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가명) 씨는 2년째 환경미화원으로 일하고 있다. 동구 신암 1, 2동이 그의 담당구역이다. 밤 11시 수거차가 있는 차고지에 출근해서 쓰레기 수거를 마치고 퇴근해 집에 돌아가면 아침 10시다. 집에 돌아가면 오물과 먼지를 뒤집어 쓴 몸을 씻기 바쁘다. 근무지에는 손 씻을 시설, 작업복을 갈아입을 공간도 변변하게 마련되어 있지 않다.
“물이 나오긴 하는데 저수지 물 당겨서 쓰는거라서 더러운 물이에요. 세차 할 때만 쓰죠. 옷은 갈아입을 공간이 없어서 차에서 갈아입거나, 미리 입고 나와요” 작업복을 미리 입고 나오면 작업 중 묻는 오물 때문에 냄새가 나는 그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냄새가 나면 사람들이 코를 막잖아요. 자기들이 버린 쓰레기를 치우고 가는데... 그렇게 코를 막을 게 아니라 우리들이 씻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도록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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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일 동구 환경미화원들이 동구청 앞에서 파업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 | |
19일 대구 동구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이 동구청 앞에서 ‘동구청 대행업체 환경미화원 파업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동구는 10년 전부터 생활페기물수집 및 운반 업무를 위탁업체에 대행시키고 있다. 동구 관할 구역을 위탁받은 업체는 모두 세 군데다. 이날은 이 중 두 업체 미화원들이 ▲임금인상 ▲식대 및 목욕비 지급 ▲샤워시설 제공 등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은정 대구일반노조 위원장은 “우리가 잠든 시간에 거리에서, 도로에서 쓰레기를 치우는 이분들의 임금을 보면 과연 이것이 우리의 현실인가 싶어 의심했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전국에서 최초로 생활쓰레기 업무를 민간위탁한 동구의 현실이 대구에서 가장 열악한 노동환경”이라고 규탄했다.
정 위원장은 “정부 고시 임금기준 조차 지키지 않으면서, 그 돈으로 무엇을 했나”며 “그것으로 동구 주민들의 삶이 나아졌나.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환경부는 환경부고시 제2011-147호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 대행계약을 위한 원가계산 산정방법에 관한 규정’을 통해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을 위탁할 경우 미화원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을 규정해 놓고 있다.
고시 제3조(산정방법)에 따르면 환경미화원의 임금은 “행정안전부의 환경미화원 인건비 예산편성참고자료(2008)를 기준으로 산출하거나, 건설협회가 발표하는 시중노임 단가 중 보통인부 노임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노조의 주장에 따르면 동구청은 건설협회의 시중 노임단가가 아닌 제조부분 노임을 적용하고 있다. 고시에 따라 건설협회의 시중 노임단가를 적용할 경우 일당은 76,608원이지만 현재 동구청이 산정한 금액은 제조부분 시중 노임단가 56,130원이다. 이마저도 위탁업체를 거치면서 실제로 환경미화원들이 받는 월급은 173만원, 실수령액은 150여만원에 불과하다.
권택흥 일반노조 조직부장은 “56,130원으로 계산해도 월급이 258만원은 되어야 한다. 백번 양보해서 최저임금으로 계산을 해도 248만원”이라며 정부 고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화원들의 현실을 지적했다.
동구 환경미화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은 비단 임금 수준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위탁업체는 동구청이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식대 10만원, 목욕비 5만원도 대행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동구청 환경청소과 관계자는 “그들은 환경미화원이 아니고, 위탁 청소 용역업체 종사원들”이라며 “경쟁입찰을 통해 용역업체가 정해지고 나면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노조는 “올해 11월에 동구청은 업체들과 단가 계약을 새롭게 한다”며 “이번 단가 계약에서 환경부 고시대로 적용하도록 하겠다고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해 쟁취하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