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해부터 정부는 보건복지부의 '행복e음' 사회복지통합전산망을 통해 부양의무자 소득 및 재산 재조사를 전면적으로 시행했다. 이 조사를 통해 전국적으로 17만여명의 수급자들이 수급에서 탈락되거나 급여가 삭감되는 일을 겪었다. 이로 인해 한 장애아동의 아버지는 자신 때문에 아들이 수급을 받지 못한다고 자살을 하는 등 전국에서 정부의 탁상행정에 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다. <뉴스민>은 정부의 탁상행정이 놓치고 있는 시민들의 ‘삶’을 살펴보고자 한다.
남현수(가명)씨는 왼쪽 팔과 오른쪽 다리가 불편하다. 10년 전 남씨는 퀵서비스 일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이후 이런저런 일을 시도했지만 결국 빚만 쌓였다. “아들놈 학자금 대출까지 당겨서 장사를 했는데...” 결국, 5년 전 파산구제신청을 하면서 인권운동연대와 인연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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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현수(가명)씨가 유인물을 접어 아파트 우편함에 넣고 있다. | | |
최고온도가 31도까지 오른 29일 오후 2시 30분 현수 씨는 오른손에는 지팡이를, 불편한 왼손에는 유인물을 얹고 담당으로 정해진 아파트 단지로 들어섰다. 그는 “내 소개로 주변에 나처럼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수급비라도 받을 수 있게 되면 보람도 있고, 지금껏 도움도 많이 받아서...”라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여러 활동에 참여하는 이유를 밝혔다.
이날 반빈곤네트워크는 영진전문대학 인근에 위치한 평화캠프 대구지부에서 기초생활수급 상담과 기초생활수급제도의 문제점을 알려내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반빈곤네크워크는 감나골나무눔과섬김의집, 민중행동,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인권운동연대, 진보신당 대구시당 등 대구지역에서 빈곤문제를 고민하는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이 모인 연대체다.
서창호 반빈곤네크워크 활동가는 “지난해부터 정부는 보건복지부의 사회복지통합전산망을 통해 기존 수급자들의 수급비를 삭감하거나 아예 탈락시키고 있다. 전산상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인데, 실제로는 전산과 다르게 가족과 관계가 단절되어 있거나 실제로 부양받을 수 없는 상황에 있는 분들이 많다”며 “반빈곤네트워크는 지난해부터 그런 분들의 사례를 발굴해내고 집단이의신청을 통해 원상복구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빈곤층이지만 수급자가 되지 못해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은 2006년 329만명 이후 계속 증가해 2009년 41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8.4%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에는 사회복지통합전산망을 통해 부양의무자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수급자들 중 17만여명이 수급에서 탈락되거나 수급비가 삭감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대구에서도 지난해 1만명이 넘는 기초생활수급자들이 수급 탈락되거나 수급비가 삭감되는 사태를 겪었다.
현수 씨도 지난해 42만원이던 수급비가 11만원 삭감되었다. 그의 휴대폰 통화내역을 조회한 정부는 딸과 통화내역이 많은 것을 문제시 했다. 딸이 실질적으로 그를 부양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맞벌이를 하며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그의 딸은 현수 씨를 부양할 여력이 없다.
서창호 활동가는 “국가가 나서서 가족간 관계 단절을 유도하고 있다”며 “가난을 증명하기 위해서 통화내역까지 제시해야 하는 것은 반인권적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 활동가는 “반빈곤네트워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당하게 수급에서 탈락되었거나 급여가 삭감된 분들의 사례를 모아서 집단이의신청을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빈곤네트워크의 이번 상담 및 캠페인은 29일과 6월 5일 진행되며, 상담을 희망하는 이는 053-290-7474(인권운동연대)나 053-742-1603(평화캠프)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