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주택-건설노조 합의, 고공농성자 58일만에 땅을 밟다

단협체결, 건설노조 3팀 직고용,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합의
뉴스일자: 2013년12월06일 14시39분

불법하도급 철폐를 요구하며 동화아이위시(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 건설 현장에서 50m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이던 건설노동자 3명이 6일 오전, 58일 만에 땅을 밟았다. 곧바로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돼 건강검진을 받고 있다.

▲배진호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조직부장
▲박경태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금호지구장
▲권오준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 수석부지부장

건설노조 대구경북건설지부와 동화주택, 석종건설은 5일 저녁께 ▲민주노조 인정, 동화주택 현장 5팀 가운데 건설노조 조합원 3팀 직고용 ▲건설노조와 임금단체협상 체결 ▲쌍방 민형사상 고소고발 취하 등에 합의했다. 11일, 21일, 31일 차례로 1팀씩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공사현장에 투입돼 일을 시작한다.

건설노조는 지난 10월 10일 배진호 대경건설지부 조직부장, 13일 권오준 수석부지부장, 박경태 금호지구장이 불법하도급 업자 퇴출과 단체협약 이행을 요구하며 50m크레인에 올라 58일간 고공농성을 벌여왔다.

3명의 농성자가 땅을 밟는다는 소식을 접한 건설노조 조합원 1,000여 명은 오전 10시부터 동화주택 현장 옆 도로에 집결해 농성자들을 맞이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지역지부, 성서공단노조, 금속노조 삼우정밀지회, 와룡배움터, 경산이주노동자센터도 농성자 맞이를 함께했다.

두 달여간 땅을 밟지 못해 건강 상태가 좋지 못한 탓에 농성자 모두가 땅을 밟기까지는 1시간가량 걸렸다.

이해근 건설노조 대경건설지부 비상대책위원장은 “100% 마음에 드는 합의 내용은 아니다. 그렇지만 어용노조의 분열책동에도 민주노조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이 투쟁 승리의 여세를 몰아 민주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현장에서 다시 투쟁을 준비하자”고 말했다.

건설노조가 함께 연대 투쟁을 벌였던 칠곡경북대병원 해고자, 의료연대 민들레분회 조합원들은 떡과 생강차를 건설노조 조합원과 함께 나누어 먹었다.

▲배기숙 씨(왼쪽), 이계옥 씨(오른쪽)

칠곡경북대병원에서 해고됐다가 얼마 전 복직에 합의한 배기숙 씨는 “건설노조가 연대하는 싸움은 반드시 이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함께 투쟁해 온 동지들이 있어 너무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계옥 의료연대 민들레분회장은 “2달간 경북대병원과 교섭하느라 건설노조 투쟁 현장을 자주 찾지 못했다. 하루 파업 끝에 단협 체결 후 지지방문 하려던 차에 합의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합원들과 부둥켜안고 울었다”며 “건설노조가 깨지면 민주노총이 다 깨지는 거 아니냐. 이렇게 싸워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송찬흡 건설노조 대경건설기계지부장은 “건설노조가 싸운 덕에 한국노총이 떠났고, 회사는 덕을 봤다. 동화주택이 건설노조하고 일하니 부실과 불법이 없을 거라는 이미지를 얻게 될 것”이라며 “노동이 존중되고 신명나는 건설현장을 만들자”고 말했다.

크레인에서 내려온 농성자 3명은 곧바로 구급차에 실려 대구의료원으로 이송됐다. 두 달여간 땅을 밟지 못해 심신이 지친 상태라 입원 여부는 검진이 끝난 6일 저녁께 결정될 예정이다.

한편 경찰은 농성자 3명에 대해 크레인 점거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건강검진 결과에 따라 달성경찰서로 이송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가족을 제외하고는 농성자 3명에 대해서는 면회가 일절 차단된 상황이며, 대구의료원에도 200여 명의 경찰이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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