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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감개론신서 8 | 공감 | 2012년 04월 30일 출간 | | |
1994년 설립된 윤소영의 <과천 연구실>은 지금까지 34권의 이론 신서와 9권의 개론 신서를 펴내 왔다. 고집스럽게 흰 표지 위 앞 면에는 알튀세르의 그림이, 뒷 표지에는 마르크스의 문구가 언제나 박혀 있다.
“우리에게 공산주의란 달성해야 할 미래의 상태가 아니다. 우리는 현재의 상태를 지양하는 현실의 운동을 공산주의라 부른다.”
-『독일 이데올로기』
윤소영은, 그의 말처럼 맑스주의자가 아니라 마르크스주의자이다. 이 말장난처럼 보이는 규정 속에 한국 마르크스주의의 큰 갈래가 갈라진다. 정말이다. 돌아보면 (하지만 너무 진지하게는 말고) 가령 <맑스 꼬뮤날레>는 맑스주의자의 잔치이지 마르크스주의자와는 상관이 없다. (그 차이에 대해서는 언제 다른 책을 소개할 때 이야기해 보자)
윤소영은 철학적으로는 알튀세르와 발리바르에게서, 경제학적으로는 그로스만과 뒤메닐에게서 이론적 기초를 세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역사학 비판』의 내용도 경제사가 역사학 비판의 핵심적 쟁점임을 간단하게 설명한 다음 경제성장사나 사회경제사와의 논쟁을 통해 자본주의의 역사동역학을 구성하는 두 가지 방식, 즉 그로스만의 방식과 뒤메닐의 방식을 비교 설명한다.
그러나, 대부분 강의 녹취록 형식으로 된 그의 책들을 읽다 보면 그의 이론의 전범들이 이들에게만 국한 된 것만이 아니라 너무나 폭 넓은 것에 놀라게 된다. 공부를 하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하는 부러움과 절망감을 동시에 만족시켜 준다. 마르크스가 그러했던 것처럼, 그러나 마르크스가 이론적으로 결여했던 것을 보충하는 <마르크스주의의 일반화>라는 그의 포부는 철학, 경제학을 넘어 인권, 페미니즘, 생태 등등으로 확장되고 근래에는 수학적이고 자연 과학적인 정초로 까지 가려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가끔은 그의 뚤뚤 뭉쳐져 튀어나오는 불친절한 그의 철학적 논의들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된다.
그럼에도 그의 논의들은 많은 자극을 준다. 특히 그는 현재 <진보주의, 인민주의가 확산시키고 있는 ‘무지와 미신’을 논파>하고자 한다. 마르크스의 시대와 마찬가지로, 경제학 비판 없는 철학과 철학 없는 경제학은 공허하다. 우리가 모든 것을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지하지 않기 위해서 ‘알 만큼’은 알아야 하지 않을까? <공감> 출판사의 윤소영의 책들, 『역사학 비판』뿐만 아니라, 이미 나온 『사회과학 비판』 『현대 경제학 비판』 『일반화된 마르크스주의 개론』등도 함께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