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이후 6년, 한이 맺혔다. 분노했다. 왜 똑같이 망치 두드리며 일하는 조합원과 비조합원이 서로 욕하고 싸움질 했나. 직고용 팀이 되면 현장의 권력으로 자리 잡고 그 꼴을 보는 대다수 비조합원들은 욕했다. 너희들만 먹고 사느냐고, 직고용팀은 너희들은 왜 투쟁할 줄 모르냐며 서로 으르렁대고 싸웠다. 이번 파업의 목표는 하나다. 2006년 처럼, 다시 분열되지 않고 흐트러지지 않는 현장의 조직을 만들어 어느 누가 현장으로 들어와도 똑같은, 조직과 질서를 만들겠다”
4월 19일부터 6차례 교섭 진행
사측 5% 인상안 내놓아... 노조, “현장 현실에도 못 미치는 인상안”
이길우 건설노조 대경건설지부장이 400여 건설노동자들을 향해 다짐했다. 25일 대구지역 건설노동자들은 총파업에 돌입했다. 건설지부는 이날 오전 10시 대구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 돌입을 선언하고 오전 11시 국채보상운동공원에서 ‘2012 임금인상쟁취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대경건설노조는 지난 4월 19일부터 대구지역 내의 16개 건설전문업체를 상대로 임금교섭에 들어가 지난 7일까지 총 6차례의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2만 5천원 인상안으로 교섭에 임했으나 6차례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사측은 어떤 임금 인상안도 내놓지 않았다.
이에 8일, 건설노조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 조정 신청을 하고 18일 본조정에 들어갔다. 본조정에 들어가서야 사측은 5% 인상안을 내놓았다. 5% 인상안은 기능공을 기준으로 하루 일당 6,750원이 인상되는 것으로 노조는 “인력부족현상의 심화로 자연스레 대부분의 직종 노동자들이 1만원씩 임금이 인상된 것에 훨씬 못미치는 안”이라고 지적했다
사측이 교섭을 지지부진 끌어오자 노조는 17일 총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총파업 찬반 투표는 22일 72.6%(450명)의 투표율을 기록하며 찬성 93.5%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25일 건설노조는 대구 시내 전역의 17여개 대규모 건설현장과 소규모 현장 등 20여개의 건설현장을 멈추고 파업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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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국채보상운동공원에 400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의 운집해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 | |
“건설노동자의 깡다구를 보여주고 싶다”
이날 총파업 출정식에서 임성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80만 민주노총 조합원이 지지하고 있고, 99%의 민중들이 동지들 투쟁을 지지하고 있다”며 “이리 죽으나 저리 죽으나 매한가지라는 생각으로 총파업에 돌입했다. 마지막에 승리 한다는 각오로 투쟁에 임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찬흡 대경건설기계지부장은 “건설노조는 투쟁을 하면서 발전해 왔다”며 “임금 인상 해달라니까 회사 어렵다고 안해주면서 노동자 감시하려고 수천만원 들여서 감시카메라 다는 건설회사에 건설노동자의 저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노조 조합원 차기진 씨는 “노조를 하면서 하루 8시간 일하는 것이 내 권리요. 일하다 힘들면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내 권리임을 알았다”며 “아주 중요한 내 품삯, 일당은 회사에서 주는 대로가 아닌 물가상승분에 비례하여 최소한 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임금인상을 위해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목수가 하루 일당을 포기하고 파업을 하러 나왔다”며 “파업이 길어질 것이 조금 걱정은 된다. 하지만 동냥해서 식구를 먹이는 한이 있어도 원청사, 하청, 시다오께(하도급), 이것들에 건설노동자의 깡다구를 보여주고 싶다”고 소리 높였다.
이길우 지부장은 “이 파업은 이미 승리한 투쟁이다. 20여 현장을 멈췄고 거기에서 일하는 800여 노동자 중 절반이 이리로 나왔다. 내일이면 더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할 것”이라며 “더 많은 노동자들과 이 자리에서 함께 파업 마무리 하고 싶은 것이 지부장의 욕심이다. 더 많은 노동자들과 함께 투쟁할 수 있도록 더 힘차게 현장을 누빌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용자 편향의 지노위 해체하라”
한편, 이들은 오후 1시 30분부터 대구지방고용노동청까지 행진에 돌입했다. 3시 30분 노동청 앞에 도착한 이들은 “노동청이 자기 할 일만 잘해줬으면 우리는 여기까지 올필요가 없었다”며 노동청 규탄 정리집회를 열었다.
노조는 지노위의 본조정이 결렬되고 난 후 19일 성명서를 통해 “사용자 편향의 지노위 해체”하라며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노조는 “지노위는 9개 업체에 조정을 종료하고 2개월간 교섭을 진행해 온 3개 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시정명령에 따라 노동조합측은 3개 업체들에 다시 처음부터 교섭을 요구하고 창구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지노위의 이런 처사는 다양한 직종이 들어와있는 건설현장의 현실과 맞지 않다”며 “노동법에 동일 사업장 내 두 개 이상 노조 있을 경우 창구단일화로 교섭해야 한다는 이 법은 건설노조의 현실을 묵살하는 노동악법”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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