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압수수색영장 없이 민주노총 중앙본부를 강제 진입한 이후 대구지역에서 세 번째로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등 50여 개 노조·시민사회단체 소속 조합원과 대구시민 총 700여 명은 26일 오후 4시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 모여 ‘철도총파업승리 민주노총폭력침탈 박근혜정권퇴진 대구지역총력결의대회’를 열었다.
민주노총 중앙본부 강제 진입과 이로 촉발된 28일 총파업을 앞둔 시점이라 결의대회를 열기가 넘쳤다.
이남진 민주노총 대구본부 조직국장은 “국민의 발인 철도를 박근혜 정권이 재벌에게 팔아넘기려 한다. 여기서 철도 민영화를 막아내지 못하면 철도뿐만 아니라 의료, 가스, 물도 막아낼 수 없을 것”이라며 “28일 일하는 노동자 모두 일손 멈추고 서울로 총파업하러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본부장은 “박근혜 정권의 종말이 눈에 보인다. 철도 민영화 반드시 막아내고, 박근혜 정권 퇴진시킨다는 자신감 가득하다”며 “우리 노동자의 심장이자 상징인 민주노총을 짓밟아 중도우파라고 자임하는 한국노총 조합원들도 함께 투쟁한다고 결의 밝혔다. 정권의 종말이 눈앞에 있다”고 말했다.
노금호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은 “철도는 공공재다. 공공재가 자본의 논리로 효율화한다는 얘기는 시민들의 삶을 위한 것이 아니다. 70% 이상이 실업자이고 그나마 20%는 저임금 노동자인 장애인에게 철도는 생존권과 같은 의미다”며 “대구시민도 민영화 않겠다는 말에 속고 있으면 안 된다. 독재자가 자기 얼굴을 전면에 비치며 거짓말을 해도 쉬쉬하고 있다. 더 격렬하게 저항하고 분노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병석 철도노조 부산지역본부 대구열차승무지부장은 “철도노동자의 요구는 민영화 하지 않겠다고 법제화하라는 것이다. 서성환 국토부 장관은 못하겠다고 한다. 당연히 한미FTA 때문에 그렇게 할 수가 없다”며 “철도가 뚫리면 가스, 물, 전기할 것 없이 거대 다국적기업이 들어와 자원을 쏙쏙 빨아먹을 것이다. 철도노동자들이 끝까지 투쟁해서 모두 지켜낼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대회를 지켜보던 프랑스인 쥴리앙 쉰들링(31) 씨는 “한국이 정확히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영국의 경우 민영화가 분명히 실패했다. 놀라운 것은 국민의 반대 여론에도 노동자 단체를 무력탄압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너무 충격적이다”며 “정당한 파업이었는데도 경찰이 무력으로 통제하려는 것은 민주주의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공권력 남용을 지적하는 분위기였다. 대구시민 정혜윤(19) 씨는 “경찰도 국민이다. 경찰복 벗으면 평범한 국민인데 국민에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는 모습은 무슨 이유에서도 도저히 옳은 행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결의대회가 끝난 오후 다섯 시 이십 분, 이들은 대구백화점 앞에서 구 한일극장 앞과 중앙네거리를 거쳐 대구역 앞 광장까지 행진했다.
대구역 앞 광장에서 이들은 마무리집회를 열었다.
동화주택 불법하도급 중단 투쟁 과정에서 구속됐다가 오늘 석방된 이길우 건설노조 대경본부장은 “건설노조 투쟁도 본부장이 구속됐지만 승리했다. 철도도 마찬가지다. 민주노총을 침탈하고 위원장을 구속한다고, 철도노조 위원장을 구속한다고 투쟁이 꺾이지 않는다”며 “건설지부 전 조합원은 28일 총파업으로 전 조합원이 서울로 가도록 결의했다.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대구시민이 만든 박근혜 대통령, 이제 대구시민이 끌어내야 한다. 우리가 앞장서서 철도 파업을 승리로 이끌고 민영화를 막아내자”고 말했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newsdg.jinbo.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