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탈을 쓴 늑대?” 모자복지회 대모의 이면

노동자는 최저임금...대표, 아들, 며느리 연봉 2억원
뉴스일자: 2013년05월29일 15시13분

1972년 전몰군경미망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당시 지역유지와 박근혜 대통령의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 등이 힘을 보태 지산동에 자활공장을 세우면서 미망인모자복지회는 문을 열었다. 지난해 12월 사기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복지회 전 대표 안아무개(78)씨는 지역 모자가정 자활에 힘쓴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모란장을 받기도 했다.

40년 동안 안씨는 모자가정이 생활할 수 있는 목련모자원, 자녀들이 다닐 수 있는 모란유치원 등을 건립했고, 지역의 사별 여성, 비혼모, 이혼녀 등이 자활 할 수 있는 군납공장도 운영했다. 1988년에는 목련장학회를 설립해 지난해까지 미망인 가족 자녀 및 목련모자원 입소 자녀, 공장 종사자 자녀 등 1,464명에게 9억 3,663만원을 장학금으로 지급했다.

▲ 미망인모자복지회 대표이사실에는 1972년 1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육영수 여사와 전 대표이사 안씨가 악수를 하는 사진이 걸려있다.

2011년 여든에 가까운 나이로 대학에 입학한 그를 두고 언론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 미망인의 대모로 치켜세웠다. 하지만 그가 지난해 원단납품 업체에 원단대금을 과다지급하고 12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후 알려진 사실은 미망인 대모의 또 다른 모습이었다.

“회사 적자”라며 노동자 임금 최저임금 유지하고,
안씨, 아들, 며느리 연봉 2억원 받아가

안씨는 십수년간 복지회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약 1억 2천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그가 세운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대부분은 매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아왔다. 28년 동안 이곳에서 일했다는 박정분씨는 “임금 협상마다 안씨는 회사가 적자다. 힘들다고 해서 최저임금 수준에서 임금을 매년 정해왔다”며 “회사가 적자라고 하니까 우리는 우리가 적게 받고 열심히 일할 생각밖에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회사가 적자”라며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안긴 대신 본인은 1억이 넘는 연봉을 챙겼다. 또, 그의 아들과 며느리도 각각 7천 6백만원, 2천 9백만원 가량의 연봉을 복지회에서 받아갔다. 아들 김아무개씨는 2003년부터 올해 1월까지 복지회 이사로 재직하며 연봉을 받았고, 며느리 김아무개씨도 서울 출장소 소장이라는 명목으로 1998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봉을 받아갔다. 그와 아들, 며느리의 연봉으로만 약 2억원이 쓰였다.

▲ 대표이사 안씨, 영업소장 김씨(며느리), 전무이사 김씨(아들)은 상여금을 포함해 도합 연봉 약 2억원을 수령해왔다.

▲ 미망인모자복지회 소속 군납 공장에서 근무한 노동자들은 대부분 100만원 남짓되는 최저임금을 받아왔다.

안씨는 이에 대해 “연봉 1억원은 말도 안된다”며 “월급 400만원 정도를 받았을 뿐”이라고 부인했다. 또 그는 이번 검찰 기소에 대해서도 “원단업체로부터 2010년부터 매월 2천만원 정도 활동비를 받았을 뿐”이라며 “내가 원가조작을 했다는 이야기 자체가 웃긴 말이다. 방사청이 정한 원가로 계약했기 때문에 나는 잘못이 없다”고 해명했다.

“장학활동, 남의 돈으로 생색내기일 뿐”

안씨의 선행으로 여러 차례 언론의 주목을 받은 목련장학회 장학활동에 대해 복지회 관계자는 “적자가 난다는 업체에서 장학사업을 할 수 있는 돈이 어디서 나겠느냐”며 “대부분이 복지회에 들어오는 기업 후원금을 장학사업에 사용한 것이다. 남의 돈으로 생색내기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 관계자는 “여기에서 번 돈으로 포항, 제주도 등에 부동산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40년 일군 이곳을 갱생시킬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안씨를 비판했다.

안씨는 “포항 소유 땅은 남편 유산이고, 제주도 땅은 아들이 구입할 때 구입 대금을 보탠 것일 뿐”이라며 “내가 대표이사로 계속 있었으면 해결이 됐을테지만 대구시가 나를 대표이사에서 내쫓았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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