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 김순자 후보가 대구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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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자 후보와 공공노조대경본부 조합원들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 | |
그는 오후 5시 30분, 공공노조대경본부에서 요양보호사, 간병노동자 30여명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50 넘으니 간병이나 청소 밖에 할 일이 없더라"
한나라당과 정몽준을 지지하던 김순자 씨가 청소노동자가 된 것은 2003년이었다. 그는 "50 넘으니 간병이나 청소 밖에 할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여성노동자가 찾을 수 있는 일자리는 많지 않았다. 청소노동자들은 대부분 용역업체와 계약을 맺고 원청에서 일한다. 간병노동자들은 노동자로 인정 받지 못하는 특수고용직이다.
그가 일을 시작했을 때 월급은 60여만원이었다. 연장근무수당도 없었다고 한다. 노동운동의 메카라는 울산에서 그는 "중공업, 자동차 같은 대공장만 있다보니 우리 같은 작은 곳은 노조하면 안되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틀린 말이 아니다.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조 조직률은 정규직에 비할바가 못 된다.
"2006년 어느날 연대노조 위원장이 노조가입 하자고 했다. 우리도 노조 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할 수 있단다. 경비, 식당, 청소 노동자가 있었다. 밥 달라고 하니까 올해 예산 없어 못주고 내년에 생각해 보겠다고 하더라. 식당 노동자도 조합원이니까 먹으라고 해서 숟가락 들고 3개월 동안 갔다. 그랬더니 학교에서 찾아와서 돈 내놓으라고 했다. 우리는 돈없다, 배째라고 말했다"
그는 2007년 2월 계약해지 통보를 받고 학교측과 싸웠다. 그는 싸워야지만 권리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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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울산과학대 투쟁 당시의 조합원들과 김순자 지부장(왼쪽에서 두번째). 울산과학대투쟁은 지역 연대투쟁이 투쟁 승리에 힘이 됐지만 투쟁 당사자인 과학대 조합원들의 원직복직 쟁취 의지와 단결로 승리한 투쟁이었다. 김순자 지부장은 탈의장에서 끌려 나오며 실신을 하기도 했으나 중심을 잃지 않았고,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고 동료 조합원은 말했다. [출처: 울산노동뉴스] | | |
"학교가 경비들 쫓아내고, 식당 3개월 동안 폐쇄 했다. 학생들 만나서 학교에 건의하라니까 그라믄 나중에 취직안된다고 하더라. 결국 우리 빼고 식당, 경비 노동자들, 학생들 다 나갔다. 우리는 못 나간다고 투쟁했다. 부당하다고 말 안하면 안된다"
노조를 만나서 후보에 나서기까지
그는 출마전까지 진보신당 당원이 아니었다. 2007년 투쟁 당시 울산 지역 많은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함께 연대했다. (진보신당 창당 전)민주노동당하고 사회당에서 연대를 왔다. 그래서 그는 "이쪽가면 이쪽이 삐지고, 나는 피곤해서 무당파로 살았다. 그런데 진보신당하고 사회당하고 통합했다더라. 이젠 눈치한군데만 보면 되니까 편해졌다"고 말하자 이야기를 듣던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진보신당 울산시당위원장이 찾아와 비례대표 3번을 부탁했다고 한다. 이틀이 지나자 1번 후보를 부탁받았다. 조합원들과 토론을 거쳤다. 조합원들은 "언니가 가버리고 학교에서 치면 우짜노"라고 걱정하자 "되고 나면 우리 못 건든다. 조합원들이 찬성해 시작했다"고 밝혔다.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그는 많은 경험을 했다. 곳곳에 청소노동자들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만났다. 김순자 후보는 "해양대, 고신대 청소노동자들을 만났는데 그렇게 좋아하더라. 정치는 현장으로부터라는 말이 우짜겠단 말인지 몰랐는데 뭔 말인지 알았다. 이기 바로 정치구나. 선택 잘했다고 생각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900만 비정규직 노동자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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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순자 후보가 간담회를 진행하며 웃어 보이고 있다. | | |
그는 진보신당 당 대표이자 비례후보 2번인 홍세화 대표와의 이야기를 전했다.
"나는 초등학교 밖에 안나왔다. 그런데 나를 후보로 뽑은 진보신당은 행동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홍세화 대표와 지식인과 청소노동자라는 컨셉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학교 이야기 하고 대표는 프랑스 이야기 하고. 거기는 무상급식, 무상의료라더라. 이야기 듣다가 '와 나도 그런 나라 가고싶다'고 하니, 홍세화 대표가 '그런 나라를 만들어야죠 하더라' 가슴이 뭉클했다. 평등이 실현되지 않는 이 나라를 바꾸는데 일조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는 선거운동을 시작하면서 '비정규직'문제를 새누리당도 이야기 한다는 걸 알았다. 김 후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모아놓고 잘해주겠다고 대리정치를 하더라. 버스도 타 본 사람이 안다고 버스비 70원 하는 줄 아는 정몽준이가 우짜 알겠냐"고 소회했다.
참석자들은 김 후보에게 애정어린 걱정을 보내기도 했다. 한 참석자의 "국회 간다고 다 바뀌지 않는다. 당선되고 나서 지지한 현장노동자들을 찾아와 달라"는 부탁에 흔쾌히 "꼭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이어 "한 사람이 가서 잘하겠냐고 걱정들 한다. 나 혼자 싸우는게 아니고 900만 비정규직이 함께 싸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순자 후보와 간담회를 마친 노동자들은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틀 후면 청소노동자 김순자의 국회의원 당선여부가 결정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