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 한국은 OECD 국가 중 연간 노동시간이 1위다. 그 덕분인지 산업재해 사망률도 1위다. 아울러 근로복지공단의 산재불승인율은 점점 높아져만 가고 있다. 한국의 노동자들은 장시간 죽음을 각오한 노동을 하고 있는 것이다. 4월 28일은 산재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산재추방의 날이다. 산재추방의 날을 앞두고 <뉴스민>은 노동자들의 산재 현실과 그 목소리를 담은 연속 기획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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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월 19일 오후 4시 산재노동자 증언대회가 민주노총대구본부 주최로 열렸다. | | |
19일 민주노총대구본부는 ‘산재노동자 증언대회’를 열었다. 건설노동자, 사무직노동자, 버스노동자 등 다양한 직업군의 노동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 가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산재 승인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김은미 민주노총대구본부 노동안전국장은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의 편이 아닌 자본복지공단"이라며 산업재해 노동자들을 외면하는 근로복지공단을 비판하며 대회를 열었다.
산재의 사각지대, 특수고용 건설노동자
20년을 목수로 일해 온 건설노동자 권혁구씨는 근무경력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았다. 작업특성상 육체적 부담이 심해 크고 작은 산재에 늘 시달려왔다. 그 때마다 산재신청을 할 수 없었고, 개인적으로 치료를 해온 점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퇴행성병화 산재 승인을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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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재불승인 판정받은 건설노동자 권혁구씨, 권씨는 장기간의 고된 노동으로 어깨가 망가졌고, 수술까지 받았으나 산재승인을 받지 못했다. | | |
권씨는 2009년 서울 건설 현장에서 중량물 취급을 하다 어깨에 심한 통증이 발생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았다. 이후 어깨수술을 받고 산재신청을 했으나 사업주는 승인해주지 않았다. 근로복지공단은 “고용보험 피보험자 현황 등을 확인해본 바 2004년부터 현장근무가 확인되었고, 몇개월간 건설사 대표자로 등록이 되어있던 점을 보아 업무상 재해로 보기 힘들다”고 판정했다.
근로복지공단의 판정은 건설현장의 특수한 구조상 문제를 간과한 결정이었다. 권씨와 같은 건설노동자는 고용보험 적용여부로 현장근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건설현장이 작은 경우 고용보험을 가입하는 않는 경우가 많아, 현장근무 경력이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 더군다나 고용안정센터가 건설노동자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홍보한 것은 2004년부터였다.
이는 목수로 일하다 2010년 산재를 입었으나 불승인 당한 유 모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 였다. 그는 대구시 고가다리 공사현장에서 목공으로 일하다 다리를 접질렀고, 전방십자인대파열로 수술을 받았다.
유 씨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급성 손상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골좌상의 소견이 없으며, 과거력상 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시행한 점, 재해경위 및 외력정도를 감안하면 재해자가 주장하는 일회성 재해보다 장기간에 걸쳐 손상 받은 기왕증으로 판단되어 상기재해와 신청 상병의 의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산재 불승인을 받았다.
권씨와 유씨는 동일하게 건설노동자의 특수성을 인정받지 못한 사례다. 이는 건설노동자가 그동안 노동자로서 누려야할 권리를 누리지 못해왔음을 보여준다. 오랜 기간 동안 건설현장에서 일 해온 노동자들 대부분은 기왕증(과거에 경험한 병력)을 지니고 있다. 또, 중량물을 취급하기 때문에 인대와 관절의 부상이 만성적이다. 또, 건설노동자들은 산재승인에 필요한 모든 서류를 개인이 구비해야만 한다. 건설노동자에게 근로복지공단의 벽은 높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