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자들 하루 노가다 뛰면 임금 받잖아요. 우리도 똑같아요”
지난해 중구청에서 자갈마당을 돌면서 캠페인을 한 적이 있다. 당시 ‘성매매는 범죄입니다. 누군가는 지켜보고 있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중구청에서 붙였다.
지우 씨는 “내가 그때 중구청 여성가족과 과장님한테 물었다. 성매매가 범죄냐, 성폭력이 범죄냐. 둘 다 범죄지. 그러면 성매매가 더 나쁘냐, 성폭력이 더 나쁘냐 물었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아무리 나라에서 하지 말라는 짓이라도 우리는 정당하게 손님한테 돈 받고 하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를 ‘성노동자’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성매매 업주에게 착취당하는 ‘성매매 피해자’도 아니었다. 지우 씨는 본인이 하는 일을 ‘남자들의 노가다’에 비유했다.
지우 씨는 “남자들도 하루 노가다 뛰면 그날 임금 받는다. 그거랑 똑같은 거다. 그 사람들도 먹고살려고 하는 거고, 우리도 먹고살려고 하는 거다. 우리가 남자에 미쳐서 이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명품 백에 미쳐서 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성매매특별법은 성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한다. 성매매피해자의 인권 보호가 그 목적이다. 그러나 지우 씨는 성매매특별법이 오히려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들을 범죄자로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지우 씨는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해서 여기를 없애겠다고 하는데, 여성 인권을 보호한다는 게 우리를 다 전과자로 만들어 놨다. 형사들 손님으로 위장해서 아가씨 홀딱 벗겨놓고, 문 열고 들어와서 사진 찍고, 동영상 촬영한다. 그렇게 단속한다. 이게 여성 인권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하다 못 해 홈쇼핑에 속옷 광고하는 여성들도 다 벗고 나온다. 그것도 돈 받고 하는 거잖아. 그러면 그것도 여성 인권 침해 아닌가? 우리 짧은 머리로는 그런 생각밖에 안 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9일, 헌법재판소에서 성매매특별법 위헌 여부에 대한 공개변론이 있었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1조 제1항이 문제가 됐다. 이 조항은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이 성매매자의 성적자기결정권, 직업결정권의 자유, 생존권을 침해하기 때문에 위헌이라는 주장과 성을 사고파는 자체는 사회에 유해하기 때문에 생매매를 금지하는 것은 정당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우 씨는 마음이 복잡하다. 정당한 임금을 받고 하는 일인데 왜 성매매는 불법일까. 우리를 보호한다던 성매매특별법은 왜 우리를 범죄자로 만들었을까.
# “우리 죽어요, 여기”
자갈마당 폐쇄 여론은 높아져만 가는데, 일터를 빼앗기는 여성들에 대한 대책은 어느 것 하나 뚜렷한 것이 없다. 지우 씨가 더 불안한 이유다.
지우 씨는 “단속을 하지 말라고는 안 한다. 저기 아파트 분양하려면 아직 2년 6개월 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만 무슨 맛집인 거처럼 들락날락 안 했으면 좋겠다. 우리도 어느 정도 생활 터전을 준비해야 할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그는 “우리 아가씨들 네일아트도 배우고 싶고, 마사지도 배우고 싶고, 바리스타도 배우고 싶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그 학원비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그런 걸 나라에서 지원해 준다고 하더라”며 “그러면 일해가면서 배울 수 있다. 2년 6개월 동안 자격증 하나 못 따겠나. 자격증도 따고 조금씩 돈도 모아서 나갈 수 있다”고 말한다.
전세방이라도 얻으면 월세 나가는 돈으로 집에 생활비를 보내줄 수 있다고 한다. 지우 씨는 새로운 직업을 구하고, 전세방 구할 정도 돈만 마련된다면 언제든지 자갈마당을 떠날 수 있다.
“우리 죽어요, 여기. 나뿐 아니고 아가씨들만 150명, 청소하고, 빨래하고, 밥해주는 이모들. 세입자로 들어와서 영업하는 사람들. 한 300명도 넘어요. 그 숫자를 지금 다 몰아내겠다는 건데……. 죽어요, 우리.”