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의 단체들과 정당들은 ‘도덕’과 ‘원칙’을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오랜세월동안 그들을 떠받쳤던 근간인 ‘도덕’과 ‘원칙’이 없었다면 우리사회는 역사적 진보를 이룰 수 없었다고 생각하며, 그/녀들의 오롯한 노력을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하지만 요 근래 그/녀들은 싸움을 하면서 과 아를 구분하여 전선을 찾아가는데 오류를 보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중 하나는 적의 힘이 커져버리면 한때 적이었던 사람들마저 어느 순간 이이제이의 심정으로 아군의 틀로 넓혀버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라는 틀에 대한 인식을 잘못함으로써, 정부 고위관료의 정치적 행정행위와 헌법과 법률에 의해 활동하는 행정활동을 혼돈하는 것입니다.
첫번째 지적은 요즘 진보진영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세월이 바뀌고 스스로의 행태를 반성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일은 있을 수 있으나 그 반성이 정당하지 않다거나 중간의 이미지가 미화된다고 스스로의 선전을 위해 그것을 덧씌우는 것은 그/녀들과 함께하였던 근본적인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며, 백년의 싸움을 준비하지 못하는 근시안적 자기부정의 한 단면입니다. 요즘 몇몇 정당의 후보들은 그러한 자기부정이 계속 일어나는 것 같더군요
두번째 지적은 국가라는 틀에 대한 혼돈입니다.
물론 헌법과 법률로 규정된 국가라는 틀이 모두 옳다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입니다. 하지만 합법정당의 선택과 민주정부 10년의 기억은 최소한의 국가라는 틀에 대한 서로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국가라는 틀에 대한 인식을 잘못함으로써, 정부 고위관료의 정치적 행정행위와 헌법과 법률에 의해 활동하는 행정활동을 혼돈하여 무조건적인 반경향을 보인다면 그 관계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 노동자 서민들의 삶은 어떤 선택을 하여야 하는 걸까요? 그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하지도 못하면서 무조건적인 반경향을 보이는 것은 무능함의 단면이 아닐까 합니다.
나는 그/녀들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녀들이 스스로의 모순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성찰이 없다면, 기준을 제대로 정립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미래는 그저 허상일 뿐입니다. 행복한 미래는 정확한 현실판단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머릿속에서 지우지 않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