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4월 11일 총선은 법정임시 공휴일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는 매번 유권자들에게 투표 독려를 해왔다. 19대 총선에서는 ‘달인’ 김병만을 홍보대사로 임명해 ‘너도 나도 유권자’임을 알리는 홍보영상을 제작했다. 허나 달인도 투표 독려를 할 수 없는 유권자들이 있다.
4일 오후 12시, 대구 성서산업단지 식당 근처에서 노동자들을 만났다. 스무명이 넘는 사람 중 단 한 명만이 “선거일에 쉰다”고 답했다.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일하는 강성철 씨는 “임금도 얼마 안 되는데 선거날 쉴 수가 있겠냐”며 “선거일이라고 특별하지 않다”고 말했다.
섬유업체에서 일하는 김종부 씨도 “주야 맞교대 하는 회사에서 쉴 수 있겠냐. 명절만 쉰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이 30분이라 밥만 얼른 먹고 가야한다는 한 노동자는 “최저임금도 안 주는데 (회사가) 선거일에 쉬게 해주겠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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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서산업단지 내 식당가. 노동자들은 밥만 먹고 일터로 돌아가야만 했다. 퀵서비스노동자들도 선거일이라고 해서 쉴 수 없다고 푸념했다. | | |
성서산업단지는 50인 미만인 중소영세사업장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최저임금에 겨우 맞춘 임금을 받는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은 회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 때문에 명절이 아니고서야 노동절 유급휴일도 보장받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같은 날 오전 10시, 민주노총대구본부와 여성노조대구지부 등은 대구선관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노동자에게 선거일을 유급휴일로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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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대구본부, 전국여성노조대경지부, 성서공대위, 달성공대위가 대구 선거관리위원회 앞에서 중소영세비정규직 노동자 선거권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 | |
참가자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새벽에 일어나 투표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며 근무시간 중에 마음 편히 투표할 수 있겠냐”며 “원천적으로 참정권이 설자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정부가 모든 사업장에서 투표시간과 투표일에 대한 유급 보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노동자가 공민권을 행사하기 위해 시간을 청구하는 경우 사업주는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근로기준법에는 투표시간이 유급으로 명문화 돼 있지 않아 사실상 노동자들에게 선택권이 없는 셈이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영세사업장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선거공휴일 법 제정 △선거시간이 유급보장 되도록 선관위의 지도 감독 강화를 요구했다.
한편, 대구선관위 관계자는 “10인이상 사업장에는 투표권 보장을 요구하는 팩스를 다 보냈다. 공단지역의 10인미만 사업장에도 관리공단을 통해 지도 감독을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