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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관리툴 2012년05월30일 13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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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간의 도보순회...”우리의 꿈은 소박하다”
민주노총경북본부 5일 간의 도보순회투쟁을 마치다.

구미=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직장폐쇄, 용역깡패의 폭력, 교섭거부, 7주 간의 묵언수행.
다 나가라, 나가라 다...
지난 3년 간 우리는 너무나 절박했습니다. 직장폐쇄, 용역투입, 기나긴 천막농성 생활, 7주간의 인권유린의 교육 현장. 그 끔직한 현장 우리는 원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꿈은 너무나 소박했습니다.
퇴근하면 집에 돌아와 가족들과 옹기종기 집에 모여 밥 먹고 잠을 자는 것...

▲금속노조 KEC지회 김순희 조합원

24일 구미역 앞에서 열린 ‘KEC 정리해고 사태해결을 위한 구미시민 문화제’에서 김순희 KEC지회 조합원이 낭송한 시의 일부다.

민주노총경북본부는 지난 21일부터 25일까지 4박 5일 간 도보순회투쟁을 진행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도보순회투쟁은 투쟁사업장 요구를 가지고 진행해왔다. 올해는 5일을 구미에 집중했다. 구미에는 2월 75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한 KEC가 있다.

"KEC는 자금 빼돌리기 중단하라"

투쟁단은 22일 오전 KEC 공장 앞에서 출정식을 가지고 순회투쟁을 시작했다. (주)KEC는 지난 2009년부터 경영적자를 겪고 있다고 밝히며 100억 원 가량의 임금삭감이 필요하다고 밝혀왔다. 하지만 정리해고와 3천억 규모의 부동산 개발을 동시에 추진해 노조탄압과 외주화가 목적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최근에는 자회사의 내부거래를 통해 자금을 빼돌리고 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양태근 KEC지회장은 "도부순회투쟁에 앞서 곽정소 일가가 등기이사로 있는 TS재팬이 어떻게 자금을 빼돌리고 있는가 확인하기 위해 조합원 3명이 일본에 원정투쟁 갔다"며 "자본의 꼼수와 투쟁해 현장에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일본으로 건너간 KEC지회는 "TS재팬의 이사들은 죄다 곽정소 회장과 가족관계로 얽혀 있는 이들"이라며 "KEC 생산공장에서 발생한 이익을 유출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투쟁단은  23일 오전 KEC공장 포위투쟁을 준비했다. 포위투쟁을 준비하던 투쟁단은 갑작스레 KEC의 자회사인 구미TSP 공장 앞으로 이동했다. KEC 대표이사인 곽정소 회장이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TSP공장에 방문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전 10시 50분 경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라던 곽정소 회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리해고 배후기업 삼성을 규탄한다"

곽정소 회장을 만나지 못한 투쟁단은 삼성전자 공장 앞으로 이동해 선전전을 진행했다. 이들이 삼성전자를 찾은 것은 KEC 정리해고의 뒤에는 무노조 경영을 앞세우는 삼성이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어진 집회에서 이전락 민주노총경북본부장은 "삼성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20여 명의 KEC노동자가 징계해고 당했다. 조금 전에도 최저임금 관련 선전물을 전해주고 있었는데 퇴근한 사원들이 선전물을 받아보는지 삼성직원들이 채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사람이 목숨을 잃어도 외면하는 삼성의 본 모습"이라고 말했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도 구미를 찾았다.

삼성과 KEC가 무슨관계냐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어 발언에 나선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속사정을 짐작할 수 있다. 김성환 위원장은 "삼성은 지역마다 대책위가 있다. 인사, 노무 대책위 등등... 구미에도 있다"며 "이 대책위를 통해 다른 기업들과 노조를 탄압하는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해가 지고 오후 7시에 '악질 정리해고기업 KEC, 배후기업 삼성 규탄 경북노동자 문화제'가 열렸다. 다양한 문화공연이 이어졌고, KEC 조합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최고령인 김진대 조합원이었다.

"여기 있는 사람들도 삼성의 갤럭시 휴대폰을 애용하고 있을꺼다. 막대한 판매량으로 삼성은 이익을 내고 있다. 삼성이 우리의 별을 훔쳐 불편한 진실을 만들고 있다. 스스로 삼성 브랜드 가치를 비하하고 있는 거다. 그 브랜드에는 노동자의 피와 땀이 서려 있다. 그럼에도 우리를 거리에 내몰고, 많은 노동자들이 백혈병으로 숨지는데도 외면하고 있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이다"

▲KEC지회 몸짓패 창공이 율동 공연을 하고 있다.
▲기타를 만들던 노동자들이 기타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정리해고 싸움을 벌이고 있는 콜트콜텍 해고 노동자들도 구미를 찾았다.
▲대구대 역지사지 학생들도 구미를 찾아 촌극, 노래 공연을 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3일동안 함께 연습한 율동을 하며 정리해고에 대한 스트레스를 몸으로 떨쳤다. 문화제를 마친 투쟁단은 그렇게 삼성전자 공장 앞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참가자들은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소망하는 풍등을 띄웠다.

"노동자 임금을 빼돌리는 건 있을 수 없는 일"

24일 구미역 앞에서는 'KEC 정리해고 사태해결을 위한 구미시민 문화제'가 열렸다. 역사를 지나는 시민들은 걸음을 멈추고 문화제를 지켜보았다. 그 가운데 시작부터 자리를 지킨 한 시민에게 말을 건냈다. ㄱ 씨(60)는 대구의 섬유공장에서 일하다 퇴사했다. 그는 "한국 돈이 일본으로 넘어가서야 되겠나. 그 돈이 다 노동자들 임금으로 나가야 하는거 아니냐"며 "임금 빼돌리는 회사의 사장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같이 일하면 같은 임금을 줘야지. 그래야 노동자들도 일할 맛이 날 거 아니냐"고 말했다.

4일 간의 도보 순회 일정을 진행하느라 문화제 참가자들의 얼굴은 조금 지쳐 보였다. 그러다가도 동료들의 공연에 박수를 보냈고, 시민들의 지지에 힘을 얻었다.

투쟁단은 25일 구미시청에서 집회를 열고 KEC공장 앞까지 도보행진으로 일정을 마쳤다. 일정을 마무리한 이들은 "서로 만나서  힘을 많이 얻었는데 벌써 마쳤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도보순회투쟁으로 정리해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서로 희망이 되고 있었다. 

구미=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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