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이 지난해 12월 Wee프로젝트 전문상담사 계약종료 통보 이후 전문상담사 고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아 신학기 위클래스 운영에 차질이 빚게 됐다. 또, 경북교육청이 계약종료를 통보받은 전문상담사 121명에 대해 강화된 자격 요건을 제시하며 무기계약을 회피하고 있어 사실상 대량 해고사태가 벌어졌다. 전문상담사 노동자들은 17일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경북교육청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전문상담사 “무기계약 전환 회피 위해 상담사 해고”
경북교육청 “채용 조건 강화돼, 전원 고용승계는 불가”
2009년부터 업무를 시작한 전문상담사는 2012년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위클래스 도입으로 확대 운영됐다. 2013년 경북은 191명의 전문상담사가 일했다. 130만 원이라는 적은 급여와 매년 10개월짜리 계약을 지속해오던 전문상담사들은 지난해 7월 기쁜 소식을 접했다.
지난해 7월 30일 교육부가 ‘1년 이상 상시·지속적 업무 담당자 무기계약 전환’을 발표한 것. 당장 월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10개월짜리 계약을 해마다 반복하는 불안감은 떨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기쁜 소식은 ‘해고’라는 칼이 되었다.
194명 가운데 무기계약 전환이 이루어진 전문상담사는 고작 13명이었다. 121명은 지난해 12월 31일 계약만료 이후 무기계약 전환은커녕, 재계약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 2월 말일자로 계약이 만료되는 60명도 무기계약 전환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에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북지부는 17일 오후 1시 경북교육청 앞에서 “2013년 전문상담사 전원 고용승계하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포항 위센터에서 일하다 해고를 통보받은 류정수 씨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근무했다. 임상경력도 인정받았다. 채용 당시 자격요건을 다 채워 5년 근무했는데, 이제 와 무기계약을 피하려고 자격요건에 미달한다고 말한다”며 “상담을 하며 자존감 있는 아이로 키우자는 게 신조였다. 그런데 이제 저 스스로 자존감이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은 교육부지침상 자격요건이 강화돼 전원 고용승계는 어렵다는 견해다. 경북교육청 생활지도과 윤성학 장학사는 “인력수급상 자격이 강화돼 어쩔 수 없다. 올해 신규채용을 해 1년 근무 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2014년 전문상담사 채용 조건은 전문상담교사자격, 전문상담사 2급 이상, 사회복지사 1급 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기존 전문상담사들의 요구는 자격 요건을 낮춰달라는 게 아니다. 2년 이상 근무한 이들은 2012년, 2013년 자격기준에 충족해 일해온 터라, 고용승계 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달라는 것.
최상훈 학비노조 경북지부 조직국장은 “갑자기 재계약 시점에 자격기준을 강화하고 기존에 근무하던 노동자를 나가라는 것은 무기계약 회피로밖에 볼 수 없다”며 “가령 10년 전 공무원 채용시 요구하는 영어 점수와 현재 요구하는 점수가 다르지 않으냐. 그렇다고 일하던 사람을 쫓아내느냐”고 말했다.
경북지역 3월 위클래스 운영 불투명
경북에 위클래스가 설치된 곳은 341개교. 67억 원이 들었다. 노조의 전문상담사 고용승계 요구에 경북교육청이 묵묵부답인 가운데 경북지역 위클래스는 3월 신학기에 맞춰 운영이 어렵게 됐다. 지난해 전문상담사가 배치되지 않았던 곳은 물론이고, 기존에 전문상담사가 있던 학교도 3월 중순경이 지나야 전문상담사 배치가 가능하다.
윤성학 장학사는 “3월 신학기에 맞춰 전문상담사 배치는 어려울 수 있다. 3월까지 열흘 정도 남았는데, 학교에 전문상담사 채용 공문도 아직 보내지 못했다. 최대한 노력해서 3월에는 위클래스가 정상 운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상훈 조직국장은 “교육부에서 교육청에 항목별로 총액을 내려보낸다. 교육부는 467명의 전문상담사 인건비를 책정해 교육청에 내려보냈다. 하지만 이를 사용하는 것은 교육감의 의지에 달려 있다”며 “기존근무자에 대한 고용승계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교육청이 무기계약 회피를 위해 신규채용만 고집함으로써 노동자와 학생들만 피해를 당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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