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대구 자갈마당 폐쇄를 위한 시민연대’가 발족했다. 이들은 자갈마당 업주, 건물주, 토지주의 불법 행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해 자갈마당을 폐쇄할 것을 요구했다. 또, 여성 종사자들의 이주-전업을 위한 대구시 긴급지원조례 제정을 꾸준히 요구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3월 말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성매매집결지 폐쇄 추진 방안’에 맞춰 TF팀을 꾸리고 자갈마당 폐쇄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의 추진계획은 ▲성매매집결지 폐쇄 TF팀 구성 ▲집결지 내 업소 지자체 합동 실태조사 실시 ▲지역 언론, 민, 관 합동 캠페인 토론회 등 공감대 확산을 위한 홍보 활동 ▲탈성매매 여성 지원 대책 마련 ▲집결지 도시환경정비(재생)사업 방안 검토 ▲업소 단속 점검 및 행정처분 실시 등이다.
최근 언론에서 자갈마당 폐쇄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대구시와 중구청은 자갈마당 폐쇄 여론에 대해 매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대구시 중구청 여성가족과 관계자는 “여성가족부 지침에 따라 전국에서 실시하는 건데 유독 자갈마당만 언론에서 크게 다루고 있어서 우리도 조심스럽다. 자갈마당에서 종사하는 여성분들이 혹시라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TF팀을 꾸리긴 했지만, 자갈마당을 폐쇄하겠다는 방침이 내려진 것도 아니고, 어떤 정책이 결정된 것도 없다”고 말했다.
박대경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관 가족권익팀장은 “당장 자갈마당에서 일하는 모든 여성을 한꺼번에 들어내겠다는 것은 아니다. 예전처럼 다 들어내고, 거기에다 뭘 확 지어서 폐쇄하겠다는 방식은 안 된다”며 “사실상 자갈마당 이용자도 많이 줄어들어서, 자갈마당에서 종사하는 여성들이 생활의 위협을 받고 있다. 그런 데다가 언론에서 크게 보도가 나서 우리도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지침에 따라 TF팀을 꾸리긴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지속적인 단속 이외에는 없다.
박대경 팀장은 “지속적으로 단속을 해 나가면서 여성들이 개별적으로 재활해 나갈수록 있도록 유도하려고 한다”며 “자갈마당에서 이탈하는 여성에 대해서 기존에 상담, 임시 쉼터 제공, 재활 교육 훈련 프로그램 진행되고 있다. 단속과 동시에 계속 보호와 재활을 도와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자갈마당 폐쇄 여론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덕분에 자갈마당에서 일하는 300여 명은 내일이 없는 오늘을 보내고 있다. 자갈마당 폐쇄가 지금과 같은 위협적인 단속과 여론몰이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는 이유다.
‘폐쇄’에 중점 둔 단속보다 성매매 여성 종사자 위한 새로운 대안 필요
성매매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성매매를 남성이 여성보다 우위인 권력을 이용해 착취가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주장(젠더 프레임)과 성매매는 성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이며 성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주장(성노동 프레임)이 여성계에서도 대립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성매매 자체가 사회적으로 부도덕하다(도덕 프레임), 성매매는 개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한 것으로 처벌해야 할 것은 아니다(자유주의 프레임), 성매매는 직업이며 성매매자를 처벌하는 등 사회적인 법 차별이 제거되어야 한다(반차별 프레임)는 주장도 있다.
독일의 경우, 2001년 ‘성매매자의 법률계의 규율에 한 법’으로 자발적 성매매와 강제적 성매매를 구분했다. 자발적 성매매자는 국가에 등록하고, 사회보험을 적용하는 등 보호하면서 성매매를 사실상 합법화했다. 또, 강제적 성매매는 인신매매로 형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성매매를 하나의 직업으로 보는 관점이다.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영국 등도 성매매를 합법화하고 있다.
업소형 성매매는 금지하지만 개인적인 성매매는 금지하지 않는 나라도 있다.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다. 일본, 아일랜드, 스웨덴 등은 우리나라와 같이 성매매자, 성매매 알선자 등을 모두 처벌한다.
우리나라 성매매특별법은 ‘도덕 프레임’과 ‘젠더 프레임’을 갖고 있다. 성매매는 불법이며, 성매매 여성은 패해자이기 때문에 탈성매매를 위한 지원제도를 규정하고 있다.
자갈마당 성매매 여성 모두가 피해자도 아니고, 모두가 자발적인 노동자도 아님은 분명하다. 자갈마당 업주가 여성 종사자들을 감금·착취하고 있다면 단속해서 처벌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면 “성(性)은 사고 팔 수 있는 것이 아니다”고 성매매 집결지 폐쇄를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다양한 성매매 논쟁에 귀 기울여 볼 필요가 있다. 자갈마당 성매매 여성 종사자의 자기 의사와 생계를 위협하지 않는 새로운 대안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