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잡귀들 물렀거라···철탑 안 들어오게 막아주십시오”

[현장]삼평리 평화 기원 대동장승굿
뉴스일자: 2014년03월01일 23시43분


▲밀양 송전탑 반대 주민을 반갑게 맞는 청도 삼평리 주민

3월 1일, 수년간 한전의 송전탑 건설 시도에 맞서 싸워온 경북 청도군 각북면 삼평1리에서 송전탑 공사 갈등의 평화로운 해결을 기원하는 대동 장승 굿판이 열렸다.

이날 오후 2시, 결성 1주년을 맞는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대책위)는 삼평1리 23호기 송전탑 공사 중단현장 인근에서 4시간가량 굿판을 진행했다. 굿판에는 200여 명의 대구 경북 시민이 참여했다.

열림 굿이 시작되면서 어수선히 서 있던 참가자들은 흥이 돋기 시작했다.  길놀이가 시작되자 흥겨운 장단을 맞추는 풍물패가 선두에서 마을 곳곳을 훑었다. 마을 경로회관을 지나 가촌댁과 성곡댁의 앞마당에 들렸을 때 가촌댁과 성곡댁 할머니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정성스러운 몸짓을 보였다.


 

할머니들이 ‘방지’이라 부르는 곳에는 당산나무가 한 그루 있다. 풍물패가 당산나무에 이르자 할머니들은 앞에 보이는 산꼭대기를 향해 한 번, 당산나무에 두 번 절을 했다. 당산나무는 할머니들이 태어나기 전, 할머니들의 어머니가 태어나기 전에도 그 자리에 있었다고 한다.

“천왕당 큰할아버지, 당산 작은 할아버지 여기에 철탑이 안 들어오게 꼭 막아주십시오. 이 동네를 지켜주시길 바랍니다"


 
풍물패는 송전탑 공사 강행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평화공원에 이르러 장승맞이굿, 장승세우기, 장승 고사를 차례로 진행하고 뒷굿까지 치렀다. 삼평리 할머니들이 뒷굿에서 노래 공연을 선보이자 참여 시민들이 제각기 일어서 춤사위를 자랑해 큰 호응을 받았다.
 
밀양 주민 이남우 씨는 “삼평리 주민들이 정말 존경스럽다. 탈핵탈송전탑 장승과 생명평화평등 장승이 선 것은 우주에서 삼평리가 처음이다”며 “삼평리 주민들은 나라가 가난했던 시절 고된 노동으로 가난을 몰아낸 주인공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씨는 “권력자와 재력가들 배은망덕하다. 고압송전탑 공사에 혈안이 돼 산 사람을 잡는다”며 “돈보다 사람이 중요하지 않은가”라고 꼬집었다.
 
백창욱 대책위 공동대표는 “송전탑이 건설되면 이 노선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선하지보상 때문에 한전에 영구임대 돼 추후 한전은 얼마든지 송전탑과 전깃줄을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대표는 “삼평리 송전탑 공사 재개가 임박해 있다”며 “관건은 마지막 한 기를 막는 것이다.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고 언제든지 시민들이 와서 막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한편, 한국전력공사 대구경북개발지사는 대책위 활동가, 삼평리 주민 등 총 23명을 상대로 공사방해금지가처분신청 했다. 대구지방법원은 이를 일부 인용해 ‘피신청인들은 송전탑 공사를 방해하는 일체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위 명령을 위반할 시 위반일수 1일당 각 20만 원씩 지급하라’고 2월 17일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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