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내노라하는 경제학자들이 말을 더듬고,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겨우 한다는 말이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거나 “그것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습니다”였다. 대구사회복지영화제 폐막작으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실체를 파헤치는 <인사이드잡>이 상영되었다. 3일, 5월 30일 개막한 <제3회 대구사회복지영화제(SWFF) “복지, 영화를 만나다”>가 5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했다.
이번 대구사회복지영화제는 지난해보다 400여명 많은 1155명의 관객들이 찾았다. 영화제에서는 개막작 <버스를 타라>를 비롯해 총9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뿐만아니라 <버스를 타라>의 김정근 감독, <다슬이>의 박철순 감독, <말하는 건축가>의 정재은 감독 등 세 명의 감독과 대화의 시간을 진행되었다. <자전거 탄 소년>, <클래스>, <동경핵발전소>, <인사이드잡> 등의 영화에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청해 씨네토크 시간을 마련해서 관람객의 영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데도 일조했다.
신자유주의 금융화 지적한 영화 <인사이드잡> 폐막작으로...
이정우 경북대 교수 씨네토크... “내년에도 꼭 다시 오시라”
 |
| ▲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인사이드잡>을 감상 후 씨네토크에 임하고 있다. |  | |
3일 폐막작으로 선정된 <인사이드잡>에는 이정우 경북대학교 경제학부 교수가 초청되어 한 시간여 동안 미국서부터 시작된 금융위기에 대한 심도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사이드잡>은 월 스트리트의 관계자, 경제학자, 유럽의 주요 재무 책임자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이 직접 보고, 들은 금융위기의 실체를 고발하는 다큐멘터리영화다. 영화는 지난 30년간 경제 마피아들의 의해 미국 경제가 어떻게 망가졌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하지만 전문적인 경제용어들이 자주 언급되어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운 영화이기도 했다. 때문에 이정우 교수와의 씨네토크 시간은 관람객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정우 교수는 “이 영화가 개봉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울까지 올라가 본 기억이 난다”며 “그때는 저를 포함해서 관객이 서너명 뿐이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와서 반갑다”고 감상평을 풀었다.
이어 이 교수는 “영화에서 말하는 것처럼 오바마 대통령은 래리 서머스, 티모시 가이트너 같은 금융위기의 원흉을 중요한 자리에 앉히고 개혁을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제대로 된 개혁이 이뤄질 수 없었던 것”이라며 “아마 미국은 이번 금융위기로 굉장한 고생을 겪을 것이고 중국이나 유럽에 경제 주도권을 빼앗길 것이다”고 전망했다.
또 이 교수는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미국도 IMF에 달려가서 구걸을 했어야 했는데 지금까지 버티는 것은 미국의 달러가 세계통화로 사용되기 때문”이라며 “일찍이 케인즈가 2차 대전 직전 세계경제질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방코르’라는 이름의 세계통화를 만들자고 했던 것을 미국이 반대해서 달러를 세계통화를 만든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한마디만 하면 될 것 같다”며 “내년에도 꼭 다시 오시라”고 말하며 씨네토크를 마무리했다.
SWFF 조직위, “누적관객 1155명... 지난해보다 늘어 성공적”
“복지 범위 확장, 신자유주의나 공공건축, 탈핵까지 다양한 주제 다뤄”
한편, 대구사회복지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올해 영화제에서 복지의 범위를 좀 더 확장하여 신자유주의나 공공건축, 탈핵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의 영화를 상영할 수 있었고, 누적관객도 1155명으로 지난해보다 늘어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은재식 우리복지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상업영화관에서 볼 수 없는 좋은 내용의 영화를 볼 수 있어서 시민들이 많이 호응해준 것 같다”며 “벌써 3회째로 지역사회에 정착되고 있다. 4회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내년에도 개최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계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은 사무처장은 “복지나 더 나은 삶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대구의 많은 시민사회단체, 노동단체들이 싸우고 있지만 의제를 대중과 접촉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다”며 “영화제를 통해서 대중과의 접촉면을 늘려 시민, 민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은 사무처장은 “영화제의 재정적, 인적인 부분을 조직위 참여 단체에 의존하기 때문에 많은 단체들이 참여할수록 부담도 적고, 더 좋은 영화를 많은 시민들과 나눌 수 있을 것”이라며 “조금씩 참여 단체가 늘고 있지만 아직은 사회공공부분단체들이 주”라고 말해 많은 단체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끝으로 은 사무처장은 “대구지역의 대중문화가 확대되기 위해서 상영관과 같은 공공시설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씨눈>도 대구시에서 관리하는 공공시설인데 시설적인 면에서 낙후되었다. 관람객들이 낙후된 시설에 1차적으로는 조직위에 불만을 표출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공공시설을 관리하는 대구시에 대한 실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