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가 기억하는 낙동강과 내성천을 소개합니다

‘생명의 사진전’ 오픈식 열려…“4대강보는 붕괴할 것”
뉴스일자: 2013년03월21일 14시45분

“제가 ‘봉순이’ 신세를 몇 번 졌어요. 그래서 활동 차량 마련 후원회를 한다고 하기에 사진을 내놓게 됐어요. 앞으로도 제가 또 신세를 져야 하니까요” 박용훈 초록사진가가 빙긋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봉순이는 1998년부터 대구환경운동연합(대구환경련)의 발이 되어 대구경북지역 환경문제 현장을 종횡무진 누볐던 대구환경련의 활동 승합차다. 4대강이 시작되자 봉순이는 정수근 대구환경련 생태보존국장과 낙동강 1,300리 곳곳을 숨 가쁘게 달리다 지난 1월 수명을 다했다.

낙동강 곳곳을 비롯해 탈핵 현장, 송전탑 건설 현장 등 대구경북 구석구석을 오가야 하는 대구환경련 입장에서는 보물 같은 가족을 잃은 셈.

대구환경련은 새로운 차량 마련을 위해 봉순이가 그동안 쉼 없이 드나들었던 낙동강과 내성천의 원형 모습과 4대강 사업 이후 망가진 모습을 함께 전시하는 ‘생명의 강 사진전’을 기획했다.

MB정권 출범 이후 낙동강과 내성천을 오가며 그 원형의 모습을 기록한 초록사진가 박용훈씨가 흔쾌히 사진을 기부했다.

▲ 20일 저녁 7시 30분 ‘활동차량 기금 마련과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생명의 강 사진전’ 오픈식이 열렸다.

사진전 오픈식, 송전탑 반대 청도 주민 등 30여명 참석
“낙동강과 내성천은 세계에서도 볼 수 없는 우리만의 아름다운 모래강”

20일 저녁 7시 30분, 대구 중구 남성로 예술창고에서 ‘대구환경련 활동차량 기금마련과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생명의 강 사진전’ 오픈식이 열렸다. 오픈식에는 박용훈 초록사진가, 송필경 대구환경련 공동대표, 송전탑 건설에 맞서고 있는 청도주민을 비롯해 30여명이 참석했다.

▲ 박용훈 초록사진가

박용훈 작가는 “주로 낙동강과 내성천의 본래 모습을 기록한 사진”이라고 전시된 사진에 대해 설명하며 “낙동강과 내성천은 세계에서도 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아름다운 모래강인데 파괴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 여력이 되는 한 앞으로의 모습도 계속해서 기록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작가는 어린 시절 가족, 친구들과 강에서 함께했던 잊지못할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전에도 종종 강을 기록하는 사진을 찍긴 했지만 한반도 대운하를 하겠다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부터는 꼭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으로 낙동강과 내성천을 다니기 시작했다”고 낙동강과 내성천의 모습을 기록하기 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자르강이라고 뮌헨을 가로지르는 강이 있는데, 독일은 이 강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을 진행하면서 10년 동안 타당성 조사, 주민 의견을 청취했고, 10년 동안 공사를 했다”며 “독일이 복원 사업을 한 계기는 보는 강에서 들어가는 강, 체험하는 강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들어갈 수 있는 강을 막아버리고 있다. 저들이 볼 땐 미친 짓”이라고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뮌헨시는 1989년 이자르강의 보를 허물고 콘크리트 제방을 뜯어내는 ‘이자르강 재자연화 사업’에 착수해 뮌헨시를 관통하는 8km 구간 복원 공사를 마쳤다.

▲ 박용훈 작가가 사진 설명을 하고 있다.

이날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에 대한 증언에 나선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은 4대강 사업 이후 벌어진 생태문제, 홍수문제, 보 붕괴 위험 등을 거론하며 “갑오년 고부 군수 조병갑의 만석보가 무너졌듯 4대강보도 인간에 의해서건 자연에 의해서건 붕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국장은 “수문을 닫아두면 녹조가 발생하고 수문을 열면 제방 붕괴 위험이 생긴다. 지난해 녹조 현상이 발생하는 걸 현장에서 직접 보면서 두려움을 느꼈다”며 “물 폭탄이 터지기 전에 재자연화 하는 것이 제대로 4대강을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정수근 생태보존국장이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진전은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며, 대구환경련 활동 차량 마련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후원계좌는 025-05-004784-6(대구은행/대구환경운동연합)이다.


이 뉴스클리핑은 http://newsdg.jinbo.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