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식힌 와룡공원 “발암물질 없는 성서 만들기”

12년째 이어진 수요공연 “노동자와 함께하는 공감”
뉴스일자: 2012년07월26일 14시34분

매주 수요일은 성서공단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노동자가  잔업이 없는 날이다. 많은 노동자와 그 가족들은 수요일 저녁이면 집 근처 공원에 나들이를 나가곤 한다.  25일 전국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된 이날 저녁에도 많은 성서주민들은 인근 와룡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부모의 손을 잡고 나온 아이들은 와룡공원 바닥분수에서 물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이리저리 뛰어놀기 시작했다.

▲ 25일 저녁 성서와룡공원에서 수요공연 '공감'이 열렸다.

특히 이날 저녁은 ‘성서 노동자 주민 기본권 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성서공대위)’에서 지난 2001년부터 매년 여름 진행해온 수요공연이 있는 날이기도 했다. 성서공대위는 이날 ‘2012 와룡공원 수요공원,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 <공감>’ 2회 공연 <발암물질 없는 성서 만들기>를 이어갔다. 지난 18일 저녁으로 예정되어 있던 1회 공연 <생활임금 그리고 노동기본권>이 태풍 카눈의 영향으로 취소되어 이날 공연은 올해 첫 공연이었다.

김용철 성서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지난 2001년부터 올해로 12년째 여름마다 수요공연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 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대부분 성서공단으로 일하러 가는 노동자고, 그 가족들이다. 그들에게 문화공연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자 공연을 진행해오고 있다”고 수요공연의 취지를 설명했다.

수요공연은 성서공대위를 중심으로 대구지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하는 공연으로 현재는 <공감>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처음에는 <근로기준법을 지켜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다. 김용철 집행위원장은 “근로기준법이 수차례 개악되면서 법 준수만으로는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법 준수 이상으로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안을 주제로 주민들과 함께 ‘공감’하기 위해서 4년전부터 ‘공감’이란 이름으로 주민들을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 좋은친구들의 공연을 지켜보고 있는 아이들

▲ 김용형 금속노조 삼우정밀지회 조합원이 시를 낭송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서는 <발암물질 없는 성서 만들기>라는 공연 주제에서 알 수 있듯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암 발병으로 죽어간 노동자들의 실태를 알리는 영상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이어 노동자 시인 신경현 시인의 <정기건강검진>을 김용형 금속노조 삼우정밀지회 조합원이 낭송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슴이 답답해도 / 뒷골이 뻐근해도 / 병원에 갈 수 없습니다”로 시작하는 시는 아파도 큰 병을 진단받을까 두려워 병원에 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이어 대구대 노래패 봄비와 민중가수 좋은친구들의 노래 공연이 이어졌다.

딸과 함께 나들이를 나온 성서주민 박민숙(가명)씨는 “노래 공연도 보기 좋았고, 근로자건강센터 이야기 같은 좋은 정보도 얻었다”며 “다음 공연 할때도 보러 나올 생각”이라고 공연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 근로자건강센터에서도 함께 수요공연에 참여해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해주었다.

한편, 이날 수요공연에는 지난 4월 개소한 대구근로자건강센터에서도 함께 나와 간단하게 주민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해주었다. 김태업 성서공대위 공동대표는 “근로자건강센터가 4월에 개소했는데 아직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찾는 분들이 많지 않다”며 “무료로 건강상태 체크도 하고 진료도 볼 수 있으니 많이들 이용하자”고 독려했다.

다음 수요공연은 8월 8일 저녁 7시, 전교조 성서초중등지회, 와룡배움터, 새민족교회 등이 주관하며 경쟁교육추방, 무상급식, 평화교육을 주제로 이어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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