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사회학과 황창규 전 삼성사장 교수임용 포기

“편협한 시각” VS “왜 지탄받는지를 숙고하기 바란다”
뉴스일자: 2013년01월23일 18시04분

서울대학교 사회학과가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황창규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 단장에 대한 초빙교수 임용을 포기했다.
 
사회학과 교수진은 21일 성명을 내고 “황창규 박사의 초빙교수 임용에 필요한 제반 행정절차를 중단해줄 것을 본부에 요청했다. 이는 학칙에 의하면 임용백지화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고 밝혔다.
 
지난 달 서울대 사회학과가 황창규 단장을 초빙교수로 임용하려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대 학생들과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은 지난 14일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황창규 단장에 대한 임용은 반(反)노동, 반(反)사회적 경영의식이 서울대학교 교육기조의 일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사진출처: 반올림 홈페이지
 

논란이 커지자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진은 황 단장에 대한 임용을 중단했지만 임용반대에 나섰던 학생들에겐 유감의 뜻을 전했다.
 
교수진은 성명에서 “교수들과의 허심탄회한 내부 논의의 과정을 밟지 않은 채, 학생들은 언론에 돌연히 성명서를 발표해 문제를 기습적으로 쟁점화함으로써 학과 내부의 민주적 소통과정과 기초적 신뢰를 훼손시켰다...황창규 박사의 초빙을 ‘노동을 버리고 자본의 편에 서는’ 것으로 읽어내는 학생들의 편협한 시각에 우리는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에 반올림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 “황 단장에 대한 초빙교수 철회를 환영하지만 교수진이 반올림을 비롯한 수많은 사회구성원의 의견을 왜곡/호도하고 있다”며 사회학과 교수진의 입장을 반박했다.
 
반올림은 논평에서 “황 단장은 최초로 삼성반도체 백혈병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계기인 고 황유미님의 발병(2005년 8월 발병)과 죽음(2007년 3월사망)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인물이며 엄청난 생산 속도경쟁으로 노동자들을 일하는 기계로 만들어 장시간노동과 성과경쟁, 차별경쟁을 불러 일으켜 왔다. 따라서 반도체 생산의 속도전이 낳은 집단 직업병 발병을 비롯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책임져야 할 당사자이며,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올림은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진은 ‘학생들의 편협한 시각’ ‘사회학의 열린 자세’, ‘언론 쟁점화에 앞선 사회대 교수진과의 논의’를 운운하며 학생들의 문제제기에 유감을 표명하기에 앞서 삼성전자 집단 직업병 발병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책임자의 교수임용 문제가 왜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었는지를 숙고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었던 황창규 단장은 사회학과 관련 학위가 전혀 없는 인물로 1년 단위로 계약되는 한시적 직위인 초빙교원이긴 하지만 공학계열 인사가 사회학 교수로 초빙되는 이례적인 경우였다. (기사제휴=뉴스셀)


이 뉴스클리핑은 http://newsdg.jinbo.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