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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라라비장애인야학교사, 학생의 노래와 난타 공연 | | |
대구 도심에서 장애인들의 축제가 열렸다.
사단법인 장애인지역공동체의 주관으로 이번 달 3일 대구시 중구 대구백화점 앞 상설무대에서 열린 ‘장애인 문화를 만나 축제를 열다’는 장애인이 한 달여간 스스로 준비해서 즐길 수 있는 축제였다.
오후 6시 30분 무대에는 ▲길거리 힙합 모임 유치장의 공연 ▲발달장애인 연극 ‘심청이와 아이들’ ▲영상 ‘종렬 씨의 눈물’ 상영 등과 이외에도 다양한 공연이 있었다.
생소한 공연에 지나가던 시민 200여 명이 발걸음을 멈추고 공연을 지켜봤다. 그중 단연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준비한 연극 ‘심청이와 아이들’이었다. 시각을 잃은 아버지의 눈을 치료하기 위해 발달장애인인 딸이 노래 대회에 나가 입상하고 상금으로 눈을 치료한다는 내용이다. 연극은 다소 어수선했지만, 노래 대회 우승자 발표를 앞두고 대회 사회자를 맡은 연기자가 너스레를 떨며 관객들의 긴장감을 고조시켜, 애정 어린 야유를 받기도 했다.
조민제 장애인지역공동체 사무국장은 “발달장애인분들을 장지공(장애인지역공동체)에서 2년 정도 쭉 봐왔다. 발달장애인은 학교나 부모, 사회로부터 위축되고 억압되는 경우가 많다. 수업이나 일상생활에서도 수동적인 것은 혼나는 연습만 해 왔기 때문이다”며 “올해 처음 연극모임을 시작하며 발달장애인들이 자기표현 연습을 많이 했다. 소리도 지르고 크게 웃어도 보고. 이런 과정에서 억압된 감정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순간도 경험했다. 다 자기 나름의 표현법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달장애인은 진보 지식인에게도 조롱거리가 되곤 했다. 이에 조 사무국장은 “발달장애인들의 표현 방식이나 인지능력이 그 자체로 존중돼야 한다. 진보논객들이 발달장애인을 부정적이고 뒤떨어진 개념으로 쓰는 데에 장애운동가들은 불쾌해하고 있다. 부정적이고 뒤처진 개념으로 합치하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연을 유심히 지켜보던 진유리(17) 씨는 “공연의 완성도도 높은 것 같다. 특히 노래공연에서 랩이 인상 깊다. 장애인 자신의 인생을 담아낸 듯한 가사가 와 닿았다”고 말했다. 또 정주리(22) 씨는 “가장 차별받고 배제되는 사람들이 발달장애인들인데, 스스로 공연을 준비해서 자신들만의 표현으로 연극을 이뤄낸 게 인상 깊다”고 말했다.
전근배 (28) 씨는 “요즘 장애인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는데, 그곳에서는 장애인의 체육 활동에서 장애인이 역경을 딛는다는 동정의 관점으로 비치곤한다”며 “이번 문화제 경우 장애인이 사회의 주체로 살아가고 있다는 인정의 문제가 드러난다. 배제됐던 사람들이 스스로의 문화를 갖고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나왔던 장이다. 공연의 완성도 보다는 전달하는 의미와 준비한 노력을 볼 때 훌륭한 문화제다”고 말했다.
앞서 이들은 주간행사로 ▲전동휠체어 무료 세척 ▲출사 사진전 ▲장애인 야학, 장애인자립생활 선전 등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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