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노동조건 확보를 위해 21일 총파업에 나선 경산 지역 4개 대학 청소노동자들의 총파업에 지지가 잇따르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대학교수의 지지선언에 이어 파업 이틀째에는 대구경산지역 비정규직노동자들이 지지 선언에 나섰다.
“우리는 유령이 아닌 당당한 노동자”
비정규직노동자 대학 청소노동자 파업 지지 나서
대구경산지역 비정규직노동자들은 22일 오전 경북 경산시 경일대학교 본관 앞에서 4개 대학(경일대, 대구한의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청소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는 파업 중인 대구일반노조 소속 대학 청소노동자 200여명과 공공운수노조 경산청소환경지회, 여성노조 경북대청소환경분회, 의료연대 민들레분회, 건설노조 건설기계지부 등 다양한 직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대구대 학생들이 참석해 대학 청소노동자의 싸움에 연대의 뜻을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2011년 홍익대 경비․청소노동자들이 거리에 내몰리게 되면서 학문의 전당인 대학이 경비․청소노동자들을 얼마나 착취하고 쓰레기 대접을 하고 있는지 알려졌다”면서 “우리는 유령이 아닌 당당한 노동자다. 비정규직의 설움을 떨쳐내고 파업투쟁에 나선 경산지역 대학 청소노동자의 파업을 지지한다”고 지지의 뜻을 전했다.
또, “1년을 일하나 10년을 일하나 딱 최저임금만 받고, 용역업체가 바뀔 때마다 고용불안에 시달려왔다. 왜 우리가 그런 대접을 받아야 하느냐”며 “청소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고민할 줄 아는 대학이 되길 바란다. 대학교 원청사용자들은 청소노동자 처우개선에 즉각 나서라”고 촉구했다.
파업을 진행 중인 청소노동자들은 4월부터 ▲고용 및 정년(만 67세) 보장 ▲1일 8시간 기본급 및 연장근무 수당 보장 ▲1일 5,000원 실근무일 20일 기준 월 10만원 점심 제공 ▲명절, 여름휴가 상여금 지급 ▲노조활동 보장 등을 대학 당국과 경산시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대학 당국은 “청소노동자에 관한 사안은 해당 업체의 권한”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이들의 호소를 외면했다.
파업 2일차...청소환경 업무에 애먹는 대학
학생 “학교가 나서서 청소노동자 근로조건 개선해야”
청소노동자의 파업으로 해당 대학은 벌써부터 청소환경 업무에 애를 먹고 있다.
경일대는 첫 수업이 시작하는 시간대에도 건물 주변이 쓰레기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화장실은 더 심각했다. 수업을 마치고 나온 경일대 2학년생 서모씨는 “그동안 청소하는 아주머니들이 보이지 않아 잘 모르고 지냈다. 학교는 당연히 깨끗한 거라고 생각했다.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도 달라진 모습을 보며 아주머니들의 노동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됐다”고 말했다.
대구가톨릭대는 청소노동자 파업으로 멈춘 환경업무를 행정실 직원과 근로장학생, 학생회 간부들이 대신하고 있다. 대구가톨릭대 3학년 김모씨는 “청소하시는 분들 파업으로 청소에 학생들도 동원됐다”면서 “학교가 먼저 나서 그분들(청소노동자) 근로 조건을 맞춰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학교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를 토로했다.
축제가 진행 중인 대구대의 사정은 타 학교보다 심각하다. 대구대는 대구일반노조 소속이 아니라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10여명의 청소노동자가 청소 업무를 맡고 있다.
이 가운데 대구대 학생들은 파업 전부터 청소노동자들의 근로 조건 개선에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역지사지, 한글로 권리를 쟁취하는 이주노동자와 함께하는 학생모임, 장애인권동아리 레츠는 ‘대구대학교 청소노동자 5대 요구안을 지지하는 학생모임’을 구성하고 서명운동을 진행 중이다. 24일에는 청소노동자들과 간담회도 공개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때문에 2차례 간담회와 경북지방노동위원회 조정에서도 별다른 안을 내놓지 않던 대학도 파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이제야 협상안을 제안하고 나섰다.
22일 경일대와 면담을 진행한 대구일반노조에 따르면 학교 측이 2014년부터 ▲고용 및 정년 보장 ▲1일 8시간 기본급 수당 보장 ▲명절, 여름휴가 상여금 각각 1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안을 내놓았다.
노조는 이 안을 그대로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경일대가 올해(2013년) 적용하겠다고 내놓은 것은 상여금 2차례 10만원 지급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또, 4개 대학이 공동 파업을 시작한 만큼 공통의 노동조건 향상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유다.
한편, 대구일반노조는 파업 3일차를 맞는 23일에는 대구대에 집결해 파업의 정당성을 알려 나가며, 저녁 7시에는 대구대에서 파업 투쟁 승리 문화제를 진행한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newsdg.jinbo.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