교 신자로 구성된 ‘밥 밴드’의 보컬이자 기타연주자이기도 하다. 황 씨는 큰 무대뿐 아니라, 십여 명 남짓한 거리에서 노래하는 것도 마다치 않는 ‘가객’이다. 추 씨는 대학원에서 성악과 지휘를 전공한 후 성악지도와 연주자의 길을 걷고 있다.
황 씨가 김광석의 노래를 좋아하는 터라, 방천시장 김광석 거리에 자리한 까페 ‘플로체’에서 이들 부부를 만났다. 함께 음악회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도 샘이 나는데, 까페에 들어선 부부는 유화를 배경 삼아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부부는 어떻게 음악회를 열 생각을 했을까. 추 씨가 음악회를 열어보자는 의견을 냈고, 결혼 1주년을 그냥 보낸 게 아쉬웠던 남편 황 씨는 맞장구를 쳤다. 직업으로 음악을 하는 추 씨지만, 어떻게 용기를 냈을까.

추 씨는 “작년 봄부터 가을까지, 계산성당의 길거리 음악회에 참여했다. 매주 목요일 낮 한 시간 동안 열렸고, 가곡을 불렀다. 어르신들의 호응이 좋았다. 그래서 남편이랑 같이 할 수 있는 음악회도 하고 수익금이 생기면 소외된 이웃을 도울 수 있겠다 싶어 준비를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부부가 마음을 합치니 그다음부터는 빠르게 진행됐다. 배짱 좋게 300석 규모의 공연장도 빌렸다. 공연을 위한 비용을 계산하니 대략 200만 원이 필요했다. 하지만 입장료는 받지 않기로 했다. 거액의 후원자라도 있는 걸까.
 
“(웃으며) 여윳돈은 챙겨놓지 않아서 없고, 예전에 일했던 자원봉사능력개발원과 계속된 인연으로 후원을 받아 비용에 보탠다. 유료공연으로 해서 수익금으로 자원봉사능력개발원에 전달해 쪽방이주민들을 위해 후원을 하기로 했지만, 첫 번째 공연이기도 하여 무료입장으로 하고 참석하시는 분들에게 공연의 취지를 알리고 후원금이 들어오면 전달하기로 했다. 공연자체에 자원봉사능력개발원 홍보를 넣지도 않았는데 뜻을 이해해줘서 고마운 마음이다”라고 황 씨는 말했다.

세션 연주자들은 이미 섭외를 마치고 막바지 연습중이다. 뜻이 있는 음악회를 여는 부부의 마음에 공감했기 때문이었다.

황 씨는 “우리가 뭐 그리 유명인도 아니고... 호응이 좋으면 다음 번에는 입장료를 받아 기부를 하는 것도 생각해 보겠다.(웃음) 그리고 (관객들은) 축하 케이크나 화환 대신에 후원금으로 주면 좋겠다. 기부할테니”라고 호탕하게 말했다.
음악회 이야기를 뒤로하고, 방천시장 내 막걸릿집으로 옮겼다. 부부의 연애와 결혼에 이르는 이야기를 캐묻기에는 막걸리 한 사발이 적격이었다.

추 씨는 “요즘 유행하는 말처럼, 우리도 성당 오빠와 동생으로 만났다. 동촌성당에서 청년 밴드를 만들 때였다. 성당 뒷마당 연습실에서 처음 봤다. 첫 모습이 강렬했다”고 기억을 끄집어냈다.

그러자 황 씨는 “아는 형이 불러서 밴드에 참가했다. 2000년 10월이었다. (추 씨) 뒤에서 빛이 나더라(웃음). 그리고는 2001년 5월 1일, 망우당 공원에서 연애를 시작했다”며 맞장구쳤다.

그렇게 11년 동안 연애를 이어갔고, 2012년 6월 3일 결혼했다.

추 씨는 “연애 때부터 결혼을 꿈꾼 건 아니다. 황의 힘든 시기를 보면서 걱정했으나, 받아들이기로 했다. 헤어지는 건 못 하겠더라. 난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황 씨는 “나는 연애할 때마다 결혼을 꿈꿨다. 젊은 시절 학업도 중단하고, 4년을 아등바등 해보니 인생을 관조하게 되더라. 저금도 안 하고 산다. 다만 카드값은 신경 쓴다”고 말했다.

카드값이 무서운 황 씨의 말마따나, 이들 부부는 고정적인 수입이 많지 않다. 하지만 각자가 하고 싶은 일을 지지하며 살아간다. 결혼 전 교육대학원을 다닌 추 씨는 다시 대학원을 다닌다. 이번에는 지휘가 전공이다.

황 씨는 “어차피 공부할 거면, 원할 때 하자고 했다. 내가 사고 싶은 것도 사면서. 특히, 기타다. 다만, 포기를 바라는 마음도 살짝 있어서 한 번 더 묻기는 했다. 등록금은 기타보다 훨씬 비싸니까”라고 살짝 꼬리를 내렸다.

그러자 추 씨가 웃으며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며 공부하겠다고 했다. 남편도 비싼 기타를 두 개나 샀다. 혼자서 제주도 여행을 두 번이나 가고, 라오스도 다녀왔다”고 맞받아쳤다.
 
티격태격하다가도, 이내 서로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부부, 샘이 나서 ‘앞으로도 지금의 행복이 지속할까’ 물었다. 이구동성으로 “있는 그대로, 물 흐르는 대로 살 테지만 앞은 알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우문현답이다.
 
추영경, 황성재 두 부부가 여는 ‘봄날의 작은 음악회’는 결혼기념일 하루 전날인 6월 2일(월) 저녁 7시 30분 우봉아트홀에서 열린다. 추 씨가 한국 가곡을, 황 씨가 김광석·백자의 노래를 부른다. ‘내 영혼 바람되어’와 ‘살짝이 옵서예’ 두 곡은 듀엣으로 연주한다. 권경아, 박시연 씨가 피아노를, 김태호 씨가 전자기타를, 서혜림 씨가 바이올린, 배단비 씨가 비올라 연주를 맡았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newsdg.jinbo.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